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소년 앤드루와 외계인 지드란의 유쾌한 우주 탐험
하나, 외계인 애완동물이 생긴다면…
“어쩌면 지드란이 다시 돌아와서 내 애완동물이 되어 줄지도 모르거든.
그땐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걸 엄마도 허락할 거야.”
“애완동물이라고? 우주에서 온 외계인이? 혹시 그 녀석이…….”
앤드루는 자신의 개 맥스와 산책에 나섰다가 우연히 오렌지색 외계인 지드란과 눈이 마주친다. 그 뒤부터 외계인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머릿속에서 이상한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는 앤드루에게 말까지 걸고 있었다. 외계인은 앤드루에게 생각만으로 사물을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과 지루한 음식을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상상의 기술까지 가르쳐 준다. 뿐만 아니라 우주에서 운석 덩어리들이 인정사정없이 돌진해 들어오는 멋진 장면까지 생생하게 보여 준다. 앤드루는 몸집도 작고 생김새도 만화 주인공처럼 귀여운 이 오렌지색 외계인을 지구로 불러들여서 애완동물로 길들이면 아주 멋지고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둘, 지구인을 노예로 삼는다면…
“너는 노예 대장이 될 거야. 나의 개인 조수로서 네 행성에 사는 다른 종들을 다스리게 될 거야. 그러니까 넌 내가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네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해.”
은하 제국 미네랄 탐험대에 소속된 탐험 대원 지드란은 자신의 첫 번째 우주 탐험에서 지구 소년 앤드루를 만나게 된다. 게다가 그곳에서 그 누구도 발견해 내지 못한 어마어마한 양의 수소와 산소까지 발견한다. 지드란은 지구 소년 앤드루를 훈련시켜서 산소를 채집하는 임무를 맡길 생각이다. 우턱의 달에서 보내는 한 달간의 휴가 여행을 걸고 수행원 카니쉬와 내기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또 다른 계획도 숨어 있었다. 최고 우주 탐험가로서 탐험 대장의 공기 쿠션 상속자가 되는 게 소원인 지드란의 꿈도 숨어 있었다. 지드란은 그 첫 계획으로 앤드루를 계속 훈련시켜서 동료 생물들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한 뒤 노예 대장으로 삼아서 지구를 정복할 속셈이다.
■ 내 머릿속에 외계인이?
하나, 발상을 뒤집는 엉뚱한 상상
만일 내 머릿속에 외계인이 들어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 머릿속에 외계인이>는 이런 엉뚱한 설정에서 시작된다. 외계인 지드란은 어느 날 갑자기 지구 소년 앤드루의 머릿속에 들어와 마치 옆에 있기라도 한 듯이 앤드루에게 말을 걸어온다. 앤드루는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 단지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릴 뿐이다. 그때부터 지구 소년 앤드루의 머릿속에는 오렌지색 외계인 지드란이 살기 시작한다. 앤드루와 지드란은 이렇게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면서 머릿속으로(생각의 파장을 통해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런 다소 황당한 설정은 공간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생각을 뒤엎어 버리면서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둘, 탐험에서 발견한 소중한 보물
앤드루는 처음 머릿속에서 외계인 지드란의 목소리가 들려왔을 때 두려움에 떤다. 그러나 외계인이 초능력도 가르쳐 주고 우주의 모습도 보여 주자 금세 흥미를 가지고 거기에 빠져 든다. 의자에 앉아서 손도 꼼짝하지 않고 냉장고 문을 열고, 오렌지 주스를 따르고, 식빵을 토스터에 집어넣을 수도 있는 초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뿌듯하기까지 하다. 얼른 반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거린다. 그러나 앤드루는 이 초능력을 커닝하는 데 사용했다가 가장 친한 친구 케리와 싸우고, 고래를 귀찮게 하는 사람들을 살짝 놀라게 하는 데 사용했다가 오히려 새끼 고래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만다. 이제 앤드루에게 초능력은 자랑거리가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다.
지드란이 살고 있는 로지타 별은 언제나 임무와 규칙이 우선시되는 곳이다. 지드란은 우주 최고의 은하계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과 최고의 탐원 대원이 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지구 소년 앤드루를 만나면서 많은 것이 달라진다. 수행원 카니쉬가 작동 불능 상태에 처했을 때에는 자신의 에너지까지 주입한다. 그건 탐험 대원은 수행원을 위해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우주의 법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하지만 지드란은 동료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도 없다. 또 원시 생명체라고 여겼던 지구 소년 앤드루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 주었을 때에도 극심한 혼란을 느낀다. 그때부터 지드란은 자신의 임무와 규칙에 대해서, 주변 인물들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럼 이번 탐사에서 앤드루와 지드란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앤드루는 사람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초능력보다는 그 어느 곳에도 속박되지 않은 자유를 택한다. 아무리 지드란이 생각을 함께 나누고, 그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친구 이상의 존재라고 해도 자유가 없는 삶은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앤드루가 얻은 소중한 깨달음이다. 지드란은 로지타 별의 규칙과 임무에 대해 맹목적인 믿음과 최고의 탐원 대원이 되겠다는 야망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서 그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서로가 원하는 것이 달랐던(실제로는 같다고 생각하지만) 앤드루와 지드란. 우리는 이 둘의 특별하고도 낯선 만남을 통해 우리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웬디 오어
캐나다에서 태어나 프랑스, 미국, 호주 등지에서 살았다. 어린 시절 못 말리는 책벌레였던 웬디 오어는 1986년에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 첫 번째 작품 <아만다의 공룡>을 출간했다. 작품으로는 <너에게 남긴다> <양파 벗기기> <무인도에서 온 이메일>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소년> 등이 있다.
옮긴이>김난령
출판 기획자 및 번역 작가로 활동하다가 영국으로 건너가 인터랙티브 멀티미디어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 영미 문학, 영미 아동 문학, 인문 교양서 여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대표적인 책으로는 <크리스마스 캐럴> <마틸다> <샨다의 비밀> <클라리스 빈의 영어 시험 탈출 작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등이 있다. 외국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 외에도 디자인 평론가, 대학 강사, 전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