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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창고 15-성학집요, 교양으로 읽는 율곡의 성리학 크게보기

철학창고 15-성학집요, 교양으로 읽는 율곡의 성리학

저자

이이 지음

옮김

최영갑 풀어씀

발행일

2006-10-20

면수

153*212

ISBN

268쪽

가격

89-7474-541-0 43150

가격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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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리학의 대표 저서《성학집요》
흔히 한국의 성리학을 대표하는 두 저서로 퇴계 이황의《성학십도》와 율곡 이이의《성학집요》를 꼽는다. 퇴계와 율곡은 조선 중기에 통치 이념으로서의 성리학을 깊이 있게 연구하여 조선 시대 성리학의 학문적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성리학의 한국적 토대를 마련한 양대 산맥이다. 이 두 산맥을 기점으로 학자들 간의 학문적 교류와 성리학에 관한 진지한 토론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한국 성리학은 독자적 발전을 하게 된다.
성리학은 우주의 근원적인 구성 인자를 만물의 원리와 근원을 의미하는 이(理)와 현상과 실체를 의미하는 기(氣)로 설명하는데, 이 둘의 관계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사상적인 입장이 달라진다. 퇴계는 이가 존귀하고 기는 이를 따르는 존재이므로 낮다는 이존기비(理尊氣卑)의 입장에서 이와 기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이기이원론을 펼쳤고, 율곡은 이는 두루 통하나 기는 국한되어 존재한다는 이통기국(理通氣局)을 말했으면서도 이 둘은 오묘하게 결합하여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고 동등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이기일원론을 주장했다. 이런 두 학자의 서로 다른 주장은 당시는 물론 이후 학자들 사이에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는데 이것은 두 사람의 영향이 컸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율곡의 위대함은 또 다른 측면에 있었다. 그는 성리학이 갖는 명분론이나 공리공담에 빠지지 않고 성리학을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치 기준으로 삼으려고 했다. 율곡은 잘 알려진 대로 임진왜란 전 주변 나라들의 동향을 파악하여 10만 군대 양성론을 펼쳤고〈만언봉사〉와 같이 백성들의 어려운 살림을 구제해서 나라를 안정시키려는 상소를 여러 차례 올린 실천적인 정치가이기도 했다. 이처럼 율곡은 학문 연구 자체만이 아니라 학문을 통한 민생의 안정과 민본주의의 실현을 꿈꿨는데《성학집요》는 이런 그의 태도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으로서 그 의미가 깊다.

나를 완성하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
《성학집요》는 율곡이 40세가 되던 해에 임금 선조가 성군이 되기를 희망하며 올린 책으로, 성리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유교의 경전과 해설서 등을 두루 참조해서《대학》의 삼강령과 팔조목 체계에 맞춰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묶고 율곡 자신의 해설을 덧붙여 구성했다. 따라서《성학집요》는 율곡의 독창적인 저술이라기보다는 성리학에 대한 해설서라고 볼 수 있지만 율곡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어 율곡 사상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유학 사상의 한국적 수용과 해석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성리학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을 위한 기본 교양서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성학집요》는 통설?수기?정가?위정?성현도통의 다섯 편으로 이루어졌으며, 각각의 편을 다시 여러 개의 장으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대학》의 편제 가운데 수신?제가?치국?평천하와 연관된 유학의 경전과 학자들의 해설을 중심으로 삼강령과 팔조목의 다른 내용을 그 속에 담고 있는데 이는 그가 임금의 학문은 자신을 닦고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는 데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서문에도 나왔듯이 임금만이 아니라 학문에 뜻을 둔 많은 사람들에게 유학 사상의 복잡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핵심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제1편 통설은 이 책을 저술한 의미와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서문에 해당하고, 제2편 수기는 학문의 방향을 세우고 사물의 이치를 밝혀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대학》의 수신에 해당한다. 제3편 정가는 집안을 바르게 하는 방법을 밝히고 있는데《대학》의 제가에 해당되고, 제4편 위정은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대학》의 치국ㆍ평천하에 해당한다. 마지막 제5편 성현도통은 유학에서 이어져 온 학문적 정통의 맥을 밝히고 있으며《성학집요》의 결론 부분이다.
이렇게《성학집요》는 학문의 목적이 지식의 습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격의 완성과 그 배운 바를 널리 이웃과 천하에 펼치는 데 있다는 유학 본래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 따라서《성학집요》는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모든 인류에게 그 마음을 전하도록 하는 데에서 끝을 맺는다.

《성학집요》, 교양으로 읽는 율곡의 성리학
지금까지《성학집요》는 정신문화연구원에서 출간된《국역 율곡전서》로 읽을 수 있을 뿐이었고 그마저도 현재는 절판이 된 상태다. 우리나라의 대학자로 꼽히는 율곡 이이의 대표적 저서마저 독자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봉쇄되었던 셈이다. 따라서 풀빛 청소년 철학창고는 한국 철학의 대표 저서《성학집요》를 청소년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이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성학집요》의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원전을 풀어쓰고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을 보충해서《성학집요, 교양으로 읽는 율곡의 성리학》을 출간했다.
원래《성학집요》는 한문으로 쓰여진 데다 성리학적 용어들이 많아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여러 유교 경전 속의 말들을 주제에 따라 발췌해서 정리했기 때문에 전후 맥락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성학집요, 교양으로 읽는 율곡의 성리학》은《성학집요》의 전체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많은 교열과 풀어쓰는 과정을 거쳤고 그래도 어려운 부분에서는 풀어쓴 이가 적절하게 설명을 보충했다.
또한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성학집요》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성리학에 대한 기본 지식과《대학》의 삼강령과 팔조목, 그리고《주역》의 내용을 간추려 정리해서 싣고《성학집요》에 나오는 주요 책들을 앞에서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율곡의 생애와 사상,《성학집요》의 내용과 의의를 종합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해설을 실어《성학집요》뿐만 아니라 율곡의 사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성학집요》는 유학의 핵심 사상을 정리한 교양서이면서 율곡 사상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학문적 의의도 크지만, 그 바탕에는 부패한 권력층을 일깨우고 부조리한 사회 제도를 개혁하여 백성을 구제하려는 율곡의 간절한 염원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는《성학집요》를 통해 율곡이 집대성한 유학의 핵심 사상과 율곡이 꿈꾼 이상 세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