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처음 만난 것처럼 반겨 주는,
요란하고 시끄럽지만 따뜻한 털북숭이, 개!
늘 우리 곁에 있는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
세상에서 이들만큼 사람을 믿고 따르는 동물이 또 있을까? 약 1만 년 전부터 인간들의 삶에 들어온 개 말이다. 헥헥거리는 혓바닥과 축축한 코, 살랑거리는 꼬리를 가졌고, 틈만 나면 우리 얼굴을 핥거나 신발을 씹어 대지만 우리 곁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해 보이는 개를 과학적으로 탐구해 보는 책 《개 안내서》를 소개한다.
흔히 개를 늑대의 후손이라고 하지만 인간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욕구와 생활 방식은 늑대와는 완전히 다르게 바뀌었다. 인간의 삶에 맞춰 진화해 온 개의 행동과 언어, 습성 등을 과학적으로 알아보면서 개와 우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똥과 입 냄새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과학 지식들에 더해, 세계에서 자전거를 제일 빠르게 타는 개와 같은 엉뚱한 이야기들까지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개를 사랑하는 저자의 애정 어린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주위에 널브러져있거나 요란스럽게 땅을 파고 있는 개의 모습까지도 마음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발 물어뜯기, 제 꼬리 쫓기, 집 찾는 능력 등등
개의 몸과 행동, 습성, 언어를 이해하는
온갖 시시콜콜한 과학 지식들과 별별 이야기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의 개가 희노애락을 넘어서 죄책감까지도 느끼고 공감할 줄 안다고들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말을 할 때면 집중해서 듣는 것처럼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혼낼 때는 귀를 뒤로 잔뜩 젖히고 흰자가 보일 만큼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는 등 다양한 표현을 하기 때문이다. 산통을 깨긴 싫지만 개는 행복감과 공포 같은 일차정서는 느끼되 죄책감과 같은 이차정서는 느끼지 못한다. 한마디로, 우리는 그동안 개에게 철저히 속은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개와 긴밀하게 공감하고 감정을 교류하고 있다고 믿고 싶고, 믿을 것이다.
《개 안내서》는 가끔 이렇게 공감력이 떨어지는 과학 지식들을 담고 있으면서도, 반려견 블루를 키우는 저자의 개에 대한 애정과 애견인으로서 리얼한 경험담이 가득한 책이다. 개에 대한 온갖 시시콜콜한 궁금증들을 짚어 주면서 과학 지식들까지 재미있게 습득할 수 있게 돕는다.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흔드는 꼬리의 의미, 하품을 하는 이유, 자신의 꼬리를 쫓는 이유, 뼈다귀를 좋아하는 이유 등 개의 몸과 행동, 습성, 언어까지 과학 지식들로 쉽게 풀어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견주와 개는 닮았는지, 개가 자꾸 신발을 물어뜯는 것에 대한 탐구 등 기발하고 재미있는 내용들도 가득하다. 또한 영원한 천적 같은 개와 고양이의 관계, 반려동물로서의 개와 인간의 관계 등을 알아보며 우리와 함께하는 개와의 삶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개를 키우지 않아도,
과학책과는 거리가 멀어도 괜찮아!
개를 사랑하는 모두에게 권하는 책
2022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수는 약 1,5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비공식적인 경우까지 합치면 더 많은 반려동물들이 우리와 삶을 나누며 살고 있다. 여러 반려동물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동물로 개를 빼놓을 수 없다. 개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 놓고,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반려견을 위한 다양한 편의 시설뿐만 아니라 견주와 함께하는 섬세한 문화 프로그램들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개 안내서》는 동물학적 지식이 궁금한 이들만을 위한 책이기 보다는 인간들과 함께 사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을 잘 이해하고 더 사랑하기 위한 과학 지식을 공유하는 하나의 장이다. SNS에서 공유되는 개의 웃기고 귀여운 행동들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고, 알쏭달쏭했던 반려동물 케어에 관한 방향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책 곳곳에서 드러나는 애견인인 저자의 극현실주의 경험들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에 사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견주와 즐겁고 유쾌하게 수다를 떠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