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번째 민족 대표이자 푸른 눈의 독립 운동가가 전하는 3?1 운동 이야기
일본의 식민지로 살아야 했던 35년 간의 일제 강점기는 우리 역사의 가장 어두운 터널이었어요. 그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3?1 운동이에요. 1919년 3월 1일, 우리 국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을 선언하며 만세를 외쳤어요.
“대한 독립 만세! 조선 독립 만세!”
독립을 부르짖는 간절한 외침은 들불처럼 퍼져 나가 전 국토를 뒤덮고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던 동포들까지도 만세 운동에 참여했어요. 3?1 운동은 폭력적인 일본의 강제 점령에 저항하는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이자, 만천하에 우리의 자주독립을 알리는 선언이었어요.
3?1 운동은 온 국민의 염원으로 이루어진 혁명과 같은 사건이었어요. 지식인과 종교계, 학생들이 오랜 시간 힘을 모은 덕분에 민족 대표 33인이 독립 선언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 운동이었지요.
그런데 혹시 3?1 운동의 34번째 민족 대표라 불리는 푸른 눈의 독립운동가가 있다는 것을 혹시 알고 있나요? 바로 국립 현충원에 최초로 묻힌 외국인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예요. 석호필이라는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 학생들의 스승, 독립운동가의 동지, 어려운 이들의 벗이 되었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3?1 운동을 도왔던 독립운동가이자, 제암리에서 자행된 일제의 대량 학살 사건을 세상에 드러내 역사로 기억될 수 있게 했지요.
“한국인들의 독립에 대한 열의는 결코 꺼지지 않는 불꽃과 같다!”
《푸른 눈의 독립운동가》는 스코필드 박사가 남긴 기록과 사진, 인터뷰를 바탕으로 3?1 운동이 어떻게 준비되었고 일어났는지, 제암리 학살 사건이 무엇인지 등을 재구성한 역사 동화예요.
스코필드 박사는 캐나다에서 세브란스 의학 전문학교로 세균학과 위생학을 가르치러 온 교수이자 선교사였어요. 그는 일제 식민지가 된 한국 역사와 현실에 안타까워하며 독립운동을 돕는 일에 발 벗고 나섰어요. 3?1 만세 운동이 일어난 탑골 공원에서 만세를 외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 찍고 기록으로 남겼으며, 1919년 4월 15일에 일어난 제암리 학살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일제의 만행을 사진과 글로 세계에 알렸지요.
거리를 누비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눈앞에 펼쳐진 만세 행렬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고 놀라웠다. 아무리 사진을 잘 찍는다고 해도 그 뜨거운 함성을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사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만세 시위에 참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말 대단한 민족이다. -본문 48쪽 중에서
식민지인 조국을 위해 일본 도쿄에서 독립을 선언한 일본 유학생들, 2?8 독립 선언서를 몰래 가져온 밀사 송계백, 독립 선언문을 등사기로 수천 장을 찍고, <3?1 신문>을 만들어서 일본 경찰에 쫓겨 중국으로 도망쳐야 했던 세브란스 의학 전문학교 학생들, 독립 선언문을 침대 시트 아래 숨긴 외국인 간호사 에스텝, 개성 3?1 만세 운동에 도화선을 놓고, 유관순 열사와 함께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된 채로 3?1 운동 1주년 기념 만세 운동을 계획한 어윤희 등 그동안 주목받지 않던 당시 독립운동에 참여한 사람들 이야기가 이 책 안에 담겨 있어요.
3?1 운동은 어린 학생, 부녀자, 노인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국민이 함께 나섰어요. 일본 군경의 총칼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 앞장선 민중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었을 거예요. 스코필드 박사는 인간 존엄을 위해, 정의를 위해, 평화를 위해 민중이 자발적으로 나선 3?1 운동의 정신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어요. 3?1 운동은 당장의 독립을 이루어 내지는 못했으나, 그 정신이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세워지는 밑거름이자 훗날 광복을 맞은 후 대한민국의 든든한 주춧돌이 되었지요.
역사는 기억할 때 힘이 있어요. 아픈 역사일수록 그렇지요. 3?1 운동과 독립운동가들의 깊은 뜻은 앞으로도 우리 역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거예요. 이 책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을 위해 노력했는지 3?1 운동이 전하는 울림을 느껴 보세요.
가깝지만 먼 〈근현대사 100년 동화〉 시리즈
〈근현대사 100년 동화〉는 가깝지만 먼 근현대사의 여러 사건을 동화로 담은 시리즈예요. 잘 몰랐지만 꼭 알아야 할, 알고 난 후에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우리 근현대사의 10가지 사건을 소개하지요. 지금의 우리와 밀접하게 이어져 있는 사건들을 통해 과거를 바로 보고, 현재를 다시 보아요. ‘역사 탐구’ 코너를 통해 동화에서 다룬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는 것도 잊지 말아요.
● 1894년 동학 농민 운동 《녹두밭에 앉지 마라》
● 1907년 헤이그 특사 파견 《고종 황제의 비밀 지령》
● 1919년 3·1 운동 《푸른 눈의 독립운동가》
● 1923년 간토 대학살 《이웃에 괴물이 산다》
● 1943년 일제 강제 징용 《지옥의 섬, 군함도》
● 1948년 제주 4·3 《동백꽃, 울다》
● 1950년 6·25 전쟁 《대나무에 꽃이 피면》
● 1960년 4·19 혁명 《4월의 소년》
● 1970년 전태일 열사 사건 《11월 13일의 불꽃》
●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이토록 푸른 오월에》
▶ 글 김영숙
역사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 글과 강연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고고인류학을, 대학원에서 박물관학을 공부한 후 서울대학교 치의학박물관, 경기도박물관,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등에서 학예사로 일했습니다. 《제주가 굼굼하우꽈?》, 《지옥의 섬 군함도》, 《세종 대왕이 뿔났다》, 《최초사 박물관》, 《100년 전 우리는》, 《땅에서 찾고 바다에서 건진 우리 역사》, 《쉿, 우리 집 밑에 백제가 살아요》 등 여러 책을 기획하고 썼습니다. 《무지개 도시를 만드는 초록 슈퍼맨》과 《조잘조잘 박물관에서 피어난 우리 옷 이야기》는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고, 《세계를 놀라게 한 겨레 과학》은 과학기술부-과학문화재단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 그림 장경혜
스코필드 박사의 푸른 눈을 잠시나마 들여다 본다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둥근 해가 떴습니다》, 《도깨비 감투》, 《침 묻은 구슬사탕》, 《삼신 할망과 수복이》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