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슬픔이라는 감정의 여러 모습을 알려주는 그림책
아이들은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합니다. 아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를 잘 모르지요. 특히 슬픔은 아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감정입니다. 어른들이 보통 아이들에게 슬픈 상황을 만들어주지 않으려고 하고 슬픔을 느끼지 않게 해 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밝은 것, 좋은 것만 보고 듣고 느끼게 해 주고 싶어하지요.
하지만 슬픔은 언젠가는 찾아옵니다. 슬퍼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요. 친했던 친구가 멀리 이사를 갈 수도 있고,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날 수도 있고, 사랑하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수도 있으니까요. 그럴 때 아이들은 처음 찾아온 ‘슬픔’이라는 감정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이게 바로 슬픔이야’라고 알려주기는 어렵습니다. 슬플 때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누군가는 슬퍼서 대성통곡을 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눈물이 한 방울도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난 왜 이런 느낌이 들지?’라고 이상하게 여기지 않도록 슬픔의 여러 모습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슬플 때는 어떻게 하나요?》는 그동안 아이들의 심리를 잘 조명한 그림책으로 사랑받아온 다그마 가이슬러의 새로운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겪는 슬픔의 여러 모습을 함께 느끼도록 이끕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잘 보여 줍니다. 이겨 낼 수 없을 것 같은 슬픔도 언젠가는 조금씩 아문다는 것, 그래서 떠나 버린 사람과 보낸 시간을 기쁜 마음으로 되새기게 되는 때가 꼭 온다는 것을 작가는 사려 깊게 이야기합니다.
슬픔을 겪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고, 어떤 방법이든 다 괜찮다고 말해 주는 그림책
《슬플 때는 어떻게 하나요?》에서는 우선 슬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에 대해 말해 줍니다. 누구는 무거운 돌덩이를 삼킨 것 같다고 느끼고, 누구는 계속 울음이 나오고, 누구는 왠지 짜증이 많이 나고, 누구는 배가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지요. 이 책은, 슬플 때의 기분은 여러 가지이며, 슬퍼하는 방법에는 옳고 그른 것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슬플 때의 기분은 매번 달라진다고도 말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나는 일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견딜 수 없는 큰 슬픔을 겪게 되고 마음의 상처가 영영 낫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견딜 수 없는 이 슬픔이 영영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지요.
하지만 슬픔은 언젠가는 사라진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오래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있고, 그보다 짧게 아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계속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지요.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고, 혼자 있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어요. 이 책은, 슬픔을 겪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르며, 어떤 방법이든 다 괜찮다고 말해 줍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슬픔은 점점 사라지고, 슬픔이 사라진 자리에는 우리 곁을 떠난 사람과 지낸 아름다운 일이 더 많이 자리 잡게 된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우리를 아끼던 사람이라면, 우리가 언제까지나 슬퍼하고 있기를 바라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 마음 편히 노래하고 웃고 친구들과 떠들어도 괜찮다고 말해 줍니다.
슬픔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혹은 앞으로 닥칠지도 모르는 슬픔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아이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슬플 때는 어떻게 하나요?》를 읽어 주세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