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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어머니의 애인이다-프로이트, 그 삶의 수수께끼 크게보기

나는 내 어머니의 애인이다-프로이트, 그 삶의 수수께끼

저자

글: 비르기트 라한, 사진: 우테 말러

옮김

천미수

발행일

2007-10-05

면수

신국판 변형(153*205)

ISBN

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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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89-7474-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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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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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프로이트의 삶인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그는 20세기에 가장 큰 충격을 주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그는 인간 정신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무의식을 발굴해 이성이라는 근대정신의 지렛대를 왕좌에서 끌어내렸고, 그의 이론은 예술, 철학, 의학, 과학, 문학 등 수많은 영역을 아우르며 20세기 사회 전반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20세기 중반 이후 프로이트의 사상은 하나의 화두로 작용했고, 정신분석, 무의식, 욕망, 초자아 등의 용어는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일상화된 표현이 되었다. 아직도 지구상의 많은 서가에 프로이트가 남긴 세기의 저작들, 프로이트의 사상을 다룬 연구서들, 정신분석과 관련된 각종 서적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음을 보면, 이 세계적인 대학자의 시대는 변함없이 진행 중인 듯하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이름이 그토록 자주 거론되는 데 비해 우리는 그의 삶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과정 없는 결과가 존재할 수 없듯, 한 인물이 남긴 위대한 사상 뒤편에는 그것을 이룬 삶의 자취가 있는 법. 그렇다. 프로이트의 혁명적 이론 뒤에도 분명 그의 열정적인 삶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학문적 성과에만 눈을 돌리느라 정작 그의 삶에는 너무도 무심했던 것은 아닌지, 누군가의 삶을 간과한 채 사상만을 언급하는 것은 결국 반쪽짜리 논의에 불과한 것이 아닌지, 우리는 이쯤에서 한번 자문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는 감추고 싶은 치부를 드러내면서까지 스스로를 정신분석의 실험대상으로 삼아 자신의 사상을 완성시킨 치열한 학자였다. 때문에 그의 삶과 사상은 매우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우리가 프로이트의 삶을 제대로 되짚어봐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어주는 것이다. 비르기트 라한의 《나는 내 어머니의 애인이다 - 프로이트, 그 삶의 수수께끼》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전기문학이다. 그간 특히 국내에, 프로이트의 학문세계에 초점을 맞춘 책들은 다양하게 나와 있었던 반면 그의 삶을 제대로 조명하고 있는 책은 찾기 힘들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이 책이 가진 특별한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 알려지지 않은 프로이트의 삶, 그 은밀한 수수께끼를 풀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서구 사회는 격동의 시기, 그 자체였다. 세기말이라는 시대적 분위기와 더불어 러시아 혁명에 이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종결, 그리고 히틀러와 나치라는 전대미문의 전제주의 정권의 등장 등 서구는 그야말로 격랑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혼란의 시기를 예비했던 1856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연합제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났다. 유대인을 억압하고 배척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가 자신의 불리한 출생 신분으로 인해 평생을 고통 받으며 살았음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이 책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천재로 태어난 한 유대인이 민족적 편견에 의해 자신의 사상적 입지마저 위협당하는 과정이 아주 또렷하게 묘사되어 있다. 유대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대학에서 교수로 자리 잡기까지 겪어야 했던 수많은 편견과 차별, 학문적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기는커녕 출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학계에서 외면당했던 어려움들, 유대인 차별을 극단적으로 끌고 가던 나치에 쫓겨 영국으로 탈출할 수밖에 없었던 위기의 순간들까지, 그가 겪어야 했던 삶의 우여곡절이 저자의 독특한 필치를 통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듯 드라마틱하게 그려진다.
또한 이 책은 주인공인 프로이트뿐만 아니라 그의 곁에서 숨쉰 수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웃음까지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최초의 연인이자 마지막까지 그의 반려자가 되어준 속 깊은 아내 마르타, 아버지가 가는 길이라면 어디든 끝까지 함께하고자 했던 막내딸 안나, 그의 망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진정한 친구 마리 보나파르트 공주, 현명한 주치의 막스 슈르, 한때 프로이트에게 후계자로 지목당했을 정도로 절친한 관계였으나 끝내 프로이트에게 등을 돌리고 만 카를 융, 재미있는 사연으로 얽힌 화가 달리와의 인연이나 슈니츨러를 비롯한 예술가들과의 교류 등이 시대적 배경과 어우러져 흥미진진하게 묘사된다. 이들 인물과 관련된 책장을 하나둘 넘기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20세기 초 유럽 지성사를 읽고 있는 듯한 소중한 경험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내 어머니의 애인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전기!

《나는 내 어머니의 애인이다 - 프로이트, 그 삶의 수수께끼》는 프로이트가 태어나 죽음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들을 누구나 읽기 쉬운 문체로 아주 생생히 그리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저자 비르기트 라한은 기존의 전기문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아주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프로이트의 삶을 재구성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제3자인 작가 자신의 목소리를 최소화하고 프로이트가 직접 남긴 편지나 저서 등 그의 흔적을 최대한 활용해, 프로이트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듯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는 점이다. 프로이트가 평생에 걸쳐 그의 지인들에게 보낸 비밀스런 편지들은, 그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솔직한 모습들을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흥미와 웃음을 준다. 시시콜콜한 일들까지 주변인들에게 일일이 떠벌릴 정도로 편지쓰기를 즐겨했던 은근한 수다쟁이 프로이트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간 상상하기 힘들었던 그의 인간적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여러 편지들에 드러난 학문과 관련된 언급들은 그가 자신의 학문세계에서 어떤 점을 치열히 고민했고 어떤 점을 힘들어했는지 한눈에 파악하게 함으로써, 그의 사상이 지닌 이론적 배경들을 보다 깊숙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남자는 어머니의 애인으로서 인생에 대한 정복감을 갖는다”, “ 나는 무신론을 믿는 의학도다”, “입맞춤할 상대가 없으면 흡연을 피할 수 없다” 등과 같은 소제목들 역시 프로이트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인용한 것으로서 그의 삶을 보다 정확히, 그리고 실감 나게 보여주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이 책이 선사하는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사진작가 우테 말러의 아름다운 사진에 있다. 작가는 프로이트가 사용했던 물건들, 그가 살았던 곳, 그와 관계된 장소들을 투명한 카메라 렌즈에 담아 색채 만발한 시각적 언어로 되살려냈다. 화사하고 생동감 넘치는 사진들은 프로이트의 지난 흔적을 눈앞의 현실로 불러와 그의 삶을 더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프로이트의 발자취를 눈으로 직접 따라가다 보면 마치 그의 삶이 피부로 와 닿는 듯한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세기를 만든 진정한 석학 지그문트 프로이트.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정신분석학자로서의 프로이트 이전에 그는 가족에게는 매우 헌신적인 가장이었고, 진정으로 인간을 사랑한 낭만주의자였으며, 고전문학과 신화에 탐닉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었다. 《나는 내 어머니의 애인이다 - 프로이트, 그 삶의 수수께끼》는 이처럼 우리에게는 일면 생소한 ‘인간 프로이트’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수많은 고뇌와 어려움을 헤치고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 나간 프로이트의 솔직한 삶을 통해, 우리는 그의 참된 모습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