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만 가면 목소리가 작아진다고?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소담이에게 사촌 오빠가 말했어요. 학교에서는 쓸데없는 말을 하면 안 된다고요. 소담이는 쓸데없는 말이 뭔지 생각해 보고, 엄마에게 물어도 봤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소담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아 쓸데없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그날은 미술 시간이었어요. 짝꿍이 말한 것에 대답을 해 줬는데 선생님이 소담이를 세워놓고 말했어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하면,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없어요." 소담이는 친구들의 시선에 온몸이 따끔거리고 가슴이 뛰었어요. 소담이가 생각하기에 자신이 학교에서 하는 말은 모두 쓸데없는 말 같았어요. 말을 안 하다 보니 목소리를 크게 내는 방법도 까먹고 말았어요. 목소리를 줄이는 리모컨 요정이 따라다니는 것처럼요. 친구들은 갑자기 목소리가 작아진 소담이가 왜 그런지 궁금해했고, 친구들의 관심이 커지자 소담이는 목소리 내는 것이 더 힘들어졌어요. 소담이의 목소리가 다시 크게 나올 수 있을까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목소리 작은 애의 이야기
처음에 소담이는 말을 안 해도 괜찮았어요. 친구들과 엄마 아빠 놀이를 할 때면 응애응애 우는 아기 역할을 맡으면 되고, 대답할 일이 있으면 고개를 끄덕였거든요. 그런데 부모님이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반에서 한 스피드 게임에서 소담이만 알고 있던 답을 말하지 못 해 소담이네 모둠이 이기지 못 했어요. 그러던 중 미술 시간에 소담이는 엄청 큰 재채기를 하게 되었고 왕 콧물이 나왔어요. 손수건도 휴지도 없는 상황이라 선생님에게 말을 해야 했지요. 소담이는 용기를 내서 선생님 앞까지 갔지만 선생님을 부를 수 없었고 결국 울어버렸어요. 교실을 벗어나 두 사람만 있게 되자 선생님은 소담이의 고민을 물어봤어요. 선생님은 쓸모없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점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소담이의 대답을 듣자 조금 놀랐어요. 그러더니 선생님은 목소리 내는 특별한 방법에 대해 알려 주었어요. 선생님이 알려 주신 방법은 무엇일까요?
중요한 순간 힘이 안 들어가서 목소리가 떨리고 작게 나온 적이 있으세요? 누군가가 나에게 집중하는 느낌에 볼이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거려서 목구멍이 꽉 막힌 기분을 느껴 본 적은요? 특정한 상황에서만 말하기가 어렵고 목소리가 작게 나오기도 하나요? 아마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갑자기 ‘목소리 작은 애’가 된 경험이 있을 거예요. 이런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소담이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소담이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독자들도 용기를 내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될 것입니다.
목소리 작은 애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
이 이야기의 글 작가는 어린 시절 소담이처럼 목소리가 잘 안 나왔던 경험이 있다고 해요. 그때 작가의 엄마가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 주었기에 잘 지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소담이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받았던 것처럼 따뜻한 응원의 마음을 가득 담아 이야기를 썼다고 해요. 이야기 속에는 소담이를 응원하는 여러 인물이 나옵니다. 엄마, 선생님, 반 친구들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소담이를 기다려 주고, 응원해 줍니다. 이 이야기 읽는 전국의 ‘목소리 작은 애’들도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힘을 얻을 거예요.
이 책의 그림 작가인 소복이 작가도 그림 속에 아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담았어요. 소담이와 엄마가 서로를 마주보며 말하는 그림이 반복적으로 나와요. 소담이가 엄마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엄마는 소담을 위로합니다. 또한 소담이가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에 엄마는 기뻐해 주지요. 엄마가 소담이를 위하는 마음이 담뿍 담긴 이 그림을 보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함께 위로받을 수 있을 거예요.
▶ 글 김수현
“What do you want to be?”라는 단원을 가르치다, 한 아이가 제가 던진 이 물음에 “I want to be a writer.”라고 대답했습니다. 순간 잊고 있던 저의 꿈 하나가 비로소 새싹을 틔울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교실에서 만나며, 또 동화를 쓰며 내 마음 속 새싹을 꽃피우며 살고 싶습니다.
블로그: blog.naver.com/ggoryggory
인스타그램: instagram.com/teacherdalcom
▶ 그림 소복이
재미난 얘기는 듣고 또 들어도, 읽고 또 읽어도 재밌습니다. 게다가 그리기까지 하니 더 재밌어 죽겠는 만화가입니다. 그린 책으로는 《그 녀석 걱정》, 《오늘도 학교로 로그인》, 《노랑이 잠수함을 타고》, 《셀마 대행진》, 《마음버스》가 있고, 쓰고 그린 책으로는 《애쓰지 말고, 어쨌든 해결 1·2》, 《소년의 마음》, 《어린이 마음 시툰 : 우리 둘이라면 문제없지》, 《구백구 상담소》, 《만화 그리는 법》, 《왜 우니?》, 《엄마 말고, 이모가 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