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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옥수수: 우리의 음식, 땅, 미래에 대한 위협 GMO 크게보기

슬픈 옥수수: 우리의 음식, 땅, 미래에 대한 위협 GMO

저자

케이틀린 셰털리(Caitlin Shetterly)

옮김

김은영

발행일

2018-01-31

면수

145*220

ISBN

480

가격

9791161727080 04470

가격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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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란 정확히 무엇인가?
GMO는 정말 안전할까?


GMO의 실체를 낱낱이 해부하며 그 진실에 다가가려는
가장 객관적이고 대단히 흥미로운 시도!


? 대평원, 그 황금빛 물결 속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다
이 책의 첫 장은 미국 중앙에 위치한 대평원의 너른 옥수수 밭, 그 광활한 황금빛에서 출발한다. “시선이 닿을 수 있는 먼 곳까지, 사방은 바싹 마른 갈색의 콩밭과, 마찬가지로 바싹 마른 황금색 옥수수 밭이었다. … 하늘 끝과 맞닿은 곳까지, 오로지 드넓은 … 옥수수 밭”뿐인 곳에 홀로 서서 저자는 길고 고된, 그러나 진실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이 책 《슬픈 옥수수》는 저자인 케이틀린 셰털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고통받은 4년간의 시간, 그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녀의 증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심해져 “몸 관절 전체에 통증이 번지고 허벅지와 발목이 약해져서 마치 아흔 살 먹은 노파처럼 절뚝거리며 다녀야 할 정도”였다. 원인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고, 수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 면역학자이자 알레르기 전문가인 패리스 먼스먼 박사를 만나 자신의 병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된다. 그녀의 병은 다름 아닌 유전자 조작 옥수수에 대한 과민 반응이었다. 더구나 첫아들인 마스든 역시 한 살 무렵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 곤란과 발작 증세를 보여 왔고, 코에서는 점액과 콧물이 흐르며, 일찍이 심한 습진에 시달려 오던 터였다. 저자에게도 비슷한 증세가 포착되고 있었다. 셰털리 가족은 알레르기 테스트에서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결국 의사와의 상담 끝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모든 식품을 가족의 식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다. 특히 옥수수를 먹지 않은 뒤로 그들의 증세가 현저히 나아졌고, 이러한 개인사가 옥수수에 대한 관심, 나아가 GMO 전반에 대한 그녀 자신의 관심사로 확장되기에 이른다.
이 책 전반에는 이처럼 저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녀와 그녀의 아이를 괴롭히던 정체불명의 질병, 그 진실을 깨닫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마치 한 편의 흥미진진한 소설처럼 긴박하게 진행된다. 날카로운 시각을 지닌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기 이전에 자식을 둔 평범한 엄마로서의 절절한 고백이 이어질 때면, 책을 읽는 이들의 가슴 역시 묵직한 감동으로 뻐근해진다. 대중교양 저널리즘의 형식을 따르면서도 그 내면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성으로 꽉 차 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탁월한 장점 중 하나다.


? 옥수수로 이뤄진 세상을 향한 매서운 경고
이 책에서 다루는 GMO 접근법은 당연히 옥수수로부터 시작된다. 옥수수는 GMO를 대표하는 가장 흔한 작물이자 그녀와 그녀의 아이를 병들게 한 주범이다. 옥수수는 어디에나 있고, 무엇에든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현대인의 생활 전반에 GMO 옥수수가 상상 이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다소 충격적일 만큼 세밀히 폭로한다.
일단 저자는 가족의 밥상에서 옥수수를 빼는 일부터 결코 쉽지 않았음을 토로한다. 옥수수가 들어 있지 않은 식품을 찾기란 그야말로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거의 모든 식품에 옥수수가 포함되어” 있었다. 비단 식품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었다. 이 책은 “베이킹파우더, 치즈, 비타민, 약품, 티백, 주스, 주방 세제, 보존제, 종이컵 코팅제, 과일 가게에 진열된 왁스 코팅제”에 이르기까지 옥수수의 존재 범위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광대하다는 점을 알려 준다. 저자의 조사에 따르면, 전분, 구연산, 잔탄검, 천연향, 비타민 C, 치약, 소금(!), 소아용 이부프로펜을 비롯한 상당수 의약품, 유기농 이유식, 각종 식품과 상품의 포장재, 플라스틱, 화학물질, 동물 사료, 생물 연료의 원료에도 옥수수가 사용된다. 문제는 이 모든 옥수수가 대부분 GMO라는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우리 삶 구석구석에까지 이미 GMO가 깊이 침투해 있다는 사실은, 그것에 대해 무심하고 안일했던 현대인에 보내는 저자의 섬뜩한 경고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GMO 옥수수는, GMO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이 책은 그 정답을 쉽사리 제시하는 대신 저자 자신의 끈질긴 탐구와 조사를 통해 일체의 과정을 촘촘히 기록한다. 이로 인해 독자에게는 GMO의 실체에 점점 다가서는 ‘체험’으로서의 책 읽기라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 GMO에 대한 가장 정확하면서도 흥미로운 통찰
이 책은 궁극적으로 단 하나의 질문을 향한다.

“GMO란 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정말 해로운가?”

우선 저자는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발굴하기 위해, GMO에 관해 일체의 선입견을 배제한 채, 오직 자신의 두 발로 그 실체를 치밀히 뒤쫓는다. 이 책은, “과학자가 어떤 식품을 유전학적으로 조작하려면, 두 개의 서로 다른 종을 취해서 그 두 재료의 DNA를 이어 붙이거나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포획”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언급한다. 다시 말해 GMO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종으로부터 유전자를 가져오는 일에서 출발한다. 자연에서 만들어지는 GMO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GMO는 인간의 필요와 목적에 의해, 오로지 “실험실” 안에서만 탄생한다. 옥수수의 경우엔 ‘바실루스 투린지엔시스’, 또는 ‘Bt’라고 불리는 박테리아의 유전자가 삽입된다. 저자의 조사에 의하면, Bt는 매우 흥미로운 박테리아이다. Bt는 ‘살충 단백질’이라 불리는 결정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그것이 바로 나방, 벌, 개미, 파리 등의 해충에 살충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GMO 옥수수의 시작이 고작(!) 작은 벌레들을 내쫓기 위함이었다니,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사실이 밝혀진 후, 미국 전역의 여러 회사에서는 농약에 내성을 갖기 시작한 곤충을 제거할 목적으로 Bt를 제조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1995년, Bt의 DNA를 갖도록 조작된 최초의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몬산토 사에 의해 미국 환경보호청에 등록되었다. 오늘날엔 Bt의 여러 변종들이 각기 다른 살충 단백질과 함께 콩, 면화, 옥수수, 감자 등 유전자 조작 곡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그 결과물들의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어떤 이들에겐 저자가 겪은 것과 같이 매우 위험한 면역 이상 반응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문제에 깊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GMO가 인간과 동식물에게, 그리고 지구 환경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폭로한다. 이제는 전 세계 어느 식탁에서든 일상적으로 GMO를 접하지만 그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는커녕 심지어 전문가조차 드물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할 만하다. 일련의 전문가 그룹이 Bt에 노출되어 알레르기 반응으로 고생하는 멕시코의 농부들을 최초로 연구해 그 해악을 증명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그 내용은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자가 느끼는 막중한 책임 의식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GMO의 역사를 차례로 거슬러 올라가며 GMO에 관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GMO의 현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생히 펼쳐 보인다. 어디서도 들은 적 없던 GMO의 실체를 마주한 뒤, 미국의 대평원을 빼곡히 덮고 있는 황금빛 옥수수 밭을 떠올리며 공포감을 느끼는 것은 비단 저자의 경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 거대 생명공학 기업은 어떻게 지구를 점령했는가?
이 책은 GMO뿐만 아니라 농약이나 제초제 등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밝히고, 그것을 생산하는 거대 생명공학 기업의 실상에까지 눈을 돌린다. GMO를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회사는 바로 ‘몬산토’다.  
몬산토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화학 생명공학 기업으로,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오늘날 세계 각지에 그 손길을 뻗지 않은 곳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 다우 케미컬과 공동으로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를 개발했고,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과 제초제 ‘라운드업’의 제조사이며, 한번 심으면 다시는 새 종자를 거둘 수 없는 악명 높은 불임 씨앗, 이른바 ‘터미네이터’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최초의 GMO 상품들 중 여러 가지를 개발했다. 주목할 점은, 몬산토를 비롯한 거대 생명공학 기업이 생산하는 대부분의 GMO는 외부 독립기관의 검증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허술한 법제도 덕분이다. 기업은 자체의 연구, 내부의 심사를 통해 GMO를 세상 밖에 내놓는다. 정부의 역할은 그들의 연구 결과를 대신해서 발표하는 것일 뿐, 우리가 먹고 입고 마시고 사용하는 GMO는 모두가 그렇게 탄생했다. 기실 GMO의 실체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은 바로 기업 자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불리한 정보는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다른 이들의 입을 통해서 흘러나오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이 책에는 어떤 기관이든, 어느 학자든, GMO를 연구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 공개하는 일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관계자들의 증언이 빼곡하다. 불행히도 이 무시무시한 현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몬산토는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세력을 절대로 가만 내버려 두지 않으며, 무엇보다 가난하고 힘없는 농부들을 상대로 종자 오염의 책임에 관해 끊임없이 소송 전쟁을 벌인다. 그들은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규제와 법망을 교묘히 피하기 위해 대학 연구소를 비롯한 각종 기관에 로비를 펼치며 정치가와 과학자들을 후원하고 양성한다. 이는 비단 몬산토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많은 거대 기업이 어떤 식으로 GMO와 연관되어 있는지, 어떻게 GMO를 만들어 내며, 그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 삶에 침투하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 준다. 동시에 우리가 그토록 믿어 의심치 않는 국가가(미국이든 유럽이든 혹은 그 외의 나라든) 사실은 우리의 건강을 전혀 책임져 주지 못한다는 사실 또한 정직히 밝힌다.


? 안전지대는 없다. 꿀 속에 든 GMO
우리가 먹는 꿀 속에 GMO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저자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한다. 부끄럽지만 자신은 전혀 몰랐노라고, 아니, 꿀에 대해, 벌에 대해 그간 별 관심조차 없었노라고. 이 책에는 GMO에 관해 그간 어디서도 접하지 못했던 한 가지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바로 꿀에 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나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했다. 벌꿀을 사면서 꽃가루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나는 벌꿀 속에 꽃가루가 들어 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몰랐다. … 벌들이 어디서 꿀을 땄는지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조사에 의하면, 꿀은 그야말로 꿀벌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노동의 결과물이다. 벌 한 마리는 좋은 꿀을 찾기 위해 어마어마하게 먼 거리를 날아간다. 그 과정에서 수십만 종류의 식물에게 수분을 한다. 벌이 없다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작물 3분이 1이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가 있을 만큼 ‘농사’에 있어서 벌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벌이 만든 꿀 역시 문화적으로나 생태적으로 대단히 의미 깊은 물질이다. 저자는 이러한 꿀이 어째서 GMO의 침략을 받게 되었는지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직접 유럽의 현장을 찾는다.
꿀은 어쩌면 지구상에서 가장 “순수한” 물질이어야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GMO 농작물 재배가 늘어나면서 벌이 모아 오는 꽃가루 역시 그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벌이 어디로부터 꿀을 모아 오는지 다 알 수는 없기에 자신의 꿀이 GMO에 오염되지 않기를 원하는 양봉업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미 유럽에서는 그 움직임이 활발하다. 양봉업자들이 원하는 것은 GMO 표시법이다. 모든 꿀 상품에 GMO의 함유 유무를 의무적으로 밝히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지닌 거대 기업들에 맞서 승리를 거두기란 쉽지 않다. 그들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다. GMO 표시 법안은 양봉업자들만의 바람은 아니다. 각 분야에서 GMO와 싸우는 많은 이들이 GMO 표시 법안 발의를 위해 다각도로 애쓰고 있다. GMO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도 차단한 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볼모로 취급하는 한국 사회와 기업에도 충분히 각성의 여지를 남기는 대목이다. 
한 가지 더, 이 책은 최근 들어 급속히 번지고 있는 CCD, 즉 ‘벌 군집 붕괴’라는 현상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룬다. CCD는 군집 전체의 벌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벌집만 남는 현상이다. 이미 한국에도 드문 일이 아니다. 벌은 왜 사라지고 있는가. 우리는 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자체적으로 살충 성분을 지닌 GMO 작물들이 늘어나면서 이 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주인은 사라지고 그 집만 덩그러니 남은 탓에 아직도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즉 직접 관련이 있는 벌의 사체를 해부하거나 테스트하기가 쉽지 않다는 소리다. 가장 가능성 있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제초제나 살충제 등의 농약과 화학물질, 그리고 자체에 그것을 품고 있는 GMO라는 유기체들이다.


? 희망은 결국, 사람에 있다  
GMO, 그리고 온갖 화학물질에 침범당한 생태계(심지어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에서도 살충 성분인 ‘네오니코티노이드’가 검출되고 있다)에 관한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야말로 참담하고 절망적인 심정을 느끼게 한다. 벌과 나비 같은 작은 생명들의 실종과 죽음에 대해 읽어 나가는 것은 유쾌한 일일 수 없다. 그러나 GMO 문제가 결코 미뤄 둘 수 없는 대단히 시급한 사안임을 깨닫게 하는 데는 충분히 효과적이다. 이 책은 GMO가 우리 자신, 우리 주변의 동식물, 나아가 지구의 생태계 전체와 결코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주제임을, 많은 사실 자료와 통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호소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저자는 결국 사람에 주목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미래를 위해, 또는 식량 주권의 회복이라는 이름으로, 밑바닥에서부터 싸워 나가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 바로 그것에 귀를 기울인다. GMO 옥수수에 대항해 자신들의 토종 옥수수를 지키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는 멕시코 오악사카 지역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물심양면 돕고 있는 어느 과학자의 이야기, 몬산토 같은 거대 다국적 기업에 맞서 가난한 농부들을 보호하는 데 힘쓰는 인도의 여성 활동가 반다나 시바, 민주적이고 건강한 식량 시스템을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하고 있는 ‘푸드 데모크라시 나우(Food Democracy Now)!’ 같은 풀뿌리 자치 단체의 회원들, GMO 표시 법안을 위해 쉼 없이 달리는 각종 시민운동 단체들, 각계의 양심 있는 연구자들, 일찍이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소신 있게 알린 바 있는 환경운동의 어머니 ‘레이철 카슨’에 이르기까지, 희망은 곳곳에 싹을 틔우고 있다. 이 책은 그 걸음에 한 발을 더 보탠다.
저자가 지키고 싶은 것은 아이들의 미래다. 그녀는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의 웃음과 행복이 영원하기를 바란다. 또한 양심 있는 지성인으로서 우리의 후손에게 아름답고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기를 원한다. 어쩌면 지극히 소박한 바람이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대중에게 부당한 권력에 맞서 일어나라 요구하지 않는다. 깃발을 들고 투쟁하라 강권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담담히 진실을 캐내어 보여 줄 뿐이다.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아름다운 풍광의 대평원이, 생명이 싹트는 곳이자 죽어가는 곳이라는 아이러니. 이 책 《슬픈 옥수수》에는 그 슬픈 현재에 대한 질문,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한 그녀의 고된 투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책은 GMO 그 자체와 GMO에 대한 안일한 생각이 어떻게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의 땅, 그리고 생태계 전체를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는가를 보여 주는 거울과도 같다. 끊임없는 GMO의 논란 한가운데서 찬반 양쪽 진영에 선 사람들, 그 중간에 위치한 이들, 그리고 GMO에 대해 잘 모르거나 혹은 관심은 있지만 그에 대해 무지한 독자들, 또는 GMO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모든 이들,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