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는 우화를 통해 일상의 상식을 뛰어넘는 세계를 보여 준다. 그만의 독특한 상상력과 은유와 풍자로 때로는 기존의 질서를 우롱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연과 일치된 자유로운 삶을 보여 주기도 한다. 장자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는 ‘만물제동’의 사상을 바탕으로 자연 속에서의 거침없는 삶을 추구했다. 오늘날 장자가 어느 사상가보다도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찾은 자연 속의 자유야말로 진정한 인간성을 되찾는 길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장자가 제시하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하지만 자유로운 삶을 통해 새로운 삶의 대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화를 통해 상식을 깨는 독특한 철학 세계
≪장자≫는 다른 철학책들과는 확실하게 구분되는 글쓰기 형식이 있다. 바로 우화(우언)라는 형식이다. 인간 외의 사물에 인간의 감정을 부여하여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게 함으로써 교훈을 주고자 하는 의도로 사용되는 우화는 대개 인간의 한계를 조롱하고 풍자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다. 장자는 이런 우화를 통해 인간 중심의 사고나 인간 사회의 질서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하고자 했다. 그리고 인위적인 것을 거부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유롭게 사는 삶이야말로 다른 사람을 구속하거나 다른 사물을 괴롭히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을 진정으로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인간의 제도가 아니라 자연의 품속에 소박하게 동화되는 것임을 그는 풍자와 비유로서 말한다.
≪장자, 자연 속에서 찾은 자유의 세계≫는 이 같은 장자의 특징을 고려하여 우의(寓意)적 성격이 뚜렷한 글들을 중심으로 60개의 이야기를 뽑아 새롭게 풀어쓰고 해설을 덧붙였다. 우화에 담긴 숨은 뜻을 따라가다 보면 절대 자유의 세계를 꿈꾸었던 장자의 핵심 사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과 하나 되는 즐거움
장자의 세계는 어쩌다가 자연으로 돌아가서 자연을 느끼라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흐름에 온전히 자신을 맡기고 자연의 이치에 따르라는 것이다. 자연과 함께 할 때 인간은 더없이 행복해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실현 불가능한 주장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환경 파괴와 문명으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생각해 보면 장자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비록 남루하고 가난하게 살지라도 자연과 하나가 된다면 강대국이 약소국을,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권력이 보통 사람을 억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프리카 등지에서 기아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 파괴된 자연이 인간을 위협하는 현실을 볼 때, 자연 속에서의 소박한 삶이 진정 의미 있고 즐거운 삶이라는 장자의 가르침은 더욱 빛을 발한다.
장자는 기원전 약 335 ~ 약 275. 이름은 주. 중국 고대의 철학자이며 문장가이다. 양혜왕, 제선왕과 같은 시대에 살았으며 칠원리라는 하급관리를 지냈다. 초나라 위왕이 재상으로 삼으려 했으나 전원에서 자유롭게 사는 길을 택했다.
조수형 선생님은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과를 졸업하고, 동교육대학원에서 윤리교육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제7차 교육과정 전통윤리 교과서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현재 보성여자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살아 있는 도덕 수업을 위하여>>(공저)가 있고, 논문으로는 <남북한 통합의 관점에서 본 통일 교육> 등이 있다.
‘청소년 철학창고’를 펴내며
들어가는 말
1. 내편(內篇)
제1화 곤이 붕으로
제2화 허유와 접여의 삶의 태도
제3화 혜자의 박
제4화 쓸모는 하늘이 정하는 법
제5화 통하였느냐
제6화 조삼모사
제7화 참을 수 없는 지식의 가벼움
제8화 무엇이 올바른 삶인가
제9화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다
제10화 꿈 깨니 또한 꿈이런가
제11화 칼로써 양생을 말하는 정(丁)
제12화 사람에게서 자연으로
제13화 누구나 자기 설움에 운다
제14화 집착이 없으면 잃을 것도 없다
제15화 천륜(天倫)과 인륜(人倫)
제16화 존중함으로 존중받는다
제17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제18화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제19화 이름지어진 덕은 덕이 아니다
제20화 사람의 정, 하늘의 정
제21화 진인을 본받아
제22화 삶과 죽음을 넘어 자유로
제23화 청출어람(靑出於藍)
제24화 마음을 비우면 귀신도 도망간다
제25화 인위(人爲)가 무위(無爲)를 죽이다
2. 외편(外篇)
제26화 물오리와 학의 다리
제27화 수양산 바라보며 공자를 탓하노라
제28화 그 어떤 기예도 자연을 빚지는 못한다
제29화 곳간지기 공자
제30화 바람만이 아는 대답
제31화 요임금과 봉인
제32화 인도(人道)와 천도(天道)
제33화 진리를 담을 그릇은 없다
제34화 지극한 인(仁)은 근본에 따르는 것
제35화 천도 정치
제36화 버려야 얻는다
제37화 본성에 대한 편견
제38화 벼랑에 이르러야 바다를 본다
제39화 바람은 경계가 없다
제40화 짝 잃은 장자를 곡하노라
제41화 마음을 비우면 죽음도 피한다
제42화 최고의 명장은 자연
제43화 쓸모는 사람이, 수명은 자연이 정한다
제44화 가장 뛰어난 화장술은?
제45화 제후보다 진인
제46화 흐르는 강물처럼
제47화 한 우물을 파라
3. 잡편(雜篇)
제48화 자연인 경상초
제49화 함께 가는 길
제50화 관포지교(管鮑之交)
제51화 성(聖)과 속(俗)
제52화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
제53화 필요로 하는 것을 주어야
제54화 꽃은 꽃이 아니다
제55화 나보다 귀한 것은 없다
제56화 도척의 길, 공자의 길
제57화 활인검(活人劍)
제58화 모든 화는 내 탓이다
제59화 자연에서 일어나 자연에 눕다
제60화 물은 부드러우나 다투지 않는다
영원한 자유인, 장자
풀빛 출판사가 기획한 ‘청소년 철학창고’는 가능한 한 쉽게 고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청소년 소화력을 감안해 만들어 낸 동?서양 사상의 고전 시리즈다. 청소년판 세계문학전집이 있듯이, 청소년판 세계사상전집도 나올 때가 됐다는 것이 출판사의 판단이다. ‘청소년 철학창고’는 학계의 중견 학자들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고전을 가려뽑는 선별 절차를 두었다. 집필자는 청소년들의 눈높이를 잘 알고 있는 해당 분야를 전공한 중?고등학교 교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겨레 신문 고명섭 기자(2005년 3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