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눈높이에 맞춘 ‘저학년 첫 역사 인물’ 시리즈
어린이들이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얻고, 가치관을 정립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사 인물에 대한 책을 읽고 그 인물을 닮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린이들의 바른 인성을 위한 쉽고도 중요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인물의 이야기를 통하여 역사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배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역사를 어려워한다면,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를 읽는 것으로 역사에 대한 쉬운 접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역사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은 매우 필요하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저학년 첫 역사 인물’ 시리즈는 우리 어린이들이 어릴 적부터 역사 속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고 바른 인성을 가질 수 있게 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또한 어린이들이 ‘존경하는 인물’, 즉 인생의 멘토를 갖고 올바른 가치관 정립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 꿈을 갖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역사 속 인물들은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어떤 마음가짐과 인성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일들을 했는지를 저학년 눈높이에 맞게 동화로 구성하여, 재미있는 동화를 읽으며 인물들의 삶을 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여덟 번째 권은 나라를 위해 온몸과 마음을 바치고 머나먼 타국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이야기 《궁금해요, 안중근》입니다. 위대한 독립운동가 안중근을 만나 보세요.
*저학년 첫 역사 인물 시리즈
1권 궁금해요, 장영실 | 2권 궁금해요, 신사임당 | 3권 궁금해요, 정약용 | 4권 궁금해요, 윤동주 | 5권 궁금해요, 김구 | 6권 궁금해요, 유관순 | 7권 궁금해요, 세종 대왕 | 8권 궁금해요, 안중근
공부에는 뜻이 없고 활쏘기와 칼싸움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
안중근은 태어났을 때 가슴과 배에 일곱 개의 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북두칠성의 기운을 받아 태어났으니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가족들은 생각했지요. 이름은 응할 응, 일곱 칠을 써서 ‘응칠’이라고 지었어요. 응칠이는 신동이었어요. 배우지 않았는데도 네 살 때 천자문을 읽었지요. 하지만 고집이 세서 어른들에게 꾸지람을 들을 때가 많았어요.
응칠이는 활쏘기도 잘했고, 칼싸움에도 능했어요. 총 쏘는 실력도 뛰어나서 어른들을 따라 사냥에 나섰다가 커다란 멧돼지를 잡기도 했어요. 그런 응칠이를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늘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보았어요. 사내답긴 하지만 성질이 너무 급한 응칠이를 보며 불같은 성격이 가라앉고 말과 행동이 차분해지라는 의미에서 무거울 중, 뿌리 근을 써서 ‘중근’이라고 이름을 바꿔 주었지요. 안중근은 공부에는 뜻이 없었어요. 아버지는 한문, 유교, 조선의 역사를 가르쳐 주었지만 안중근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온갖 핑계를 대고 친구들과 사냥을 떠났지요.
우리나라의 현실과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하다
열아홉 살이 되고 천주교를 믿기 시작한 안중근은 ‘도마’라는 세례명도 받았어요. 프랑스 신부들과 함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전도 활동을 하던 안중근은 사람들의 교육 수준이 생각보다 낮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제야 아버지가 늘 교육을 강조한 이유를 알게 된 거예요. 그때부터 안중근은 우리나라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나라가 강해지려면 하루라도 빨리 서양의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1905년, 일본은 강제로 우리나라와 을사늑약을 맺고 우리나라에 간섭했어요. 안중근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길 수 없다는 생각에 삼흥학교를 세워 교육에 힘쓰고 군사훈련도 시켰어요. 그러나 교육만으로는 일본에게서 우리나라를 되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의병 부대를 만들어 일본과 싸웠어요.
그리고 1909년, 이토 히로부미가 대한 제국을 강제로 빼앗으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제거하기로 결심해요.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면 세계에 우리나라의 처지를 알릴 수도 있을 테니 하늘이 내린 기회라고 생각했지요. 이 일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안중근은 우덕순과 머리를 맞대고 치밀한 작전 계획을 세웠어요.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머나먼 타국 땅에서 순국하다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우덕순은 한 정거장 전인 차이자거우역에서 거사를 치르기로 했어요. 만약 우덕순이 실패하면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는 거예요. 우덕순은 러시아군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제 이토 히로부미를 죽일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 안중근에게 있었어요.
일본사람처럼 꾸민 안중근은 일본 신문기자라고 속이고 하얼빈역 안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가 기차에서 내렸을 때, 세 발의 총을 이토 히로부미의 가슴에 쏘았어요. 이토 히로부미는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고, 안중근은 품 안에서 태극기를 꺼내 드높이 흔들며 “대한 제국 만세!”를 외쳤어요. 도망갈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어요.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일에 대해 재판을 받으며 재판 과정에서 이토 히로부미와 일본의 죄를 세계에 알리고 우리나라의 자주독립을 주장하기 위해서예요.
법정에 선 안중근은 자신이 이토를 죽인 것은 한국 독립 전쟁의 한 부분이며 개인 자격이 아닌 대한 제국군 참모총장의 자격으로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해 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해요. 자신은 범죄자가 아니니 국제법에 따라 처벌하라고 말이에요. 그러나 이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일본은 안중근에게 사형을 선고해요. 안중근의 어머니는 목숨을 아끼겠다고 항소하지 말고 당당하게 죽음을 택하라고 하고, 안중근은 어머니 뜻에 따라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기로 결정해요. 그렇게 안중근은 머나먼 타국 땅, 뤼순 감옥에서 생을 마쳐요.
그런데 일본은 사형당한 안중근의 시신을 가족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몰래 가지고 가서 묻었어요. 어디에 묻었는지도 가르쳐주지 않고요. 안중근의 무덤이 만들어지면 많은 사람이 찾아가 일본에 보복하려는 마음을 가질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에요. 결국 안중근의 주검은 머나먼 타국, 뤼순 땅 어딘가에 묻혀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어요.
동양의 평화를 깨뜨리고 우리나라를 집어삼키려는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순국한 위대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어지러운 세상에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안중근 의사 같은 분이야말로 바로 영웅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