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루카
<책에 대한 짧은 메모>
늘 혼자 앉던 파니 옆자리에 루카가 앉는다. 그 때부터 루카는 파니 연필이 바닥에 떨어지면 곧장 주워 준다. 또 가끔은 파니를 쳐다보고 빙긋 웃어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둘은 가까워지고, 마침내는 친구들 모르게 공원에서 만나 손잡고 걷거나 그네도 타고 서로 이야기를 들어 주기도 한다. 이제 파니 마음속엔 온통 루카뿐이다.
하지만 방학을 맞으면서 모든 건 바뀌고 만다.
파니와 루카는 방학 동안 떨어져 있어야 한다. 서로 부모를 따라 여행을 가기 때문이다. 파니는 이탈리아 바닷가에서 루카처럼 곱슬머리인 엘레나를 만난다. 파니는 엘레나와 가깝게 지내느라 루카를 잠깐 잊게 된다. 그러나 방학이 끝나가자 파니는 다시 루카 생각만 한다.
한편 루카는 방학 동안 말타기에 푹 빠져 버린다. 방학이 끝나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루카는 새로 전학온 하이너와 가까워지더니 자꾸만 파니를 멀리 하려 한다. 이제 파니는 루카와 ‘슬픈 친구’가 되고 마는 걸까? 파니 뱃속에 돌맹이가 들어 있는 것만 같다.
그러던 파니는 어느 날 아침, 빨간 테 안경을 쓴 채 학교를 나선다. 파니가 손수 고른, 루카가 쓴 것과 똑같은 빨간 테 안경을 쓴 채…….
☞ 4학년 이상이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 기 획 의 도 >
한 소녀가 이성 친구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깜찍하고도 풋풋한 사랑 이야기
이 책에서 구드룬 멥스는 파니가 루카와 특별한 친구가 되면서 무엇에 그토록 가슴 설레고 기뻐하는지 그리고 왜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 다시 웃으며 일어서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파니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아픔을 겪는다. 그러면서 우리는 성장하는 법을 배운다. 파니 또한 마친가지다.
그러나 파니가 성장한 까닭은 아픔을 겪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건 파니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과 맺어진 관계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거기에는 파니가 방학 동안 만났던 이탈리아 친구 엘레나, 새로 전학와서 루카와 가까워진 하이너, 파니가 아빠와 함께 간 서커스 무대에서 본 어린 여자 어릿광대가 있다. 그리고 파니의 엄마와 아빠가 있다.
파니를 사이에 두고 파니의 엄마와 아빠가 보여 주는 모습은 우리에게 웃음을 머금게 한다. 하지만 한 걸음 나아가 파니의 엄마와 아빠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시대 부모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구드룬 멥스는 아이들의 심리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부모에게도 아이들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도와 주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루카-루카>는 어른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구드룬 멥스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어린이책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44년 독일 메르켄트하임에서 태어나 연극학교에서 연극 공부를 했다. 졸업 후 배우생활을 하다가 1980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독일 청소년문학상’ ‘오스트리아 어린이책 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으며 1995년에는 연방공로훈장을 받았다. 멥스의 작품은 약 25개 국어로 소개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프리다> <작별인사> <할머니 나랑 친구해요> 등이 나왔다.
김경연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김경연 선생은 ‘독일 아동 및 청소년 아동 문학 연구’라는 논문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아동문학관련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동문학가이며 번역가인 선생은 많은 어린이책 번역하고 좋은 외국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행복한 청소부> <바람이 멈출 때> <애벌레의 모험> <아주 특별한 생일 케이크> <여우를 위한 불꽃놀이> <신나는 텐트 치기> <생각을 모으는 사람> <잠자는 책> <아빠와 나만의 비밀 낚시 여행> <색깔을 부르는 아이> 등이 있다.
문화일보/어린이 신간
초등학생에게 피어나는 첫 사랑의 풋풋한 감정. 독일 책이지만 감성은 인류공통이란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2002.10.18
경향신문/책마을(어린이책)
파니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대. 바로 루카야. 그런데 파니는 그 사실을 잘 몰라. 루카는 파니 주위를 맴돌다가 떠나버리는데……. 200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