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의 미래를 위한 첫 성평등 그림책
‘젠더 갈등’.
요즘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말이에요. 특히 지난 도쿄 올림픽 때 3관왕에 오른 양궁 선수를 둘러싸고 ‘젠더(性) 갈등’이 일고 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어요. 이 선수의 짧은 머리 모양을 가지고 일부 남자들이 ‘페미니스트’라며 비난한 것이 그 시작이었지요. 그들은 이 선수의 SNS에 욕설을 남기고, 금메달을 박탈하라고 주장하기도 했어요. 여자들은 그에 맞서 이 선수처럼 머리를 짧게 자른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그런 남자들을 비난했고요.
처음에 우리나라 언론들은 이 일을 놓고 ‘페미니스트 논란’, ‘젠더 갈등’이라고 표현했지만 외국 언론들은 달랐어요. 선수를 향한 ‘사이버 폭력’이라고 말했지요. ‘페미니스트’는 논란이나 갈등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왜냐하면 페미니스트는 성별에 의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거든요. 페미니스트를 비난한다는 것은 자신이 성 차별주의자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이 일을 보도하며 외국 언론들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성 불평등한 나라인지를 계속 언급하기도 했어요. 성 불평등이 심각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거라고 말이에요.
우리나라의 성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하냐고요?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있어요. 사회생활에 있어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지만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하고 여성들이 부딪치게 되는 ‘보이지 않는 벽’을 말하지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29개 나라 중 29위예요. 남녀 임금 격차, 기업 여성 임원 비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을 조합한 이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무려 9년째 꼴찌랍니다. 2020년 유리천장 지수 1위인 스웨덴은 100점 만점에 84점, OECD 국가 평균 59.6점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4.8점이었어요. 우리나라의 성 불평등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일을 했을 때 남자가 100만 원을 받으면 여자는 67만 7천 원을 받는대요. 단지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말이에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성평등을 외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특히 젊은 여자들 중에서 우리 사회의 성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는 어떤 남자로 키워야 할까요? 성차별적 생각과 행동으로 여자들의 기피와 비난을 받는 남자로 키워야 할까요, 아니면 여자를 존중하며 자신과 공평하게 대하는 남자로 키워야 할까요?
《남자아이를 위한 첫 성평등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알려 주세요. “여자와 남자는 평등해!”라고.
평등한 세상으로 가는 지도책 《남자아이를 위한 첫 성평등 그림책》
‘성평등’은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고, 제기해서도 안 되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고 사고방식이고 행동 양식이에요. 아직 우리 사회가 성 불평등한 사회라고 할지라도 말이에요.
하지만 아이에게 ‘성평등’은 조금 어려울지도 몰라요. 그래도 알려 주어야 해요. 여자와 남자가 평등하다는 사실은 빨리 알수록 좋아요.
그런데 잠깐! 여자와 남자를 구분 짓고 차별하는 것만 성차별인 건 아니에요. 아들이 씩씩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 또한 성차별일 수 있어요. ‘남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그 안에 아이를 가두려고 하는 것이 바로 성차별이거든요.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의 ‘나다움’을 인정하는 것이 성평등의 시작이에요.
아이에게 말해 주세요. 펑펑 울어도 되고 누군가를 좋아해도 되고 마음껏 슬퍼해도 된다고요. 남자라고 해서 감정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말해 주세요.
아이에게 알려 주세요. 강해진다는 건 근육이 울퉁불퉁해지는 게 아니라고 알려 주세요. 옳은 일에는 목소리를 높이라고 알려 주세요. 여자도 강하다는 걸 알려 주세요. 싸울 때는 반드시 말로 하라고 알려 주세요.
소꿉놀이도 하고 레슬링도 하라고 말해 주세요. 이 세상에 여자만 하는 놀이, 남자만 하는 놀이는 없으니까요. 여자아이와 친구가 되어 보라고 말해 주세요. 여자아이들과 놀면 더 많은 걸 배우게 될 거라고 말해 주세요.
밥을 먹고 나면 설거지를 하고, 오줌을 눌 때는 변기 뚜껑을 올리는 거라고 알려 주세요. 네가 다녀간 자리는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고 알려 주세요. 간단한 집안일은 직접 하라고 말해 주세요. 이불과 베개를 정리하고, 쓰레기를 갖다 버리라고 말해 주세요. 빨래를 개고 방 청소를 하라고 말해 주세요. 여자가 할 일, 남자가 할 일 같은 건 없다고,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라고 말해 주세요.
여자아이가 “나한테 손대지 마!”라고 하거나 저리 가라고 말하면 그 친구를 귀찮게 해선 안 된다고 알려 주세요. 친구의 ‘싫다’는 말은 싫다는 뜻이라는 걸 알려 주세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정의롭고 평등하길 원한다면 여자와 남자가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말해 주세요. 이 넓은 세상의 절반은 여자가 받치고 있으니 항상 존중하라고 말해 주세요. 그리고 항상 친절하고 공평하라고 말해 주세요.
평등한 세상으로 가는 길, 《남여자아이를 위한 첫 성평등 그림책》이 아이들의 첫 번째 지도책이 되어 줄 거예요.
추천사
평등한 세상으로 가는 길은 때로는 미로 같아요. 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어디로 가야 하나 헷갈리기도 하거든요. 이 책이 미로를 헤쳐나갈 지도가 되어 줄 거예요. ‘어른이 되면’이 아니라 바로 지금, ‘언젠가 나중’이 아니라 바로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일러 주거든요. 성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꿈꾸는 세상, 우리가 만들 수 있어요. (초등젠더교육연구회 아웃박스)
▶ 글 줄리 머버그
동화책 작가로 《나의 첫 걸 파워》, 《나의 첫 유대인 베이비북》, 《반 고흐와 함께 뜰에서》, 《모네와 함께 소풍들》 등을 썼습니다. 동화책 전문 출판사 대표이기도 합니다. 작가인 남편과 네 명의 아들과 살고 있습니다.
▶ 그림 미셸 브러머 에버릿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여자아이를 위한 첫 성평등 그림책》, 《남자아이를 위한 첫 성평등 그림책》, 《소방서》, 《작은 도우미들 : 일하는 동물들》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남편과 어린 자녀들과 살고 있습니다.
▶ 옮김 노지양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방송작가로 활동하다 번역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동의》, 《메리는 입고 싶은 옷을 입어요》, 《나쁜 페미니스트》, 《내 그림자는 핑크》 등 어른과 어린이를 위한 책 90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에세이 《오늘의 리듬》과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를 썼습니다. 늘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있어서 번역하는 일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