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먹고, 상해에서 입으며, 북경에서 말한다
중국 유명 저널리스트에게 듣는 중국 도시와 사람들의 개성과 멋!
이제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상식적인 이해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좀더 세심하게 진입하지 않으면 자칫 본질을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느 나라이든지 간에 그 지역의 사람을 이해하려면 딱딱한 도식이나 이론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사람은 물론이고, 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모든 것,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문화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학만으로 또는 정치, 경제만으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능할 것이라고 고집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람에게 저마다 개성이 있듯이 도시도 마찬가지이다. 거친 곳이 있는가하면 수려한 곳도 있고, 영웅적인 기개가 느껴지는 곳이 있는가하면 온화한 정감이 넘치는 곳도 있다. 예를 들어 북경은 조화로움 속에서 큰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고, 상해는 탁 트인 듯한 느낌과 더불어 우아한 품위를 간직한 곳이다. 또한 광주는 맹렬하면서도 살아 움직이는 것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며, 하문은 미려하고 온화한 느낌이 절로 드는 곳이다. 그리고 성도는 유유자적하면서 소탈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고, 무한은 호탕하면서 굳세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품에 대한 평가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도시에 대해 품평하기를 즐긴다. 이른바 도시 문화란 때로 누구라도 한 마디쯤 거들고 지나갈 수 있는 재미있는 화젯거리이다. 그것은 마치 드라마를 본 후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중국의 여러 도시들은 정말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게다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도시들이 또한 얼마나 많은가! 여유만 있다면 천하의 도시들을 두루 통독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책을 읽음으로써 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도시, 중국 사람(원제: 독성기讀城記)』을 읽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작가 이중텐의 글은 간결하고 또한 장황하다. 오랜 관찰과 경험의 축적으로 간결함을 집어내고, 다시 그 간결함을 통해 여러 가지 요소들을 귀납하면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도시들은 나에게 있어 모두 외지外地이다. 따라서 나는 어느 도시이건 간에 외지인인 셈이다. 외지인의 감각이란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외지인이기 때문에 장점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여산廬山 안에 있으면 여산의 진면목을 모르는 것처럼 여산에 없기 때문에 여산의 모습을 대충 살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렇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아느냐 모르느냐? 녹음은 살져가고 꽃은 여위어 가는 것을""(이청조李淸照의 [여몽령如夢令])》 ― 이중텐
이중텐(易中天)
하문 대학 교수 겸 예술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중국 도시 중국 사람(讀城記)』 이외에도 『중국인 이야기(閑話中國人)』, 『중국의 남자와 여자(中國的男人和女人)』, 『품인록(品人錄)』 등의 저서가 있다.
유소영
이화여자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외국어 대학교 통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지금은 제주대학교 통역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중국어 고시 문제집』을 집필했으며, 『황릉의 비밀』, 『중국문화답사기』, 『주구점의 북경인』, 『부활하는 군단』, 『구룡배의 전설』, 『세계 문명기행』, 『첫 번째 친밀한 접촉』 등을 번역했다.
심규호
한국 외국어 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제주산업정보대학 교수로 있다.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육조 삼대 창작론 연구』 등의 저서가 있으며, 『중국문예심리학사』, 『도교와 중국문화』, 『중국경전의 이해』, 『중국 마르크스주의 문예이론』, 『장자와 모더니즘』 등을 번역했다.
도시와 사람들
1. 도시를 읽는다는 것 / 2. 도시의 성별 / 3. 도시들 간의 차이
북경성北京城
1. 북경의 문 / 2. 성(城)과 시(市) / 3. 거대한 도시 /
4. 패기와 부드러움 / 5. 평민과 시민 / 6. 두 종류의 처세술 /
7. 북경인과 상해인 / 8. 관리기질, 건달기질 / 9. 사랑스러운 북경
상해탄上海灘
1. 외지 사람, 상해 사람 / 2. 상해인과 상해탄 / 3. 상해탄과 북경성 /
4. 도시 부락민 / 5. 전통과 현대의 사이에서 / 6. 상해 남자, 상해 여자 /
7. 신상해인
광주시廣州市
1. 괴이한 도시 / 2. 하늘은 높고 화제는 멀다 / 3. 대시장大市場 광주 /
4. 다양한 '시'의 모습 / 5. 남은 이야기
하문도廈門島
1. 하문이란 도시 / 2. 가장 온화한 도시 하문 / 3. 섬과 사람 /
4. 하문에서 나와 하문을 본다
성도부成都府
1. 성도와 다관茶館 / 2. 용문진 / 3. 먹거리와 꽃시장 /
4. 소박함과 고상함 / 5. 성도여, 힘차게 일어서라
무한삼진武漢三鎭
1. 수도가 될 뻔했던 곳 / 2. 무한 사람들의 성격 / 3. 강인한 생명의 노래 /
4. 사랑스러운 무한 사람 / 5. 우세와 난제
심천특구 深 特區
1. 봄 이야기 / 2. 인간의 해방 / 3. 사투리가 없는 도시 /
4. 타인에게 무관심한 도시 / 5. 꿈을 실현시키는 도시 / 6. 희망의 뜨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