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힌 고통과 그리움을 민중의식과 결합시킨 신동엽 시인의 미망인 인병선 여사의 첫 시집
1. 홀로 둘이서
흙이 되려는 까닭 / 날 궂은 날이면 / 창세의 방주 / 꿈길에 당신은 / 우리가 처음 만났을때 / 부여 정림사지 / 펜 끝에 시로 돌아와 / 옹달샘
2. 섣달 그믐날
벼랑끝 / 북에서 왔다고만 하면 / 솔바람 / 오빠생각 / 그리운 사람들 / 무덤도 달려가는 / 어찌 님이라 하리
3. 열쇠 세 개 버리고
너는 어떤 능력자이기에 / 이 시대의 지장보살 / 들풀이 되어라 / 이러다 우리 새끼들 다 죽이겠네 / 더럽고 뻔뻔한 손 / 굳게 믿는 바 / 무늬 손자국 / 너 / 곰인형 / 작은 요술장이
4. 시인의 절규
정월 열 나흗날 밤 / 슬픈 봄나물 / 원경스님 / 썩은 새끼줄만 / 특별동 사람들은 / 여근곡 / 쑥 / 시로 넋 풀어야 할까 / 늙은 창녀 / 미아리 텍사스촌 / 이 시대의 피의 논리 / 타령이나 / 바람조차 병들었는가
5. 말을 놓으니
흰 구름 / 봄비 오는 날 / 진달래 / 삶 / 시를 쓰라 하심은 / 그냥 풀로 살아라 / 깔따리풀 / 비 / 한 마리 꽃뱀 / 아무렴 그렇지 / 한그루 가지 모종 / 라일락 그늘 / 새벽잠 헤집는 / 길 / 달맞이꽃 / 봄 / 대문 이야기 / 너 / 고즈넉한 밤 / 가을밤 / 우주여 / 숨 / 1988년, 낙엽 / 오동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