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실험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실험주제: ‘개를 고양이로 훈련시키기’
실험기간: 단 3주(관찰 일기 필수)
실험준비물: 브라이언네 엄마의 보라색 스카프, 크리스탈 목걸이, 어풀(브라이언네 개),그리고 조쉬
실험방법:
①고양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② 어풀에게 최면 걸기
③ 최면을 건 어풀에게 고양이처럼 행동하게 만들기
참 가 자:
①왕칠칠’조쉬 (머리가 좋은 브라이언을 친구로 둔 덕에 상대적으로 칠칠맞아 보이는 아이. 하지만 과학탐구대회의 우승을 위해서 브라이언의 황당한 실험 계획에 적극적인 지지자가 된다)
②‘왕똑똑’ 브라이언 (엄마아빠까지도 너무 똑똑해서 텔레비전을 아무리 많이 봐도 스스로 걸러 본다는 아이, 실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③‘멍청해 보이는’ 두기 (항상 수업이 끝나기만을 바라는 아이. 말이 없고 공부를 못해 누구나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만 뒤늦게 조쉬와 브라이언팀에 합류해 뜻밖의 모습을 보여 준다)
하나, ‘독창적인’ 과학탐구대회 주제를 정하라
여기는 퍼시빌 해치 초등학교 3학년 교실. 어느 날 메츠 선생님은 3학년이 된 반 아이들에게 온타리오 초등학교 과학탐구대회에 실험 발표를 알리자 아이들은 술렁인다. 이유는 다름 아닌 대상으로 뽑히는 팀에게 돌아가는 부상, 바로‘원더랜드 레이크 자유 이용권’때문이다. 과학탐구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단 3주.‘왕칠칠’조쉬와‘왕똑똑’브라이언은 한 팀이 된다. 조쉬는 대충 화산 모형이나 만들자고 하지만 브라이언의 생각은 다르다. 뭔가‘독창적인’실험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브라이언은 정말로 듣도 보도 못 한 기상천외한 실험을 제안한다. 게다가 반에서 가장 멍청하다는 두기까지 끼어든다.
둘, 개를 고양이로 만들어라
과학탐구대회 실험 주제를 가지고 옥신각신 하던 조쉬와 브라이언. 그러던 어느 날 브라이언은 텔레비전을 보다가 좋은 아이디어를 조쉬에게 제안한다.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생각해 낸 적이 없는 바로 그것.‘개에게 자신을 고양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조쉬는 불가능하다며 말리지만 브라이언은 텔레비전에서 본 최면술을 이용하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결국 조쉬와 브라이언은 그것을 실험 주제로 정하게 된다. 그러고는 세상에서 고양이에 관한 비디오 테이프를 보며 고양이에 관한 내용을 조사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긴다.
셋, 과학탐구대회 우승을 노려라!
날이 갈수록 실험은 잘 되는 것 같으면서도 오류를 범하게 되지만 브라이언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아니 이제 거의 고양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브라이언은 이제 최면 거는 데에 선수가 됐다.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내는 그르렁거린다던가, 새를 쫓는다던가, 미세한 냄새를 맡는다던가, 하는 실험으로 확신에 찬 브라이언. 하지만 두기가 합류하고서부터는 계속 시비를 거는 바람에 조쉬와 브라이언은 불안해한다. 특히 브라이언의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그런 어느 날 브라이언과 조쉬는 어풀이 쥐를 잡을 수 있는지를 실험하기 위해 두기네 집에 방문한다. 그리고 조쉬의 행동은 날이 갈수록 이상해진다.
넷, 웃음을 넘어서
<과학탐구대회 우승작전>은 세 꼬마가 과학탐구대회를 준비하는 진지한 과정을 유쾌하고 끊임없이 킬킬 웃게 만드는 이야기다. 평소에‘왕똑똑’이라고 불리는 브라이언과 함께라면 우승도 문제없을 거라고 믿어, 어처구니없는 실험에 군말 없이 동참하는 조쉬, 최면술을 가설이라 부르며 자기네 개 어풀을 고양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는 브라이언. 하지만 때론 자신의 과학적 오류를 인정하는 냉철함도 보인다. 그리고 중간에 끼어들게 된 두기. 항상 수업 끝나는 종소리만을 기다리며 학교를 다니는 두기는 조쉬와 브라이언의 실험에 함께하면서 사사건건 시비를 건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웃음과 기발함에만 그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끝없이 웃게 만드는 유쾌함이 전체적으로 흐르고 있지만, 그 속에는 (비록 터무니없이 보이긴 해도)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실험 주제를 정하기 위해 고민하고, 그것을 창의적인 방법들로 증명해 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험과 관찰과, 기록과 검증. 그리고 다시 실험. 그리고 실험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 하지만 때론 조쉬가 브라이언을 때론 브라이언이 두기를 설득하고 격력하며 끝까지 함께 한다. 이제 세 친구는 처음과는 다르다. 독창적이고자 했던 자신들의 고민과 그 주어진 과제를 창의적으로 풀고자 했던 실험 기간 내내 탐구대회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이 책은 유쾌하다. 그리고 황당하다. 하지만 아이들의 독창적인 실험 과제와 그 순수한 마음을 끝까지 격려해주는 선생님의 모습. 그리고 그 관계를 유머와 믿음으로 풀어낸 작가의 애정이 돋보인다. 그건 바로 결과보다 어떤 목표를 위해 자신이 스스로 생각한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를 깨닫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싸우고 비웃고 의심했던 이 세 친구가 발표 당일에 서로를 다독이며 끝까지 함께 하는 모습은 이 주제가 진정 황당하기만 했던 걸까? 란 생각을 들게 한다. 그건 책을 덮는 바로 그 순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단순히 웃음을 넘어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리 제인 오크
미국 뉴욕 주의 미네올라에서 태어나 로체스터에서 자랐다. 책읽기를 좋아했지만, 글을 쓰기보다는 그림 그리기를 더 좋아해서 대학에서도 미술을 전공했다. 친구의 제안으로 어린이 글짓기 워크숍에 강사로 참여했고, 그를 계기로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김은영
이화여대를 졸업했고, 번역작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책으로는 <대지의 아이들><오딧세이의 노래><미스터 퍼펙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