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망쳐서 속상했던 모든 아이들에게■
-한 아이가 그림 그리는 과정을 통해 정말 중요한 걸 깨달아 가는 이야기-
<책에 대한 짧은 메모>""정말 중요하고 멋진 건 그만둘 줄도 아는 거야!""
종이만 있으면 무언가를 계속 그리고 지우고 또다시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때론 이게 그림인가 싶을 정도의 이상한 선들(낙서)같기도 하고, 대충 윤곽은 잡혔지만 그래도 이게 뭘까? 싶은 그림들도 자주 보게 된다. 누군가 아이에게 '그게 뭐야? 뭘 그린 거야?' 라고 물으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열심히 설명하다가도,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금세 풀이 죽거나, 화를 내거나, 그림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의 반응에 당혹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 스스로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즐기게끔 도와주는 것이니까.
십여 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던 교사이자 작가 앙또냉 루샤르는 그 즐기는 방법을 이렇게 말한다.
""문제가 있을 땐 혼자 끙끙대지 말고 다른 사람 의견도 들어 봐,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만 할 줄도 아는 거야"" 라고.
누구나 무언가에 지나치게 매달리다 보면 즐겁게 시작했던 것도 힘겹고 지겨워진다. 특히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재미있게 시작한 그림 그리기도 마찬가지다. 잘 안되면 괜히 짜증도 나고 신경질도 난다. 바로 그 순간 그만할 줄도,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고 작가 앙또냉은 이야기한다. 즐겁게 시작한 일을 짜증날 때까지 붙들고 있지 말고, 그 기분 좋은 순간 멈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좋은 마음과 함께 그림을 선물하라고. 즐거움을 나눠 갖는 일이야말로 가장 큰 즐거움일 테니까. 앙또냉 루샤르는 이 깜찍한 주제를 3색의 단순한 그림 속에 한 컷 한 컷 명쾌하게 담고 있다.
앙또냉 루샤르
1954년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공화국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의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10년 동안 선생님과 잡지사 기자 일을 하며 항상 그림 그리는 작업에 몰두했다. 여러 잡지와 신문에 그림을 연재했고, 프랑스와 일본에서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1990년부터는 그림책을 만드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작품으로는『내 코를 본 사람 누구 없나요?』『모래 한 알갱이』『사과 그림을 그리는 톰』 『아름다운 별 하나』등 21권의 책이 있다.
최윤경
딸에게 그림 동화를 읽어 주다가, 어린 딸만큼이나 그림 동화를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딸이 “엄마, 그림 그려 줘!” 하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피하기 일쑤지만, 동화 책 속의 그림들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세계를 찾아가는 건 무척 행복한 일이지요. 딸과 함께, 그리고 그 비슷한 또래의 어린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싶어서 프랑스의 좋은 그림 동화들을 열심히 소개하고 있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논문으로는 「말라르메 시에 나타난 부재의 양상과 허구의 유희」「주름의 형상으로 본 말라르메」가 있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경향신문/책마을(어린이책)
아이들은 칠할 것만 있으면 무언가를 계속 그리려고 한다. 종이에도, 벽에도 심지어는 책에까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린다. 10년간 교사생활을 한 저자는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순서와 마음상태를 재미있게 표현했다. ‘먼저 색을 고르고, 잘 칠해야 하는데, 물감일 경우는 흐르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가끔씩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가면서 그리다가 잘 풀리지 않거나 짜증이 나면 그만두는 게 좋다. 그리고 그림을 선물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길 수 있도록 지도하는 좋은 책이다.
200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