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작가가 최근 수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한 작품으로 무엇보다 그 자신의 자전적 경험들이 짙게 배어 있는, 말하자면 한 작가가 평생을 통해 단 한 번을 쓸 수 있을 뿐인 그런 작품이다. 1960년대에서 1990년대에 이르는 이 소설 속의 시간은 바로 작가 자신의 성장의 한 사이클과 일치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대는 동시에 3공화국에서 6공화국에 이르는 남한사회의 가장 첨예한 한 시기이며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얽어매고 있는 '현재의 시간'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자신의 우울한 청년기를 모두 머금고 있는 이 시간대를 정면으로 다룸으로써 자신의 청년기를 돌아봄과 동시에 독자들로 하여금 필연적으로 자신의 현재와 가까운 과거에 직면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시간대의 한복판에 광주민중항쟁이라는 뜨거운 화두를 던짐으로써 그 시간대에 고통스러운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다.
이원하
1947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 서울 경복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불문학을 공부하였다. 198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이산가족 문제를 다룬 『이 강산 낙화유수』로 등단한 후, 1990년 장편 『시간과 눈물』로 대한민국 문학상 소설부문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1991년에 소설집 『여기 고이 잠들다』를 출간하였다.
그는 결코 다산성의 작가는 아니며 작가적 역량에 비해 그에 합당한 주목을 받아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의 작품들은 우수와 정열을 한데 아우른 독특한 분위기와 서편제 가락같이 유장하고 아름다운 문체, 그리고 인간의 고통에 대한 근원적인 연민에 기반한 현실인식으로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해 왔다.
작가의 말 지상에서 우리는 이미 외로웠다
프롤로그, 또는 하나의 주석
1장 '데자셸'이라는 아이들 1
2장 '데자셸'이라는 아이들 2
3장 사랑에 잠길 때 1
4장 사랑에 잠길 때 2
5장 사랑에 잠길 때 3
6장 고향의 푸른 잔디 1
7장 고향의 푸른 잔디 2
8장 고향의 푸른 잔디 3
9장 '데자셸'이라는 아이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