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고 또 읽었던 책이 있나요?
우리 모두는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어릴 때는 매일밤 책을 가지고 가서 엄마나 아빠에게 읽어 달라고 하고, 학교 다닐 때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뒤로 한 채 밤에 이불 뒤집어쓰고 날새는 줄 모르고 만화책을 읽고, 어른이 되어서는 책장 정리를 하다가 문득 발견한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해 책장 정리는 뒷전이 되어 버린 경험이요.
그리고 아마 누구나 이런 책도 있을 거예요. 읽고 또 읽어도 너무 좋아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은 책 말이에요. 유명 작가의 책일 수도 있고, 누구나 다 읽어 봤을 만한 베스트셀러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만의 유명 작가, 나만의 베스트셀러일 수도 있지요. 그래서 나만의 특별한 책이 되는 거고요.
《나는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는 우리 모두가 하나쯤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나만의 특별한 책’에 대한 아주 귀여운 헌사예요. 꼬마 숙녀에게 사랑받는 ‘책’이 꼬마 숙녀가 자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기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거든요.
나는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
비록 6쪽은 바닷바람에 휙 날아가 버렸고,
10쪽은 목욕탕에 퐁 빠져 버렸고,
4쪽은 개가 잘근잘근 씹어 버렸지만,
너는 내 안의 모든 말을 다 기억하고 있지.
나는 네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
나를 잃어 버렸을 때, 너는 엉엉 울었지.
그리고 새 책을 사 온 엄마에게 말했어.
“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 아니야 !”
우리 아이에게 ‘제일 좋아하는 책’을 만들어 주세요!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중간중간 페이지가 없어졌는데도 책속의 말들을 모두 다 기억하고 있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기를 잃어버렸을 때 엉엉 울었대요. 그리고 엄마가 같은 작품의 최신 개정판을 사왔을 때 이렇게 말했다지요.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 아니야!” 라고요. 제목만 같다고 다 같은 책이 아닌 거예요. 내 손때가 묻은, 나와 함께 수많은 시간을 보낸 ‘그 책’만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인 거예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책에 대한 꼬마 숙녀의 애착이 너무 귀엽고, 그런 사랑을 받는 책의 난감해하는 듯하면서도 뿌듯해하는 모습이 내용 한 줄 한 줄에서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떠올리게 됩니다. 내가 좋아했던 혹은 내가 좋아하는 책을요. 아니면 나도 저렇게 좋아하는 책이 있었는지를요. 한때라도 그런 책이 있었다면 당신은 행운인 거고, 그런 책이 없었더라도 행운이에요. 왜냐고요? 앞으로 그런 책을 만나는 보석같은 기회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우리 아이에게 이런 ‘애착 도서’를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요?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할지 모르니 이 책 저 책 골고루 읽어 주거나 선물해 주는 거예요. 그럼 그중에 하나가 아이의 마음속으로 파고들 거예요.
아참! 꼬마 숙녀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이 책이 뭐냐고요? 제목은 한 번도 나오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요. 왜냐하면 표지를 처음 넘기자마자 《오즈의 마법사》 속 그림들이 나오거든요. 《오즈의 마법사》 초판본 그림들이에요. 맞아요. 표지에 있는 사자는 바로 《오즈의 마법사》 속 겁쟁이 사자랍니다.
▶ 글쓴이 매기 허칭스
작가이자 예술가 그리고 상담가입니다. 주말을 페인트칠과 낙서를 하며 보내곤 합니다. 아이와 어른들에게 친절과 희망을 북돋는 이야기를 온 마음과 영혼을 다해서 씁니다.
▶ 그린이 제스 랙클리프트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다양한 고객에게 판매되는 카드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러나 어린이책을 만드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아동 도서 위원회(CBCA) 올해의 책을 비롯하여 여러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 옮긴이 이정은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어린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함께 쓴 책으로 《될 수 있다!-영화, 애니, 만화 편》, 《미치도록 맞히고 싶어! SNS 맞춤법》이 있고, 옮긴 책으로 《여기 있던 책 어디 갔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