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말 신문과 여러 매체를 통해 우리는 며칠 동안에 걸쳐 한 작가의 죽음을 알리는 비보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는 다름 아닌 스웨덴을 대표하는 어린이 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었다. 2002년 1월 28일을 일기로 94년의 생을 마감한 린드그렌은 장례식장에 스웨덴 국왕 부부도 참석할 만큼 스웨덴에서는 보석과도 같은 존재였다. 비단 스웨덴뿐만 아니라 그 유명한 『삐삐 롱스타킹』을 비롯해 그녀의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아동 문학계의 큰 별이 졌음에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다.
이 책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떠들썩한 마을이 정말로 있느냐, 삐삐의 모델은 누구냐 등 종종 묻는 많은 독자들을 위해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선 그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린드그렌이 경험했던 자연의 강렬한 체험이라던가, 독서 경험, 평소 생각하는 어린이책의 의미, 작품 구상 그리고 좋은 어린이책을 쓰려는 작가와 부모들에게 바라는 바람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작가가 쓴 수많은 동화 이상의 의미가 있으리라 본다. 더불어 린드그렌을 아끼고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린드그렌을 좀 더 알게 되는 뜻깊은 책이 되리라 생각된다.
더불어 번역본에서는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작가의 연보 및 린드그렌의 작품세계를 간략히 다룬 옮긴이의 말과 린드그렌의 스웨덴어 작품 목록, 우리 나라에 소개된 작품 목록을 정리해 추가 수록하였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스웨덴을 대표하는 어린이 문학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1907년에 태어났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 작가로 인정받는 린드그렌은 누구보다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특히 자기 딸에게 들려 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삐삐 롱스타킹』 시리즈로 우리 나라에서도 잘 아려져 있는 린드그렌은 고아 소녀 라스무스를 그린『라스무스와 방랑자』로 국제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으며, 『떠들썩한 마을의 아이들』 시리즈『개구쟁이 에밀』『산적의 딸 로냐』『사자왕 형제의 모험』 등 100여 권의 어린이책을 출간했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 말로 옮겨져 지금까지 전세계의 어린이 독자뿐만 아니라 어른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린드그렌은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과 활동을 하여 1988년 '아스트리드 법'으로 알려진 동물 보호법이 제정되는 데 힘쓰기도 했다. 1999년에는 금세기 스웨덴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으로 뽑혔고, 2002년 1월 28일 잠자는 중에 94세의 나이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김경연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동 및 청소년 아동 문학 연구'라는 논문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아동문학관련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동문학가이며 번역가로서 많은 어린이책 번역하고 좋은 외국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 말로 옮긴 책으로는 『행복한 청소부』『바람이 멈출 때』『애벌레의 모험』『통조림 속의 인어아가씨』『욘 할아버지』『신나는 텐트 치기』『생각을 모으는 사람』『잠자는 책』『루카―루카』『빨간 나무』등이 있다.
중앙일보
<말괄량이 삐삐>, <에밀은 사고뭉치>, <소년탐정 칼레>, <산적의 딸 로냐> 등으로 국내 독자에게도 친숙한 스웨덴의 어린이 문학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그녀가 지난해 1월 28일 94세의 나이로 세상과 작별했을 때 스웨덴 국왕 내외는 물론이고 그녀의 작품을 읽으며 자랐던 수많은 인파가 장례식장을 찾아 눈시울을 적셨다.
그녀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가 독일에만 1백50개가 넘을 정도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스웨덴의 보배임을 넘어 인류의 유산이 되고 있다.
린드그렌이 67세 되던 1975년에 펴낸 이 책은 그녀의 삶과 글쓰기 방식을 궁금해하는 독자를 위해 씌어졌다. 책에는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창작에 얽힌 비밀, 어린이 작가와 부모에게 주는 조언 등이 따뜻하고 자상한 필체로 그려져 있다.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56년간 해로하신 부모님은 팔순이 넘어서도 식지 않는 애정을 자랑했다. 서로 손을 꼭잡고 앉아 다정하게 말하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 당신과 내가 여기 앉아 있구려. 얼마나 멋진 일이오."" 나는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두 가지 느낌을 항상 받았다. 즉 그들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는 느낌과 자유로움이었다.
▶자연은 내 친구=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인간이 아니라 자연이다. 자연은 내 모든 나날을 에워싸고 있었고 어른이 된 뒤에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게 내 삶을 채우고 있다.
▶첫 작품 <삐삐 롱스타킹>=1941년 딸 카린이 아파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어느 날 저녁 느닷없이 카린이 말했다. ""삐삐 롱스타킹 이야기를 해 주세요."" 그것은 열로 뜨거워진 딸의 머릿속에서 번득 떠오른, 별 뜻 없는 이름이었다. 나는 딸의 뜻에 따라 이름에 걸맞은 말괄량이를 생각해냈고 1944년 책으로 나올 수 있었다. 책을 쓰는 것이 책을 읽는 것만큼 재미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좋은 어린이 책을 쓰려면=어린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라. 평범한 단어들로 특별한 사물들을 이야기하라. 어른들은 전혀 재미없어 하지만 오직 아이들만은 재미있어 하는 것을 쓰라. 독자가 당신을 유머와 재치가 있다고 여기게 하려는 글쓰기는 하지 마라. '어떻게 좋은 책을 쓰나'하는 압박을 받지 말라. 거리낌없이 진정 즐거운 마음으로 쓰라.
▶어린이와 부모들에게=동화책을 펼치고 책장 사이에 코를 처박고 냄새를 맡아보렴. 그 검은 잉크 냄새 속에는 모든 모험 가운데 가장 무한한 모험이 살고 있거든. 아이가 독서욕을 갖고 있다면 그 아이는 인생의 변화무쌍한 화(禍)와 복(福)을 맞을 준비다 더 잘 돼 있는 셈이다. 교과서로 가는 길뿐 아니라 그냥 재미와 흥미로 독서욕을 일깨우는 책으로 가는 길도 가르쳐줘야 한다.
린드그렌의 젊은 날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사춘기 땐 격심한 정신적 방황을 하고 결국 미혼모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시련이야말로 그녀의 작품을 21세기에도 별처럼 빛나게 만드는 자양분이었다. - 이영기 기자 ( 2003-01-25 )
부산일보
□ 사라진 나라/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유명한 동화 '삐삐 롱스타킹''라스무스와 방랑자' 등 100권의 어린이책을 출간한 지은이가 직접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다. 67세 되던 1975년에 펴낸 책으로 그녀의 삶과 글쓰기 방식을 궁금해하는 독자를 위해 씌어졌다. 어린 시절 이야기와 창작에 얽힌 비밀,어린이 작가와 부모에게 주는 조언 등을 따뜻하고도 자상한 필체로 담았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모님의 사랑이야기를 시작으로 어릴적 함께 생활했던 사람들과 스웨덴의 아름다운 자연,지금은 '사라진 나라인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다섯 살쯤 됐을때 크리스틴의 부엌에서 시작된 첫 독서의 행복한 충격,이후 고전뿐 아니라 최루성의 연애소설,싸구려 인디언 소설,모험 소설 등으로 이어진 독서체험을 털어놓으며 이것이 훗날 폭넓은 상상의 세계를 이루게 됐음을 밝힌다.
그러면서 그녀는 미래의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어떻게 좋은 책을 쓰나 하는 압박을 받지 말고,거리낌 없이 진정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라'고 일러주며 주인공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초등고학년용. 김경연 옮김/풀빛/1만원. 2003.1.28. 김아영기자
광주일보
''사라진 나라'' 말괄량이 삐삐는 어떻게 탄생했지?
TV영화`삐삐롱스타킹''으로알려진스웨덴의동화작가아스트리드린드그렌이집필한`사라진 나라''는그의어린시절과어린이책에대한이야기를담은저서다.
저자는 말괄량이 삐삐 등 동화 속 주인공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들려주고(제5장 착상은 어디에서 오나), 독서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 부모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제6장 가장 무한한 모험). 또 많은 종류의 책을 탐독했던 자신의 독서 경험(제3장 그것은 크리스틴의 부엌에서 시작되었다.)과 어린이 책을 집필하고 싶은 예비 작가들에게 자상한 충고(제4장 미래의 어린이책 작가에게)를 들려준다. <풀빛·1만원> 2003. 1. 28.金美垠기자 mekim@kwangju.co.kr
해외 서평
떠들썩한 마을이 정말로 있느냐, 삐삐의 모델은 누구냐 등 종종 묻는 많은 독자들을 위해 린드그렌은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린드그렌의 모든 작품을 보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린드그렌이 이야기하는 방식은 딱 부러지면서도 유머가 있고 오늘날에는 보기 드문 자신감과 평온함을 발산하기 때문에 어른들도 이 책을 즐겁게 읽게 될 것이다.
- 쥐트베스트풍크
린드그렌은 부모의 사랑을 애틋하고 정겹게 그려냄으로써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소박한 사랑을 보여 준다. -책의 세계
이 어린 시절 추억에는 린드그렌 자신이 거의 드러나 있지 않다. 그러나 여기에는 상냥한 마음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것과 성스럽고 선한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지닌 린드그렌 전체가 반영되어 있다. -노이에 취리히 차이퉁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책을 이야기하고 있는 린드그렌의 추억 속에는 체험의 강렬함과 이를 재현하는 작가의 능력이 드러난다. 그리고 바로 이 능력은 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서로 생활도 다르고 세계에 대한 느낌도 다른 여러 세대의 독자들을 그토록 감동시킬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라이니셔 메르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