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한번 빅뱅! 해 볼까
처음부터 끝까지 빵, 빵 터지는 놀라운 우주론 파티
지금 그 시끌벅적하고 장엄한 무대가 펼쳐진다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는 열띤 과학 토론의 장’ 풀빛의 청소년 교양 과학 시리즈 <과학 쫌 아는 십대>의 네 번째 책《빅뱅 쫌 아는 10대: 우주론 카페 빅뱅에 온 걸 환영합니다》가 출간되었다. <과학 쫌 아는 십대>는 초등과 고등 사이, 거대한 과학의 산 앞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는 십대, 특히 중학생을 위해 기획된 시리즈로, 하나의 핵심 개념을 한 책에 담아 그것의 이론과 적용을 살피고 함께 토론할 거리를 제공하는 과학 시리즈이다. 중학생 조카를 앞에 두고 친밀하게 이야기를 건네듯, 이 시리즈는 십대의 눈높이에 맞춰 가장 친절하고 가장 쉬운 설명이 핵심이다. 거기에 내용을 풍성하게 하는 사진 자료와 핵심을 파고들되 위트로 무장한 재미있는 삽화로 처음부터 끝까지 호기심을 잃지 않고 완독할 수 있게 하는 매력을 갖추고 있다.
《빅뱅 쫌 아는 10대》는 지금까지 어린이와 청소년, 일반인을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과학을 설명하고 새로운 기법으로 과학 소재 그림을 그려서 책을 펴내 온 이지유 선생님이 지금까지 어디서고 볼 수 없는 참신하고 독특한 글과 그림으로 완성하였다. 우주론이라는 방대하고도 복잡한 분야에서 우주 초기의 역사를 설명하는 이론 중 지금까지 가장 믿을 만한 것으로 여겨지는 빅뱅 모형을 어려운 수식 없이 소개하고 있다. 우주가 빵, 하고 터진 후 138억 년의 시간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떤 변화를 거쳐 왔고, 현재의 모습 뒤에 우주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가설을 정리해서 보여 준다.
200페이지밖에 안 되는 이 짧은 글 안에 138억 년에 걸친 우주의 성장기와 이후 아무것도 남지 않을 10100년까지의 우주 미래가 무심하게 담겨 있다. 닿을 수 없기에 감히 가닿으려고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우리에게 우주는 더 이상 크고 복잡하고 어려운 대상이 아니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주가 벌이는 너무 고요한 듯 너무 시끄러운 찬란하고 흥미진진한 파티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양성자 주스 230g, 300K로 암흑물질 토핑 빼고 한 잔요! 큰 소리로 주문을 하며.
어쩌다 빅뱅!
우주를 이루는 물질은 모두 어디에서 왔을까?
이 모든 것의 근원은 무엇일까?
이와 같은 물음에 답을 찾는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이런저런 가설을 세우고 여러 과학 모형을 만들었지만, 요즘 가장 믿을 만하다고 여겨지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빅뱅 모형’이다. 138억 년 전 아주 작은 한 점이 폭발하면서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왜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을까? 이 책은 바로 이 모형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이 모형에 따라 138억 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우주가 어떻게 자신의 모습을 바꿔 가며 성장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21세기에 들어서 천문학자들이 알아낸 가장 놀라운 사실은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고, 관측 자료가 말해 주는 더 놀라운 사실은 갈수록 더 빨리 팽창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팽창의 시작은? 팽창하는 우주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주는 작아진다. 자꾸자꾸 작아지다 나중에는 아주 놀라운 일이 생긴다. 무한히 커 보이는 이 거대한 우주를 바로 한 점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 아주 작은 한 점에 우주를 이루는 물질이 모여 있으니 더는 견디지 못한다. 이 비좁음과 엄청난 압력에 못 이겨 우주는 빵, 하고 터지며 공간을 팽창한다.
이 팽창은 때론 느리게 때론 빠르게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힘과 입자는 환경에 따라 자신들의 모습을 바꿔 나간다. 초고온 초고압 상태에서 우주를 지배하는 네 가지 힘은 온도와 압력의 변화에 따라 차례차례 하나씩 떨어져 나갔고, 빛(에너지)은 입자와 서로의 모습을 맞바꾸는 과정을 거친다. 이것은 빅뱅 후 10-10초 안에 일어난 일들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시간 동안 우주는 공간이 팽창하고, 힘이 분리되고, 질량과 에너지 사이의 대등한 변신이라는 물리적 변화를 급속히 진행하면서 드디어 별이 탄생하는 기반을 마련해 갔다.
타다닥, 팡팡, 시끄럽고 화려한 우주 파티
빅뱅 후 10-10초부터 5분까지는 입자들이 정신없이 핵융합을 해 나가며 세상 만물을 구성할 물질을 만들어 냈다. 당시 우주의 구성은 질량비에 있어 수소 75%, 헬륨 25%였고 그 구성성분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다. 빅뱅 이후 38만 년 무렵, 우주의 온도가 3000K가 되었을 때는 빛이 입자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곧바로 뻗어 나갈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넉넉하게 팽창하여 비로소 암흑 시대가 끝난다. 그리고 자유를 얻은 광자들은 ‘우주배경복사’라는 이름을 얻고 우주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도.
에너지가 불균일하게 팽창한 우주에서는 38만 년 이후 입자들 사이의 밀도 차에 의해 물질이 많이 모여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나뉘게 되고, 주변보다 밀도가 큰 곳은 상대적으로 큰 중력에 의해 더 많은 물질을 끌어모은다. 그렇게 둥그렇게 모여 수소 공이 되면 공의 중심은 높은 압력에 의해 온도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지고 그런 고온고압의 상태에서 일어난 핵융합의 결과 질량이 변한 빛이 공 바깥까지 도달해(무려 100만 년이 걸린다)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다. 이것이 바로 태초의 별. 이런 일이 수많은 곳에서 일어나면서 우주의 나이 3억 년 무렵 아기별들이 탄생한다.
별은 각자의 질량에 따라 태어날 때부터 수명이 정해지고, 수명이 다한 뒤에 어떻게 죽을 것인지 대체로 운명이 정해진다. 무거운 별은 짧게 빛을 생산하다 많은 중금속을 우주에 뿌리고 죽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별은 더 오래 살고 더 적은 물질을 우주에 뿌린다. 지금까지 우주에는 처음 우주에 태어나 살다 간 1세대별과 1세대별의 잔해 속에서 태어난 2세대별, 그리고 2세대별의 잔해에서 태어난 3세대별이 섞여 은하를 만들고, 은하단을 만들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3세대별 중의 하나인 태양의 여러 행성 중 하나인 지구에서 스스로 영양분을 찾고 다음 세대를 생산하는 생명체가 태어나 138억 년의 우주를 관찰하고 그 관찰의 결과를 이렇게 책으로 만들어 읽고 있다.
파티에 입장하다
이 책은 시작부터 친절하다. 우주론 카페 빅뱅에 입장한 사람들이 파티의 규칙을 몰라서 즐기지 못할 것을 염려해 입구에 천문학 용어 메뉴판과 우주 연대기표를 준비하였다. 파티의 규칙을 알고 있는 사람은 가볍게 패스해도 되는 이 메뉴판과 연대기표는 아직 파티장 입장이 낯선 사람들에게 더욱 유용하다. 하지만 메뉴판과 연대기표 없이도 파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실은 없어도 그만이다. 고맙게도 카페 주인장이 대단히 친절하고, 어려운 말을 할 줄 모르기 때문. 초등학교만 졸업했다면 다 알아들을 이야기로만 준비했다. 게다가 이 카페의 좌우명은 ‘물 흐르듯이 즐겁게’.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도, 사전에 규칙을 몰라도 파티는 한번 입장하면 마지막 출구에 다다를 때까지 그 자체로 너무도 재미있게 꾸며져 있다. 마지막 출구 앞에 서면 실은 좀 서운해진다. 벌써 끝났다고? 부끄럽지만 간절히 묻는다. “재입장 가능한가요?” “당근!”
입구와 출구 사이는 우주의 지금 나이 138억 년을 중심에 두고 그 이전 이야기와 그 뒤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일종의 우주 생애 체험 루트라고 할 수 있다.
이 세상 최고의 능력자 지니가, 부르기 전에는 자그마한 요술램프에 웅크리고 있듯 이 거대한 우주는 138억 년 전 아주 작은 한 점에 모여 있었다. 그러다가 펑! 하고 터져서 공간을 팽창하고 힘이 분해되고 에너지와 질량이 상호 교환을 해 가며 물질세계를 만들 준비를 한다. 팽창하되 균일하게 퍼지지 못한 태생적 한계로 물질은 질량이 큰 것을 중심으로 뭉쳐서 별이 되고, 은하가 생기고, 은하단이 꾸려져(혹은 그 반대의 순서일 수도 있는 가능성을 품고) 지금의 우리가 보고 있는 우주의 모습이 되었다. 이런 우주의 역사는 우주망원경이 찍은 과거의 흔적 사진들을 통해 실감 나게 파티장에 그 실체를 드러내고, 가끔은 우주를 연구한 학자들의 모습이 주인장이 직접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판화를 통해 불쑥 나타나면서 소름 끼치게 현장감을 갖게 한다.
파티는 차차 절정으로 치닫는다. 열기로 가득하다.
미래가 궁금하더냐
누군가 찬물을 끼얹듯 묻는다.
과거는 과거일 뿐, 대체 우주는 앞으로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아무도 모르죠.
주인장의 시크한 대답.
하지만 여기 용한 점쟁이들이 있어요. 과학자들을 소개하죠.
한 과학자는 태어날 때의 모습처럼 다시 한 점에 모일 거라고 답한다. 지니가 다시 요술램프에 들어가듯이. 다른 과학자는 지금의 모습 그대로 우주는 영원할 것이라고 점친다.(여기저기서 휴-하고 안도하는 소리) 또 다른 과학자는 지금 팽창하는 속도 그대로 계속해서 우주가 팽창할 거라고 말한다. 마지막 과학자. 팽창에 가속도가 붙어 우주 크기는 더욱더 커지고 우주의 모든 물질은 갈가리 찢어지고 말 것이오. 가뜩이나 우주 물질의 96%라는 암흑물질과 우주의 70%를 차지한다는 암흑에너지를 체험하는 관에서 앞 못 보는 심청이 아버지가 된 것처럼 우왕좌왕했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뺑덕어멈에게 호되게 따귀를 맞은 듯 얼음장으로 굳어졌다.
주인장은 파티장에 모인 사람들을 다독인다. 괜찮아요. 설령 가속팽창하는 미래가 맞다 할지라도 그 종말은 너무나 먼 훗날이랍니다. 그건 10100년 후의 일이라니까요.
어느새 파티의 배경음악은 헤어짐을 연주하고 있다.
궁극의 기원과 끝을 향한 탐험
시간의 시작과 끝, 우주의 탄생과 종말, 그 거대한 시공간의 변주에서 신비롭게 탄생한 지구인 우리. 우리는 지금 이렇게 여유롭게 앉아 우주는 언제 태어났네, 어떻게 성장했네, 앞으로는 무엇일 것이네,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만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우주는 자기 갈 길을 자기 속도대로 뚜벅뚜벅 가는 중이다. 그 우주에 속한 티끌보다 작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를 등에 업은 채.
빅뱅 카페가 문을 연 것은 다름 아닌 우리 지구인의 사뭇 진지한 질문에 답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대체 나는 어디서 왔나요? 우린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정답이 있어서가 아니다. 정답을 찾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우리의 시작, 우주의 기원을 알기 위해 지금껏 수많은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따라 관측을 하고 이론을 정립하고 그 이론이 틀렸음을 확인하여 또다시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관측을 하고 이론을 정립하는 지난한 과정에 평생을 바친 이름 모를 과학자들의 노고를 우리는 이곳에서 확인한다. 수없이 수정에 수정을 더한 이론 중 하나인 빅뱅 모형을 배우며 우리는 감히 우주의 시작과 그 과정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미래도 점쳐 본다. 그러면서 유한한 우주의 무한함에 경외감을 느끼고, 무질서의 질서로 변주되는 우주의 속성에 찬탄하고, 우연에 우연이 겹쳐 누구도 그 우연을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없는 비밀스러움으로 탄생한 우리에게 뿌듯해한다. 위대한 우주 속 놀라운 생명체인 우리.
우주는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파티를 열고 있고, 앞으로도 그 향연은 계속될 것이다. 비록 그 끝이 비극일지 평화로울지 알 수 없어도, 아니 끝이 있을지 없을지 알지 못해도 그걸 알기 위한 탐험은 계속될 것이다. 기원을 알기 위한 흥미로운 탐험과 함께.
빅뱅은 우리에게 탐험의 배가 되어 주겠다고 한다. 그 배는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피땀 어린 연구로 만들어진 꽤 튼튼한 배다. 가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만나 흔들릴 수도 있으니 안전벨트를 꼭 매야 한다. 오늘 가벼운 마음으로 파티장에 입장한 여러분은 탐험의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셈이다. 실제 탐험은 각자의 의지와 용기에 따라 이루어질 수도 있고, 가다 멈출 수도 있고, 그중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가는 탐험의 선봉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 최소한 《빅뱅 쫌 아는 10대》라는 이 오리엔테이션을 받지 않고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 부디 이 흥미로운 파티를 즐겁고 신나게 즐기기를.
◇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는 열띤 과학 토론의 장 <과학 쫌 아는 십대>
‘2015 개정 교육 과정’은 자주적이고 창의적이며 더불어 사는 인간상을 추구한다. 그 가치관 아래 교과별 핵심 개념과 원리를 중심에 두고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 교육을 강화하면서 교과 간 통합과 융합 교육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형 인재를 만들려는 이런 교육의 흐름에 맞춰, 풀빛은 지식의 양보다는 핵심이 되는 개념을 선별하고 그것이 어떤 원리로 이루어져 있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또렷이 알게 하는 청소년용 과학 시리즈를 기획하였다. 핵심과 원리, 그리고 적용이라는 삼박자에 질문과 토론을 유도하는 인문학적 고찰은 중학생 독자와 현장 교사, 학부모들이 원하는 바이자 과학 공부에 대해 <과학 쫌 아는 십대> 시리즈가 목표하는 분명한 방향이다.
지금까지 첨단 과학기술인 인공지능의 실체를 현실적 문제의식과 접목해 조목조목 해부한 01번 《인공지능 쫌 아는 10대》를 시작으로, 수많은 다채로운 성분으로 가득한 세상의 본질을 탐구한 02번 《물질 쫌 아는 10대》, 일상에서 쉽게 행하는 여덟 가지 소비를 통해 환경문제를 파헤친 03번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가 출간되면서 <과학 쫌 아는 십대> 시리즈는 과학적 지식을 우리의 삶과 연결시키는 적극적 노력을 선보였다. 우주론을 담은 이번 책 04번 《빅뱅 쫌 아는 10대》 이후 연이어 출간될 05번 《빛 쫌 아는 10대》, 뒤이어 나올 《중력 쫌 아는 10대》《원소 쫌 아는 10대》《전자기 쫌 아는 10대》《유전자 쫌 아는 10대》《미래 에너지 쫌 아는 10대》《기후 변화 쫌 아는 10대》 등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라는 자연과학의 가장 기초적이면서 핵심적인 영역을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미래 지향적인 현실 소재에서부터 기초 과학의 토대가 되는 핵심 개념까지 <과학 쫌 아는 십대>는 전방위로 과학을 아우른다. 이런 지식들을 단순히 정보를 앞세워 기술하기보다 원리는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을 하며, 해결되지 않은 과학적 문제는 무엇이고, 야기하는 쟁점은 무엇인지, 결과적으로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 해석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대단히 입체적으로 다루는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이다. 친절한 설명에 내용을 풍성하게 하는 사진 자료와 위트 있는 그림까지,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십대를 위해 내용과 형식에 정성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