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벤 누르드크비스트의 \'핀두스의 특별한 이야기\' 시리즈. 이 책은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CD 게임이 나올 정도로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핀두스라는 고양이와 핀두스를 기르고 있는 페테르손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두 번째 권입니다.
할아버지와 핀두스는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며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합니다. 둘은 어느 날 닭을 잡아가는 여우가 올 거라는 소리를 듣고 여우를 쫓을 방법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 책은 집에서 기르는 닭들을 지키기 위해 핀두스와 함께 여우를 쫓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자연과 동물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들이 녹아나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림입니다. 스웨덴 출신으로 스웨덴 문학 진흥상, 독일 청소년 문학상 등을 받고, 여러 나라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가는 수많은 자잘한 그림들을 통해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세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주변의 나무, 꽃, 작은 동물 등 엉뚱하게 등장하고 있는 듯 하지만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들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놓치기 쉬운 많은 것들도 모두 살아 숨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김현정)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Sven Nordqvist)
1946년 헬싱보리에서 태어났다. 어린이 책을 만들기 전에는 건축가이자 광고 일러스트레이터였던 그는 현재 스웨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스웨덴 문학 진흥상, 엘사-베스코상,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였다.『페테르손 할아버지와 핀두스 이야기』는 그림책과 테이프로 읽고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CD 게임이 나왔을 정도로 여러 나라 어린이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김경연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였다.「독일 아동 및 청소년 아동문학 연구」라는 논문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아동관련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동문학가이며 많은 인문과 아동도서를 번역하고 다양한 정보 분석을 통해 좋은 외국도서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작품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생생하고 감각있는 번역이 돋보인다.
역서로는 『행복한 청소부』, 『바람이 멈출 때』, 『애벌레의 모험』, 『날고 싶지 않은 독수리』, 『내 강아지 트릭시를 돌려줘!』, 『스타가 되고 싶어!』, 『오빠의 누명을 벗기고 말 테야』, 『동생은 괴로워』, 『통조림 속의 아가씨』, 『나무 위의 아이들』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한겨레신문/우리집 책꽂이
시골의 작은 농가에서 고양이 핀두스와 함께 살고 있는 페테르손 할아버지가 벌이는 일상생활 속의 해프닝을 그린 시리즈 그림책. 닭을 훔쳐가는 여우가 올 거라는 얘기를 들은 할아버지와 핀두스는 풍선으로 가짜 닭을 만들고 그 안에 후추를 넣어 여우를 골탕먹일 계획을 짠다. 삽화의 여기저기서 눈에 띄는 자잘한 그림들은 작가가 주변의 나무, 꽃, 동물들을 한 가족으로 끌어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1.04.30)
중앙일보/꾸러기 책동네
핀두스라는 고양이와 핀두스를 기르고 있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시리즈. 동물,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자잘한 곳까지 놓치지 않고 묘사한, 유머러스한 그림이 돋보인다.(2001.04.21)
조선일보/책마을(어린이)
그림을 보는 것 만으로도 “진한 감동”
좋은 그림책에서 글이란 종종 아주 성가신 존재로 느껴지곤 한다. ‘내용’을 파악하자는 심산에서 보자니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림을 감상하자니 글씨가 자꾸 방해를 해 온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방법이 글을 다 읽고 난 후 다시 책을 펴 그림을 보는 것이다.
이 작품의 ‘글’은 페테르손 할아버지와 고양이 핀두스가 할아버지네 집 닭들을 습격하는 여우를 퇴치하기까지의 재미난 과정을 담고 있다. 여우를 골탕먹이기 위해 풍선으로 가짜 닭을 만들어 그 속에 후추를 넣고, 마당 여기저기에 폭죽을 설치해 두었으며, 여우의 혼을 빼기 위해 유령까지 준비해 둔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희생양은 여우를 잡기 위해 총을 들고 나타난 옆집 아저씨. 후추냄새를 맡은 영리한 여우는 멀찍이 물러나 멋진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자기 대신 옆집 아저씨가 혼쭐나는 꼴을 지켜볼 따름이다.
‘교훈’에 익숙한 어른들은 이 시시한 결말에 고개를 갸우뚱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애초부터 글보다 그림에 주목했다. 이웃집 아저씨와 페테르손 할아버지가 여우퇴치법을 이야기하는데 아저씨네 개는 마당의 장작을 보며 으르렁대고, 핀두스는 할아버지 모자 뒤에 숨어 살생을 말하는 아저씨를 노려본다. 할아버지가 가짜 닭을 만들 때는 생쥐 가족과 배낭을 맨 도마뱀이 구경꾼으로 등장한다.
아이가 이 책을 ‘읽는다면’ 그런 그림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엄마의 무릎에 앉아 구연을 들으며 그림을 ‘본다면’, 아이는 할아버지의 작업을 지켜보는 그림 속의 작은 등장인물들과 함께 훌륭한 관객이 될 것이다. 그림책은 읽지 말고 보아야 하는 이유를 훌륭하게 설명하는 작품이다.(2001.04.21/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