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며 아이에게 벌어진 마법 같은 이야기!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맘껏 펼친 환상적인 그림책
작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의 조금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독일 청소년 문학상 최종 후보작! 독일 라텐팽거상 수상작!★★
가족의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마법 같은 신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외딴 바닷가에 한 가족이 살고 있다. 아빠는 먼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어부이고 엄마는 주부다. 아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바다에서 보냈다. 신통하게도 아이는 한 번도 수영을 배운 적이 없는데도 수영을 잘했다. 아빠가 먼 바다로 나가 없는 날이면 엄마는 아이에게 바다 속에 사는 신비로운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인어 아가씨, 바닷가재 소녀, 궁중 대신 바다소, 바다표범 등. 엄마는 단 한 번도 바다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하였는데 어떻게 바다 속의 모든 동물을 알고 있는 걸까? 아이는 엄마의 신비로운 바다 이야기를 들으며 바다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지닌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아이는 아빠가 창고에서 몰래 반짝이는 무언가를 꺼내는 것을 보게 되고, 아빠가 숨겨둔 것을 찾아 나서는데……. 평범한 한 가정에 숨겨진 비밀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아이에게 마법처럼 놀라운 일들이 펼쳐진다.
※ 한국어판에는 특별히 본문에서 여러 페이지에 걸쳐서 보여주는 그림을 한눈에 볼 수 있게 8페이지의 파노라마 그림으로 제작해 마련하였다.
‘비밀’이나 ‘마법’이 없는 책은 재미없는 책이다!
상상력의 경계를 허무는 환상적인 그림책!
특유의 상상력을 환상적인 그림으로 거침없이 펼쳐내는 작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는 ‘비밀’이나 ‘마법’이 없는 책은 재미없는 책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참 ‘재미있는’ 책이다. 가족의 숨겨진 비밀과 그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을 신비롭고 환상적인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으니까.
책장을 펼치면 마치 가족 앨범을 보는 것 같다. 바다로 둘러싸인 외딴 집, 바다에서 수영하는 아이, 먼 바다로 아빠를 싣고 떠나는 배, 집안일을 하는 엄마 등 평범한 가족의 소소한 일상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 가족의 일상이 바다를 중심으로 이어져 있고, 가족의 비밀이 바다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곱 페이지에 걸쳐서 아이가 바다 속 동물들을 상상하며 꿈을 꾸는 장면은 이 그림책의 압권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신비롭고 미스테리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아이는 소파 밑에서 바다표범의 가죽을 발견했다.
아빠와 엄마, 둘 중에서 누가 바다표범인 걸까?
이 책은 유럽에 전해오는 셀키(Selkie) 전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셀키는 바다표범을 뜻하는 말로 바다에서는 바다표범으로 있다가 육지로 나오면 가죽을 벗고 인간으로 변신하는 신비스런 존재다. 특히 여자 셀키는 가죽을 잃어버리면 가죽을 가져간 남자와 결혼을 한다고 한다.
만약 부모 중에 누군가가 언젠가 바다로 떠날 셀키라면 아이는 어떨까? 전설이 아니더라도 어느 아이나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급작스러운 변화를 맞을 수 있다. 가족의 죽음과 이별을 통해서 말이다. 이는 분명 아이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아이는 이러한 변화를 통해 보호를 받는 어린이에서 주체적으로 서는 단단한 어린이로 성장할 것이다. 표지에 그려진 바다를 향해 두 팔로 허리를 잡고 다부지게 선 아이처럼 말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성장이 곧 삶이 우리에게 부리는 마법이 아닐까?
▶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
쾰른과 베를린에서 독문학과 예술사를 공부했습니다. 현재 그림책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볼로냐 라가치 상을 비롯하여 올덴부르크 어린이 책 상, 트로이스도르프 그림책 상, 오일렌슈피겔 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2000년에는 전 작품에 수여하는 독일 청소년 상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작품으로는 《브루노를 위한 책》 《엘리베이터 여행》 《여왕 기젤라》 《새로운 피노키오 1·2》 등이 있습니다.
▶ 김경연 옮김
서울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 아동 및 청소년 아동 문학 연구>라는 논문으로 아동 청소년 관련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아동 문학가이자 번역가로서 많은 어린이책을 번역하고 좋은 외국 도서를 소개하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행복한 청소부》 《바람이 멈출 때》 《브루노를 위한 책》 《엘리베이터 여행》 《여왕 기젤라》 《여름의 규칙》 《날고 싶지 않은 독수리》 등이 있습니다.
가죽 잃어 엄마가 된 바다표범… 유럽판 ‘선녀와 나무꾼’
우리에게 ‘선녀와 나뭇꾼’이 있다면 유럽에는 ‘셀키(Selki)’ 전설이 있다. 바다를 떠나 육지에 올라오면 가죽을 벗어두고 사람으로 변신하는 신비스러운 바다표범이 바로 셀키다. 뭍에 올라온 여자 셀키는 벗어둔 가죽을 잃어버리면 그 가죽을 가져간 남자와 결혼을 한다고 한다. 선녀와 나무꾼에서 엄마가 된 선녀는 양팔에 아이 둘을 껴안고 날개옷을 되찾아 하늘로 돌아갔다. 만약 엄마 셀키가 잃었던 가죽을 되찾는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의 ‘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는 바닷가 마을에 사는 한 소년과 그 가족의 비밀을 다룬 환상적인 그림책이다. 소년의 아빠는 고기를 잡으러 먼바다로 떠나기 때문에 엄마와 소년은 종종 단둘이 있다. 어디서 배운 적 없이도 헤엄을 잘 치는 씩씩한 소년은 저녁이면 주워온 조개껍데기를 식탁에 꺼내놓고, 엄마는 그걸 보며 인어 아가씨, 바닷가재 소녀, 눈이 아홉 달린 장어, 오징어 왕자와 이 모든 것을 등에 싣고 다니는 거대한 고래까지 온갖 신비로운 바다 밑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하나 있다. 어부의 아내는 헤엄을 치면 안 된다는 약속이 있기 때문에 엄마는 한 번도 바다에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다 밑 비밀을 낱낱이 알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날 소년은 어느 셀키가 벗어 놓은 가죽을 발견한다. 그는 가죽의 주인을 찾기 위해 엄마에게 이 가죽의 존재를 알리고, 그 말 한마디가 가슴 아픈 반전의 실마리가 되어 버린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가족의 비밀과 함께 이 환상적인 서사는 한 아이의 단단한 성장 서사로 마무리된다. 책을 읽는 여러분은 소년이 왜 그렇게 타고난 수영 선수였는지, 이따금 소년의 집 앞 바위 위에 갓 잡은 고등어 두 마리를 갖다 놓는 이가 누구일지 잘 헤아려보기 바란다.
하이델바흐는 본 적 없는 것의 이미지를 놀랍도록 선명하게 그려내는 화가이다. 그림 메르헨의 탁월한 화가로도 잘 알려진 그는 이번 그림책에서 바다 밑 세계의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한껏 그려냈다. 한국어판에만 특별하게 들어있다는 8쪽 분량의 연결된 병풍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엄마가 들려주었던 사랑의 전설을 상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우리도 바다표범이 되어 푸른 바다로 첨벙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드는 마법 같은 그림책이다.
김지은<청소년·어린이문학평론가>/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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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사라졌다 바다표범 가죽도 사라졌다
‘나’는 배운 적도 없는데 수영을 잘하고 엄마는 바다밑 놀라운 얘기를 들려준다
기묘한 그림 어우러진 가족의 비밀 찾기
‘셀키’는 가죽을 벗으면 사람으로 변하는 바다표범이다. 그 가죽을 다시 입어야 바다로 돌아갈 수 있다. 물고기의 울음소리 듣는 법, 파도가 치는 방향,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 셀키는 바다의 말을 알고 있다. 유럽 사람들에게 ‘셀키’는 바닷속 이야기보따리를 무한대로 끌어내는 존재다. 기괴하고도 아름다운 그림의 독일 작가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의 <난 커서 바다표범이 될 거야>는 이 ‘셀키 전설’에 기대고 있다. “난 육지에서는 인간이지만, 바다에서는 바다표범이다.” 첫 장을 펼치기 전 제시되는 글귀가 하나의 단서다.
어린 소년인 ‘나’의 눈으로 관찰되는 가족 이야기는 그저 평화롭고 소소하다. ‘나’는 배운 적도 없는데, 수영을 잘한다. 아빠는 아주 먼 곳에 있는 고기떼를 쫓아 며칠씩 집을 비우고, 그럴 때면 엄마와 난 바다 이야기를 나눈다. 예쁜 돌멩이나 희귀한 조개껍질을 갖다 주면 엄마는 바다 밑 세계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다 궁궐을 지키는 커다란 두꺼비, 그곳에 사는 오징어 왕자, 9개의 눈이 달린 구눈박이 장어, 정어리 거인, 바닷가재 소녀….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 잠이 든 소년은 어느새 문어 이불을 덮고 있다. 작가가 ‘글밥’ 없이 7쪽에 걸쳐 펼쳐 보이는 이 기묘한 그림은 ‘마법’에 빨려들게 한다. 한국어판엔 특별히 그림책 뒷장에 파노라마 그림을 따로 펴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그림만 보고도 아이와 함께 아주 많은 이야기 샛길로 뻗어나갈 수 있겠다.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건, 아빠의 수상한 행동이다. 엄마가 잠든 새 창고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꾸러미를 들고 나온다. 방 하나씩 철저히 청소하는 엄마가 창고 청소를 할 차례. ‘비밀’스런 물건이 궁금했던 난 소파 안장 밑에서 찾아냈다. 그건 바로 바다표범 가죽! “엄마, 아빠가 바다표범이에요.” 엄마에게 들은 적이 있는 셀키가 바로 아빠라고 생각한다. 다음날 엄마는 사라졌다. 바다표범 가죽도 사라졌다. 아빠가 나를 오래오래 꼭 안아주는 그림만으로 상실의 슬픔이 진하게 느껴진다. 바다표범은 엄마인가 아빠인가? 그럼 나는? 엄마랑은 영원히 이별한 걸까?
멋진 신랑이 된 구렁이의 허물을 태워 이별하게 된 ‘구렁덩덩 신선비’나 아이 셋을 낳기 전에 선녀의 날개옷을 보여준 나무꾼의 방심에서 비롯된 인과응보는 없다. 대신 어쩔 수 없이 닥친 운명과 열린 결말이 슬픔을 잦아들게 한다. 7살부터 초등 저학년.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