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물학 박사가 들려주는 지구와 태양의 놀라운 세계
올해 초 열두 달 자연 이야기 첫 번째와 두 번째 책인, 숲 이야기와 나무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30여 종의 나무뿐만 아니라 생물 하나하나를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하며 스케치하고 채색하고 구성해서 빚어낸 두 책은 독일에서도 최고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히는 이름가르트 루흐트의 작품답게 최고의 정보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두 책에 이어 열두 달 자연 이야기의 세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바로 지구와 태양 이야기다. 오랜 세월 지구와 태양을 연구해 온 생물학 박사인 우나 야콥스가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을 쉽게 정리하고 그에 맞는 일러스트를 직접 그려 지구와 태양에 대한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물에 대한 이야기까지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열두 달에 초점을 맞춘 숲 이이기, 나무 이야기와는 달리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춰 서술함으로써 그 변화 과정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 끊임없이 변하는 생명의 땅 지구
<열두 달 지구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어떤 별인지 오랫동안 지구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보여 준다. 뿐만 아니라 지구에 오글오글 모여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예를 들어, <지구와 햇빛>에서는 남극과 북극, 적도 지역이 각각 어떻게 다른 환경과 기후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 배경에 대해 설명해 준다. <지구의 보물, 흙>에서는 단단한 바위가 수천 년 동안 비바람에 시달리면서 어떻게 흙으로 변하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보여 주고, 또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 흙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도 알려 준다. <땅속 들여다보기>에서는 여러 층으로 되어 있는 땅속의 모습을 보여 주고 각각의 층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또 땅속 깊은 곳에서 어떻게 지하수가 흐르게 되었는지도 설명해 준다. 특히 땅의 오염이 어떤 무서운 결과를 불러오는지 들려줌으로써 우리가 땅을 얼마나 소중히 가꾸어야 하는지도 일깨워 준다.
<지렁이를 비롯한 흙일꾼들>에서는 땅에서 수많은 흙일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다른 생물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려 준다. 마지막으로 <영원한 순환>에서는 흙에 있는 광물질이 어떻게 식물과 동물에게 옮겨 가고 분해자를 거쳐 또다시 흙 속으로 돌아오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인 예와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줌으로써 돌고 도는 생태계의 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 전문가의 꼼꼼한 연구와 놀라운 관찰이 빚어낸 놀라운 일러스트
생물학 박사이자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인 우나 야콥스는 오랜 시간 동안 지구와 태양, 그리고 자연의 생태에 대해 연구해 온 것을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살려 섬세하고도 느낌이 풍부한 일러스트로 직접 담아냈다. 생생하고도 세밀한 일러스트는 사진에서 표현해 내기 힘든 일러스트만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열두 달 지구 이야기>에서는 우주 공간 속을 날아가고 있는 지구의 모습에서 땅 위는 물론 땅속, 그 위에 살고 있는 동식물의 모습까지 지구의 모든 것을 담아 놓았다. 특히 30여 종의 식물과 60여 종의 동물에 대한 세밀한 일러스트는 마치 살아 있는 듯 생동감 넘치고 생생하다.
또한 한곳에서 보기 힘든 동물과 식물 들을 임의의 공간을 설정해 한자리에 모아 놓았는데(예를 들어, 18~19p<땅속의 아이방>, 20~21p<지렁이를 비롯한 흙일꾼들>, 22~23p<여름 꽃들이 보여 주는 것>) 이것은 아이들이 같은 특성을 가진 동식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한마디로 말해 특성을 정리하고 알아보기 쉽게 구성한 작가의 치밀한 설정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러한 설정이야말로 사진으로는 표현하기 쉽지 않은 일러스트의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바위가 수천 년 동안 흙으로 변화는 그림이나 광물질이 돌고 돌아서 다시 흙으로 돌아오는 그림은 그 변화를 눈으로 좇으면서 지구의 역사와 자연의 순환 시스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우리의 내일을 위하여
수많은 생명을 보듬고 있는 생명의 땅 지구, 매일 환한 빛으로 세상을 비추는 고마운 별 태양. 우리는 이 소중함을 혹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지구는 환경오염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8년뿐이라는 충격적인 발표까지 하였다. 이대로 온실가스를 계속 내보낸다면 전 세계 해안의 30% 이상이 물에 잠기고, 최대 30%의 동식물이 멸종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 땅에서 공기와 물을 마시고, 햇빛을 쬐고, 흙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열두 달 자연 이야기를 통해 거기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나 야콥스 글․그림
미국에서 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독일에서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살려 환경과 생태에 대한 여러 지식 정보책에 섬세하고도 느낌이 풍부한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다. 작품으로는 <열두 달 지구 이야기> <열두 달 태양 이야기> 등이 있다.
이은주(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감수
서울대학교에서 식물학으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캐나다 마니토바 대학에서 숲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에서 식물생태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숲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김경연 옮김
서울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독일 아동 및 청소년 아동 문학 연구’라는 논문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독일 판타지 아동 청소년 문학을 주제로 박사 후 연구를 했다. 옮긴 책으로는 <행복한 청소부> <바람이 멈출 때> <이븐바투타의 여행> <책 먹는 여우> <빨간 나무> <엘리베이터 여행>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