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다시 만나는
가슴 뭉클한 감동 스토리 !
방송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런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거대 자본의 세련됨이나 화려한 볼거리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진짜 이야기들이다. 때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이야기들도 있지만 사람들은 그 속에서 만나는 아픔이나 놀라움을 보며 울고 웃으며 감동한다.
여기 그런 이야기가 있다. 1941년 덩케르크를 배경으로 한 <흰기러기>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오헨리상까지 거머쥔 폴 갤리코가 들려주는 가슴 뭉클한 두 편의 이야기.
? 소외된 사람들의 용기 있고 아름다운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
평생 곱사등이에 흉측한 외모로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며 살던 한 남자가, 어느 날 자신이 구한 흰기러기와 함께 폭격이 난무하는 바다를 가로질러 수백 명의 병사들을 구해 내는 이야기와 형제처럼 지내던 당나귀가 몹쓸 병에 걸리자 그것을 낫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 이 두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자세를 마치 실제 있었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보여 줌으로써 우리에게 또 하나의 감동을 준다. 뿐만 아니라 작지만 자신이 믿고 지키고 싶은 사랑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에는 원서 판본에 있는 그림이 아닌 고(古) 의재 허백련 선생님의 손자 허달용 화백의 손을 빌어 여백의 미와 깊이를 지닌 수묵으로 새롭게 삽화를 그려 넣었다. 비록 이 이야기의 배경이 유럽이긴 하지만 여기에 담겨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나 흐름이 은은한 먹 향기와 같은 느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짧지만 가슴 찡한 감동을 주는 <흰기러기>와 <작은 기적>. 우리는 이 두 편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 그 무엇이건 자신에게 소중한 목표나 대상이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볼품없고 그 상황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힘’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까닭에 지금까지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 스토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흰기러기>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야.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나도 남자다운 일을 하는 거야.”
?? 세상에 버려진 외로운 한 남자의 묵묵한 사랑의 노래
1930년 늦은 봄, 앨더 강 어귀의 버려진 한 등대에 필립 리야더라는 곱사등이가 찾아온다. 필립은 그곳에서 사람들과 모든 인연을 끊은 채 새들과 자신이 그린 그림과 외로움을 벗 삼아 살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프리다라는 어린 소녀가 총에 맞은 흰 기러기를 가슴에 안고 필립을 찾아온다. 필립은 흰기러기를 정성껏 치료해 주고‘길 잃은 공주님’이란 이름을 붙여 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프리다가 아름다운 아가씨로 변해 가던 어느 날, 필립은 흰기러기와 함께 전투가 한창인 바다로 떠난다. 등대에 프리다를 남겨 둔 채 바다 한가운데 버려진 군인들을 구하기 위해서. 그 뒤 검은 연기가 자욱한 하늘 어디선가 나타난 흰 기러기와 총알을 뚫고 구원의 손길을 내민 한 곱사등이의 기적 같은 이야기만 단편적으로 전해지는데….
<흰기러기>는 크게 두 축으로 흘러간다. 기형적 외모 때문에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살아가고 있는 필립에게 어느 날 프리다라는 소녀가 다친 흰기러기를 데려와 치료함으로써 셋이 특별한 우정과 사랑을 키워 가는 이야기와 제2차세계대전 당시 덩케르크에서 독일군에게 공격 당해 오도 가도 못하는 영국군을 필립이 구출하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고 단지 여러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여러 이야기를 모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필립이 덩케르크로 떠난 뒤의 이야기는 그곳에서 구출된 병사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어 더 절절하다.
세상 누구보다 동물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던 필립은 자신이 사랑하고 보살펴 준 동물들이 자신을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고 행복해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어김없이 찾아오는 흰기러기와 흰기러기를 함께 보살피며 진짜 친구가 된 프리다를 통해 그동안 상처받았던 세상에 대해서도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사람들에게서 전쟁 소식을 들은 필립은 프리다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그러니까 병사들이 사냥꾼 총에 맞은 새들처럼 바닷가에 버려져 있어, 프리다…… 오래전에 네가 늪에서 데려와 우리가 상처를 치료해 주었던 길 잃은 공주처럼, 길을 잃고 쉴 곳도 없이 맨몸으로 비바람과 싸우고 있어. 도와줘야 해,…(중략)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야. 이건 나도 할 수 있어. 처음으로,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나도 남자다운 일을 하는 거야.”(본문 49p)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다운, 아니 남자다운 일을 할 수 있다는 필립. 그는 그 이유만으로 위험하고도 험난한 길을 선택한다. 필립은 자신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등대에 머물기를 선택했던 흰기러기와 그 흰기러기를 함께 보살피며 차츰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고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주는 프리다를 통해 서서히 자신의 사랑을 세상 밖으로 확장해 간다. 그렇다. 세상은 그를 버렸을지 모르지만 그는 세상을 버리지 않았다. 흰기러기 또한 필립과 끝까지 함께했다. 폴 갤리코는 필립과 흰기러기와 프리다를 통해 어떤 시련과 고통이 닥쳐도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다운지를 보여 준다.
<작은 기적>
“제발, 제발 비올레타가 제 곁에 조금만
더 오래 함께 있게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세상에 버려진 외로운 소년의 용기 있는 사랑의 노래
<작은 기적>의 배경이 되고 있는 아시시는 성 프란체스코 성당을 탄생하게 한 성 프란시스가 태어난 곳으로 오늘날도 가톨릭 순례지로 유명한 곳이다. 폴 갤리코는 아시시와 성 프란시스라는 실제 공간과 인물을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멋지고 아름다운 또 하나의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고아로 태어난 페피노는 아시시에서 당나귀(비올레타)와 살고 있는 소년이다. 페피노는 어린 나이로 의지할 데 하나 없었지만 자신의 당나귀 비올레타만 있으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물론 비올레타가 몹쓸 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페피노는 병에 걸려 하루하루 힘들어하는 비올레타를 낫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평생 사랑을 실천하며 성인이 된 성 프란시스 앞에서 기도를 하면 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교황 성하까지 찾아가게 된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 가족이든 친구이든 꿈이든. 그러나 그 앞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픈 시련이 닥치면 많은 사람들은 고통스러워하며 때론 포기하기도 도망치기도 한다. 그러나 페피노는 자신의 친구이자 가족인 당나귀 비올레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폴 갤리코는 <작은 기적>을 통해 세상에서 버려진 가난하고 외로운 어린 소년이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큰 용기를 낼 수 있는지, 또 그러한 용기가 얼마나 큰 사랑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일깨워 주고 있다.
글쓴이> 폴 갤리코
1897년 뉴욕에서 태어나 콜롬비아 대학을 다녔다. 1922년부터 1936년까지 <뉴욕데일리뉴스>에서 스포츠 기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1918년에는 미국 해군에서 장포 하사관으로, 1944년에는 해병 원정대로 복무했다. 1941년, 덩케르크를 배경으로 한 <흰기러기>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명성을 얻었고, 오헨리상을 수상했다.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꼬리 없는 쥐, 맹크스마우스>가 있다.
옮긴이> 김은영
이화여대를 졸업했고, 번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과학탐구 대회 우승 작전> <소인족 페루인의 모험> <4원소로 보는 자연 이야기> <공룡 배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