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중용≫, 유학 사상의 시작과 끝
≪논어≫, ≪맹자≫와 함께 사서(四書)에 속하는 ≪대학≫과 ≪중용≫은 사서 중에서도 유학의 핵심 사상을 일목요연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책으로 꼽힌다. 그래서 조선 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사서 읽는 순서를 ≪대학≫,≪논어≫, ≪맹자≫, ≪중용≫으로 잡았다. 맨 먼저 성인이 갖추어야 할 학문인 ≪대학≫을 읽은 후, 공자와 맹자의 말씀을 익히고, 마지막으로 유학의 세계관을 정리한 ≪중용≫을 읽었던 것이다. 따라서 ≪대학≫과 ≪중용≫은 유학 사상의 시작과 끝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은 어린 학동들이 ≪소학≫을 통해 일상의 행동거지를 익힌 다음 15세가 되면서 배우는 책으로, 그 내용의 핵심은 바로 ‘수기치인(修己治人)’이다. 수기치인은 말 그대로 자신을 닦고 남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먼저 개인의 의무와 도덕적인 수양을 다하고, 이를 기초로 사회와 국가를 위해 헌신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기치인을 실현하기 위한 내용으로 ≪대학≫에서 제시되는 것이 바로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이다. 삼강령은 학문을 하는 큰 줄기로 명명덕(明明德), 친민(親民), 지어지선(止於至善)을 말한다. 이는 “밝은 덕을 밝히고, 백성과 함께 하며, 지극한 선에 머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밝은 덕, 즉 착한 본성을 먼저 밝히고 닦은 다음, 다른 사람들도 그러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최선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팔조목은 삼강령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말하는데, 이는 “사물의 이치를 깊이 있게 파악하고, 앎을 지극한 경지에 이르게 하며,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가져, 자신의 인격을 닦고, 이를 바탕으로 집안을 바르게 하고, 나라를 다스리며, 천하를 평안하게 만든다.”라는 뜻이다.
이렇듯 ≪대학≫은 유교의 목표인 이상 사회를 현실 사회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용≫은 크게 보면 두 개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만물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착한 본성이 있는데, 이 본성에 따라 처신하고 행동하는 것을 만물의 법칙인 하늘의 도리와 인간의 법칙인 인간의 도리라고 한다. 이 도리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용(中庸)의 도’를 제시한다. 그런 다음 구체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실천 문제를 ‘성실함[성(誠)]’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1장에서 19장까지는 중용에 대해서, 20장부터 33장까지는 성에 대해서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중용에서 ‘중(中)’이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이며, ‘용(庸)’은 늘 그러함을 뜻한다. 그래서 중용이란 치우치지 않는 태도를 항상 간직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일의 중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알맞게 들어맞는(또는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용은 인간이 가장 알맞게 행동함으로써 본성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만물의 주재자인 하늘은 모든 것을 정성스럽게 돌보고 키우므로 성실함[성(誠)]이라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성실함은 하늘의 도리요, 성실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라고 했다. 이는 착한 본성을 실현하려는 인간의 실천적인 노력을 강조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착한 본성을 찾으려면 끊임없이 노력하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용≫은 인간이 착한 본성을 밝히기 위해 중용을 지키며 성실하게 사는 도리를 밝힌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대학≫과 ≪중용≫, 드디어 청소년과 만나다
≪대학≫과 ≪중용≫의 정신을 한마디로 말하면 올바른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그 실천 방안을 성실하게 수양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도 살펴봤듯이 ≪대학≫과 ≪중용≫의 내용은 유학 사상의 철학적 바탕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청소년이 이해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래서인지 ≪논어≫나 ≪맹자≫에 비해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정리한 책이 거의 없다. 특히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쓴 책은 더욱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대학?중용, 밝은 마음을 찾아가는 배움과 도리≫는 청소년들이 보다 쉽게 원문을 읽고 그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풀어쓰는 데 노력했다. 또한 한문투의 직역을 피하고 의미를 중심으로 쉽게 번역했다.
그리고 ≪대학≫과 ≪중용≫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읽는 방법과 전체적인 안내를 실었고, 본문에 들어가서는 자세한 해설을 덧붙여 어려운 원문의 내용을 쉽게 풀어주었다.
동양 고전의 핵심이라 불리는 ≪대학≫과 ≪중용≫을 ≪대학?중용, 밝은 마음을 찾아가는 배움과 도리≫를 통해 청소년들이 고전 읽기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마현준은 성균관대학교 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2005년 현재 양정 고등학교에서 윤리와 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성균관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너희가 윤리를 아느냐>(공저) 등이 있다.
청소년 철학창고\'를 펴내며
들어가는 말
<대학>과 <중용>에 나오는 주요 인물
대학 - 큰 배움
<대학>에 들어가면서
1. 큰 배움의 길
2. 밝은 덕을 밝혀라
3. 백성을 새롭게
4. 최고의 선에 머무름
5. 근본과 말단
6. 사물을 탐구하여 앎에 도달함
7. 뜻을 정성스럽게
8. 마음을 올바로 하고 몸을 닦음
9. 몸을 닦고 집안을 바로잡음
10. 집안을 바로잡고 나라를 다스림
11.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중용 - 훌륭한 도리
<중용>에 들어가며서
1. 하늘의 명령
2. 군자의 중용과 소인의 중용
3. 중용의 지극함
4. 지나치거나 모자라거나
5. 공자의 걱정
6. 큰 지혜
7. 지혜와 중용
8. 안회의 사람됨
9. 중용의 어려움
10. 참으로 강한 것
11. 중용의 도는 평상적인 것
12. 군자의 도
13. 손에 쥔 도끼자루
14. 군자의 본분
15. 먼 길도 한 걸음부터
16. 귀신의 덕
17. 대단한 효자
18. 근심이 없는 사람
19. 조상을 모시는 정성으로
20. 참다운 정치
21. 저절로 이루어짐과 이끌어짐
22. 성인의 지극함
23. 작은 일에도 정성을
24. 미래에 대한 예측
25. 저절로 이루어짐
26. 잠시도 쉬지 않고서
27. 위대한 성인의 도
28. 성인의 덕이 아니라면
29. 세 가지 중요한 것
30. 공자의 도
31. 지성의 덕
32. 지성의 도
33. 비단 옷에 홑옷을
대학과 중용, 큰 배움과 훌륭한 도리
풀빛 출판사가 기획한 ‘청소년 철학창고’는 가능한 한 쉽게 고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청소년 소화력을 감안해 만들어 낸 동?서양 사상의 고전 시리즈다. 청소년판 세계문학전집이 있듯이, 청소년판 세계사상전집도 나올 때가 됐다는 것이 출판사의 판단이다. ‘청소년 철학창고’는 학계의 중견 학자들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고전을 가려뽑는 선별 절차를 두었다. 집필자는 청소년들의 눈높이를 잘 알고 있는 해당 분야를 전공한 중?고등학교 교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겨레 신문 고명섭 기자(2005년 3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