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이 끝난 지가 언젠데 ‘종전 선언’이라니?”2018년 4월 27일,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었어요.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 회담을 가진 거예요.
이날 두 정상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은 남한으로 넘어오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어요. 남북한의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을뿐더러,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남한에 넘어온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이 일을 시작으로 남북 관계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어요. 조만간 ‘종전 선언’을 할 거라는 희망에 부풀기도 했어요.
그런데 종전 선언을 한다는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종전’이라는 건 ‘전쟁을 종료한다’는 의미잖아요. 지금 우리나라는 전쟁 중이 아닌데 전쟁을 종료하는 선언을 한다니,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종전 선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왜 북한과 미국이 북미 정상 회담을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한반도 문제는 남북 정상 회담으로 해결하면 되는데 왜 미국이 북한과 회담을 하는 것인지 의아하겠지요.
종전 선언이나 북미 정상 회담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불과 70여 년 전에 일어난 역사를 말이지요.
500년 전 조선 시대나 1500년 전 삼국 시대에 일어난 일은 잘 알면서 지금으로부터 불과 30년, 70년, 길어야 100여 년 전에 벌어진 근현대사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는 많아요.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어린이를 위한 한국 근현대사》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에요.
근현대사를 모르면 현재를 이해할 수 없다!한국 근현대사는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왜 그럴까요?
우선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에요. 근대가 시작된 강화도 조약 이후 이 땅에서 너무나 많은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어요. 그 많은 사건의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자료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예요. 자료가 많으면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자료에 따라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분단의 원인을 놓고도 누구는 미국 때문이라고 하고, 누구는 소련 때문이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역사가 많다 보니 ‘사실이 이렇다.’ 하고 정의 내리기 조심스럽다는 점도 있어요. 정의를 내려도 부정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근현대사를 모르는 채 지낼 수는 없어요. 근현대사를 모르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어떻게 해방이 됐으며, 누구 때문에 분단이 됐고, 왜 남과 북이 전쟁을 벌였으며, 누가 정전 협정에 사인했는지를 모르면, 오늘날 한반도 문제를 푸는 데 왜 북한과 미국 정상이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회담을 하는지를 결코 이해할 수 없어요.
강화도 조약부터 2차 북미 정상 회담까지! 가장 최근의 역사적 사건까지 담은 한국 근현대사2019년 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에요. 《어린이를 위한 한국 근현대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추어 출간된 책이에요. 어린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근현대사 책을 선보이고자 몇 년에 걸쳐 공들여 기획하고 작업한 책이지요.
이 책은 강화도 조약으로 시작된 근대의 출발부터 일제 강점기, 해방과 분단 그리고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 발전에 이르는 근현대사의 맥락을 잡아 주는 데 주안점을 두었어요. 지난 2019년 2월 27일에 있었던 2차 북미 정상 회담까지, 가장 최근의 역사적 사건까지 담아내었지요. 비단 근현대사의 맥락을 잡아 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많은 사건들이 왜 일어났고 현재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구성되어 있는 책이에요. 역사적인 사건 뿐만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모습도 알려준답니다.
이 책을 쓴 이광희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기 위해 수많은 역사책을 써왔어요.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한국 근현대사》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근현대사를 재미난 옛이야기 읽듯이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어요. 그리고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정용욱 교수가 책 내용을 꼼꼼하게 감수하여 이 책의 내용을 더욱 탄탄히 만들었어요.
풍부한 사진 자료를 이용하여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도 이 책의 자랑거리예요. 각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다양한 사진들은 우리가 겪지 못한 사건들조차 마치 눈앞에 그 일이 펼쳐지는 것처럼 현장감을 느끼게 해 주어요. 사진과 함께 사용된 세련된 일러스트는 사진이 미처 표현하지 못한 역사 현장 속 깊은 의미를 담아내고 있지요.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도 하고 오늘의 문제를 푸는 해답지라고도 해요. 특히 근현대사는 오늘날의 문제를 푸는 핵심 열쇠예요. 《어린이를 위한 한국 근현대사》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어린이들이 현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거예요.
추천사 어린이들에게 근현대사는 재미있기도 하고 어렵기도 합니다. 구수한 옛날 얘기로 머물지 않고, 시시비비를 따지고 묻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이해하려면 근현대사의 흐름을 꼭 한 번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은 한국 근현대의 주요한 사건들과 시대적 흐름을 적절히 엮어서 그 핵심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전달해 줄 뿐만 아니라 질문을 유도합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서 토론하다 보면 역사적 안목이 커 가는 걸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 정용욱(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 글 이광희
어린이 잡지 <생각쟁이>에서 기자로 일하며 <역사인물신문>을 집필한 것을 계기로 어린이 청소년 역사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역사책을 쓰고 기획하는 모임 ‘만파식적’에서 선임 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중학 독서평설>에 역사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우리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고 싶어 오늘도 즐겁게 역사책을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 《한국사를 뒤흔든 20가지 전쟁》 《재강이의 좌충우돌 한국사 달통기》 《특종! 20세기 한국사》 《어린이 대학 : 역사》 《판타스틱 한국사》가 있습니다.
▶ 그림 김도연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다가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져 동화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린 책으로 《마마신 손님네》 《탄생의신, 당금애기라》 《구운몽:인생사 덧없다》 《판도라의 항아리》 《박혁거세》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 《거리의 이야기꾼 전기수》가 있습니다.
┃머리말┃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 ? 4
1장 근대의 시작과 조선의 종말
500년 조선의 문이 열리다 ? 10
개혁의 열망과 좌절,
갑신정변과 동학 농민 운동 ? 18
빼앗긴 주권을 되찾기 위하여 ? 30
1909년 10월 26일 9시 30분 ? 44
기차 전차 전기 전화, 밀려드는 신문물 ? 52
2장 일제 강점과 독립운동
경복궁에 일장기가 걸리던 날 ? 62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 70
총, 폭탄, 주먹으로 일제를 쓰러뜨리자! ? 80
경성 멋쟁이 모던 걸과 모던 보이 ? 94
공장과 전쟁터로 끌려간 사람들 ? 104
3장 해방, 분단, 전쟁
38선을 그은 자와 지우려는 자 ? 114
남과 북에 들어선 두 개의 나라 ? 126
친일파와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 136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40분 ? 146
4장 민주주의의 시련과 경제 발전
전쟁 끝! 이제는 재건 ? 162
4.19 혁명과 5.16 군사 정변 ? 170
한강의 기적이 일어나다 ? 182
무너지는 유신 독재 ? 192
청바지, 미니스커트 입고 통기타를 쳐! ? 200
북한은 달려간다 주체의 나라로 ? 208
5장 민주주의를 이뤄 낸 대한민국
신군부의 등장과 짧았던 서울의 봄 ? 218
5월 광주를 넘어 6월 민주 항쟁으로 ? 226
자가용 타던 중산층 외환 위기로 몰락 ? 238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한 걸음 ? 250
북한도 이젠 변하겠지요? ? 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