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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논어 100선: 네 글자에 담긴 성현의 지혜 크게보기

사자논어 100선: 네 글자에 담긴 성현의 지혜

큰글자책
저자

최영갑, 김용재, 진성수

발행일

2020-07-31

면수

183*250

ISBN

320

가격

9791161727707 03140

가격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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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의 지혜는 지금 우리 곁에 있다

네 글자로 압축한 100개의 경문으로 살아 숨 쉬는 논어의 깊이와 여운,
무력하고 아둔한 일상을 일으켜 통찰과 여유를 세운다
큰글자로 만나는 100가지 지혜


공자와 제자들이 겪은 삶의 진액이 넘쳐 나는 이야기 《논어》. 250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수많은 사람에게 삶의 의미와 지혜를 전달한 살아 있는 고전이다. 이 책은 방대한 《논어》 전문 중 우리에게 감동과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네 글자로 만들어 펴냈다. 《논어》를 펼쳐 처음 만나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경구에서 ‘학이시습學而時習’을 떼어 이 경구 전체를 대표해 설명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사자논어四子論語’라 이름 붙였다. 총 스무 편으로 이루어진 《논어》 전편에서 100개의 경문을 추렸으며, 원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 만들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네 글자로 축약해 만들기도 했다. 모든 편에서 고르게 뽑았으나 각 편에서 양적으로 균등하게 뽑기보다 독자에게 필요한 내용 위주, 중요한 내용 위주로 선별했다.
《사자논어 100선: 네 글자에 담긴 성현의 지혜》는 학문적 동기이자 선후배 사이인 세 학자가 함께 작업해 삼인삼색의 맛이 있다. 성균관 교육원장인 최영갑 교수, 성신여자대학교 한문교육과 김용재 교수, 전북대학교 철학과 진성수 교수가 오랜 시간 《논어》를 공부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체득한 다양한 삶의 이치와 통찰을 모아 엮었다. 세 명의 저자는 오랜 세월 친구처럼 지내 온 선후배 사이로 처음으로 함께 작업했다. 집필을 하면서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술이>편)는 공자의 말씀을 각자 체득하는 기회를 가졌다. 세 학자 모두 삶과 글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이 책에 임했다. 100개의 경문에 대해 필자 개개인이 가진 진솔한 경험과 내면의 울림을 편안하게 써 내려감으로써 나이, 성별, 직업을 불문하고 누가 읽든 독자 모두가 《논어》의 교훈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마음에 품을 수 있도록 도왔다.
《사자논어 100선》은 풀빛이 시도한 첫 번째 ‘큰글자책’이다. 《논어》에 대한 깨알같이 작은 글씨의 방대한 주석과 해설에서 벗어나 큰 활자로 《논어》의 지혜를 한눈에 보게 했다. 먼저 네 글자로 압축한 경문을 장 시작 페이지 중앙에 커다랗게 배치하고, 이에 대한 필자의 경험 섞인 해설을 2~3페이지 안에 큰 글자로 기록했다. 무엇보다 ‘차근차근 천천히’ 《논어》에 다가가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매일 한 편씩 사자의 《논어》를 머리만이 아닌 마음에 담아 둠으로써 석 달여의 100일 동안 이 책을 곁에 두고 읽기를 바랐다. 무엇이든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법. 한 세기가 25번 계속되는 동안 인류가 그토록 가까이 두었던 지혜의 보고를 천천히 곱씹으며 소화하는 데 이만한 책이 없을 것이다.


큰글자책으로 시원하고 편안하게 만나는 성현의 지혜

풀빛이 시도한 큰글자책을 《사자논어 100선: 네 글자에 담긴 성현의 지혜》로 만나 보자. 이 책을 큰 활자로 만든 이유가 있다. 네 글자로 압축한 100개의 경문만으로 《논어》에 담긴 성현의 지혜를 내 삶에 오롯이 적용하게 하기 위해서다.
《논어》를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때문에 방대한 《논어》 전문을 한자어와 그에 해당하는 한글 번역, 그리고 경문에 대한 뜻풀이까지 담아 내놓은 책은 많고, 공자의 말씀을 듣고자 이런 책들을 찾는다. 하지만 매일의 삶은 연구가 아니다. 그리고 연구할 시간을 바쁜 일상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안다는 공부의 이치를 한 권의 책으로 배운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이 책은 먼저 하나의 지혜를 네 글자에 담아 시작하는 장 중앙에 한자어와 독음을 배치하고, 그 아래에 우리말 번역을 실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나 일상의 피로에 지쳐 가는 오후 한낮,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을 돌아보는 시간에 그 네 글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네 글자 속에 담긴 의미와 지혜를 3분이면 읽을 수 있는 두세 페이지의 내용 안에 큰 활자로 담았다. 이런 형식을 통해 《논어》를 연구의 대상이 아닌, 삶에 적용하는 살아 있는 지혜가 되도록 했다.


일상의 경험과 《논어》의 만남

본문의 한 장을 보면서 어떻게 《논어》를 흔들리는 일상을 바로세울 지침으로 삼을 수 있을지 알아보자. 2장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의 시작 부분이다.


“몇 해 전 여름에 있었던 일이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칼랑코에를 가든박스에 담아서 선물해 줬다. 길에서 파는 칼랑코에 꽃이 예뻐서 사 왔다고 했다. 장맛비가 내리는 날, 화분을 밖에 내놓았다. 비가 그치고 며칠이 지났는데 칼랑코에 잎이 서서히 시들기 시작했다.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며칠 동안 물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칼랑코에는 계속 죽어 가고 있었다. 화분을 햇볕이 내리쬐는 곳에 두고 물기를 없애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때 문득 화분이 담겨 있는 가득박스에 눈이 갔다. 작은 화분을 들고 보니 그 아래에 물이 고여 있었던 것이다. 가든박스를 만든 사람이 화분 아래에 장식용 포장지를 두었는데, 그것 때문에 물이 빠지지 않았던 것이다. 포장지를 제거하고 며칠이 지나자 칼랑코에 잎이 다시 살아나고 꽃도 피기 시작했다.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일이었다. 뿌리가 썩으면 기자와 잎도 시들고 만다.
사람이 사랑하는 도리도 마찬가지다. 근본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뿌리가 어떤 것인지 알아서 그것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 ‘군자무본君子務本’은 <학이>편에 나오는 말로 군자君子는 근본[本]에 힘쓴다[務]는 뜻이다. 뒤이어 근본에 대해 설명하기를,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는 것이 인仁을 이루는 근본이라 하였다. (…)”
-본문 2장, 17~18쪽


필자는 지인에게 선물받은 칼랑코에 화분이 고여 있는 물 때문에 썩어 가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되살린 일이 있었다. 그때 문득 <학이>편 “君子는 務本이니 本立而道生하나니 孝弟也者는 其爲仁之本與인저(군자는 근본에 힘을 쓰는데 근본이 확립되면 도가 생겨나는 것이니, 효성과 공경스러움은 인을 행하는 근본이다).” 문구를 떠올렸다. 근본이 되는 아래가 썩으니 위가 성할 수 없는 이치가 공자가 말씀하신 ‘근본에 힘쓴다’가 아닐까 유추해 본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이 경문을 “군자무본”이라는 네 글자로 대표해 일화와 엮어 소개한다. 얼마든지 우리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다. 꼭 칼랑코에 화분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필자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모든 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시작과 끝이 있다. 근본과 말단을 바꾸거나 시작과 끝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 단순하고 쉬운 사실을 알면서 삶에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편리한 것만 추구하며 살기 때문이거나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근본을 중시할 줄 안다면 삶의 도리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본문 19쪽)
이렇듯 이 책은 일상에서 만나는 경험을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경문과 엮어 인상적으로 소개하고, 독자로 하여금 내 삶에 적용해 보는 다리 역할을 한다.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하게 하다
우리의 일상은 불안, 화, 서운함, 욕심, 오만, 의심, 책임감 등 수많은 감정으로 흔들리고 퇴색한다. 하지만 《논어》는 흔들리고 꺾일 때마다 일으켜 세우는 힘과 지혜를 준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자신이 후회될 때 “학이시습學而時習”은 배움에는 나이가 없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부족한 자신이 부끄러울 때 “오일삼성五日三省”은 날마다 세 가지 반성을 함으로써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긴다. 가진 재산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 “부이무교富而無驕”는 교만하지 않고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자세가 부유한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의 힘을 뽐내고 싶을 때 “포호빙하暴虎馮河”는 자만과 무모한 용기는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것이라는 일침을 놓는다. 더 높은 자리를 탐하는 욕망이 들끓을 때 “욕거구이欲居九夷”는 누추해도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는 숭고한 다짐을 하게 한다. 모두를 위한 일보다 자신의 이익이 더 먼저 눈에 들어올 때 “무신불립無信不立”은 신뢰 없는 관계는 무너지고 만다는 경종을 울린다. 아랫사람이 맘에 들지 않을 때 “선지노지線之勞之”는 내가 먼저 솔선하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어리석은 자신을 다잡는다. 지금 당장의 문제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 “인무원려人無遠慮”는 심사숙고해서 앞일을 예상하고 철저히 대비하는 쪽으로 시야를 넓히게 도와준다. 작은 것에까지 주변 사람의 과오를 탓하기에 바쁠 때 “관즉득중寬則得衆”은 너그러움이 때론 엄격함과 냉점함을 이기는 삶의 지혜임을 이른다. 한쪽 편만을 들고 판단이 한쪽으로만 기울 때 “윤집기중允執其中”은 비록 어려워도 공평과 중용의 자세를 잃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매일 우리가 만나는 크고 작은 고민과 감정의 회오리 속에서 어떻게 하면 방향을 잃지 않고 올곧은 자세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지 안내한다. 성현의 지혜를 담은 보고인 《논어》는 결코 책상 위 공부가 아니라 우리 삶의 지남침이다. 때문에 불혹임에도 흔들리는 40대만 읽어야 할 책도, 시간이 여유로운 퇴직한 60대만 읽는 책도 아니다. 입시가 코앞인 학생도 격무에 시달리는 노동자도 자신의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좀 더 객관적이고 너른 시야로 오늘을 성찰할 수 있다. 그리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다. 《논어》의 지혜가 압축되어 있는, 그러나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쓰인 《사자논어 100선》을 매일 한 구절씩 읽는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