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의 작가 귄터 그라스의 최근작. 한 폴란드 여자와 독일 남자가 만령절에 붉은 괴꽃 더미 앞에서 운명적으로 만난다. 그들에게 두 민족을 화해시키려는 사업이 화살처럼 떠오르는데…. 이 담설(談說)은 동유럽 대변혁기에 무작정 휩쓸려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불길한 경고'의 뜻을 담고 있다.
이 책은 92년도에 출간하자마자 독일 문단에 격렬한 '통독 평가논쟁'을 몰고 온 걸로 유명하다. 귄터
그라스는 줄곧 독일 통일(사실상의 흡수통합)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개진해 왔는데, 이 책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우화적인 풍자 형식을 빌려 상징화시켰던 것이다.
이에 대해, 우파측에서 '귄터 그라스의 문학적 생명이 끝났다'는 식으로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고 귄터 그라스가 그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 데서, 이 '통독 평가논쟁'은 통독 이후 최대의 문학적인 논쟁으로 비화됐었다.
귄터 그라스(G nter Grass, 67세)
『양철북』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고 현대 독일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오랜 침묵을 깨고 92년도에 『무당개구리 울음』(Unkenrufe)을 발표했다.
홍윤기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