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를 두고 벌어지는 식탁 위 치열한 결투
GMO, 유전자 변형 식품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형해 왔을까?
GMO를 둘러싼 과학과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우리는 지금, GMO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 우리가 매일 먹는 식품은 자연이 아니라 정치, 사회적 산물이다
우리 식탁은 이미 GMO, 즉 유전자 변형 식품이 지배한 지 오래다. 유전자 변형(genetically modified, GM) 작물이란 과학자들이 재조합 DNA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나 DNA 염기 서열을 의도적으로, 직접적으로 조작하는 이종 유전자 이식 과정을 통해 생산된 작물을 뜻한다. 과학자가 추구하는 목표는 생물체에 새로운 유전 특성을 도입해 그 유용성을 증대하는 것이다. 수세기 동안 농부들은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선발육종을 이용해 생물체의 유전자를 변형했다. 2005년 퓨 식품생명공학 계획은 미국 가공식품 4분의 3에 GM 성분이 들어 있다고 추정했다. 이제 GM 품종은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두의 약 90퍼센트, 목화의 75퍼센트 이상, 옥수수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유전자 변형 식품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누구도, 명확히 결론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운동가, 과학자, 정부 기관, 기업 사이에서 GMO에 대한 격렬한 논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대중은 아직 유전자 변형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생소하기 때문에 GM 식품에 대해 그렇게 논란이 많은지도 모른다. 불확실성의 지표인 GMO. 대중의 불신은 해결되지 못하고 증폭된다.
GMO는 과학의 진보일까, 아니면 왜곡된 과학일까? GMO는 언제부터, 왜 이렇게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을까? GM 식품이 정말로 필요할까? GM 식품이 이 세상을 배 불리는 데 정말 도움이 될까? 이런 종자들을 만들어 낸 회사들은 이윤이 안전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는 걸까? 과학자들은 공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 기술을 만들어 냈을까 아니면 그저 할 수 있어서 해 본 것인가? 결과적으로 이 기술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수많은 질문과 논쟁의 한복판에 선 GMO, 그 논란의 핵심은 무엇이며 우리는 이 논란의 회오리 속에서 어떻게 갈피를 잡을 것인가.
GM 식품을 둘러싼 가장 중요한 논란은 유전자 변형이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 어떤 위험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여부다. 이런 우려는 얼핏 생명공학 산업의 성장을 막는 듯하지만, GM 식품 체계에 대한 비판이나 개혁을 허용함으로써 오히려 대중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비판가들은 지속적으로 안전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여전히 불확실한 우려일 뿐이다. 물론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에 대한 장기적인 위협은 지금 바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GMO의 안정성에 대해서도 안심할 수는 없다. 농산 업체들은 유전자 변형을 과학의 진보라 묘사해 왔지만, 반-GM 운동가들은 비뚤어진 과학이라는 프레임으로 재포장해 왔다.
우리는 매일 먹는 식품이 어디에서 어떻게 오며, 어떻게 생산되고 결국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단순히 오늘의 식품만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과거와 미래를 함께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선택은 이미 종교적, 문화적, 사회적인 표현이다.
사회학자인 존 T. 랭은 《GMO, 우리는 날마다 논란을 먹는다》를 통해 유전자 변형 식품을 둘러싼 과학과 신화, 논란의 역사를 탐색한다. 그는 GMO를 둘러싼 논란이 사회?정치권력 간 꾸준한 긴장을 반영하며, 식품에 종교, 사회, 문화, 윤리적 의미가 얼마나 깊이 내포되어 있는지 균형 잡힌 시각으로 증명하고 있다.
? 세계 식량 생산과 유통 독과점 문제, 사회 문화적 맥락이 중요하다
GMO 지지자들은 식품 사슬 전반에 나타나는 결과보다는 작물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잠재력에만 초점을 맞춘다. GM 식품이 전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고, 따라서 GM 기술 연구 개발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가난한 제3세계 농민들은 작물을 제값 받고 팔기가 어려워 종자, 비료, 살충제, 제초제, 연료에 지출된 돈을 비롯한 농산물 생산 비용을 대기도 빠듯하다. 식품 유전자 변형이 전면 허용되면 많은 농민이 일자리를 잃어 전체 식품 자립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특정 작물로 만든 음식이 전 세계 수십 억 소비자에게 제공되려면, 수십만에 달하는 농민들은 듀폰, 신젠타 등 소수 기업에서 종자를 비롯한 원료들을 입수한다. 이를 구매한 농민이 씨앗을 심고 재배할 때 식품 생산과 유통 사슬이 시작된다. 어떤 농민이 제초제에 내성을 지니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종자를 구매하고자 할 경우, 종자를 파는 회사가 보유한 제초제 역시 함께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간업자들은 이 곡물을 사들여 네슬레 같은 식품 가공업체에 팔고, 이 가공 식품들은 월마트, 테스코, 까르푸 등 대형 식품 유통 업체에서 판매된다. 유통 업체에는 선택 품목이 너무 많아, 소수 기업이 이처럼 식품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중은 인지하지 못한다.
살충제를 적게 쓰고도 수확량을 늘릴 수 있는 GM 종자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남아 있다. 그런데도 전 세계 농산업은 GMO로 인해 급속도로 빠르게 통합되었다. 몬산토와 신젠타 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합병된 기업은 세계 최대의 농약 회사인 동시에 세계 최대의 종자 회사가 된다. 단 하나의 회사가 전 세계 종자 판매량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 전 세계 30대 식품 유통 업체가 모든 청과물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상태가 되는 셈이다. 시장을 지배하는 투입물 공급 업체의 수가 줄어들수록 농민의 선택지는 제한되고, 소수 제품만이 업계 표준으로 제시된다. 이들 기업이 종자와 농약을 독과점으로 통제하여 식품에 대한 기초 접근권을 장악할 수 있다. 그에 더해 농업 기업의 유형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농업에 대한 유전적 기초를 더욱 협소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제는 전 세계 식품 거래가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되다 보니 국제 식품 안전 규정에 해당하는 범위와 통제는 세계적인 연결망에 좌우된다. 국내외적으로 정부와 산업 파트너들 간 협력과 조정에 좌우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세계 무역협정이나 광역적인 무역협정들이 기술, 경영, 생산 기법의 표준화에 중요하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표준화를 통해 생산비용을 낮추고 가공업체의 사양에 맞는 보다 균일한 작물을 생산함으로써,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 해소를 돕고 소비자들의 요구를 성공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
저자는 GMO가 다른 농업 도구와 기술에 비해 더 문제가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중립적으로 분석한다. 보조금, 인센티브, 보험 프로그램, 곡물 비축물, 식품으로서의 자격 부여, 신용제도 등 복잡한 상황이 만들어 내는 변수가 많아 명쾌한 분석도 어렵다. 저자는 많은 잠재적인 해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해 다양한 사회, 문화, 윤리적 맥락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업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의 여부는 올바름에 대한 우리의 정의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누가 우리의 먹거리를 만들어 낼지, 우리가 무엇을 먹게 될지 알아내려면 가장 먼저 기업 권력의 집중을 검토해야 한다. 기업들은 어떤 경로를 선택하든 보다 넓은 맥락에서 사회, 문화, 종교, 윤리, 경제, 법, 정치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지적재산권 문제, 새로운 기술 활성화인가 독과점 조장인가?
한편 GMO가 소수 기업이 통제하는 하나의 상품이 되어 식품에 대한 기본 접근권을 위협하게 된 배경에는 특허와 지적재산권 문제가 자리한다. GM 작물의 종자에는 특허권이 설정되어서, 종자는 1년 단위로 농민에게 공급된다. 특허법과 함께 이행되는 규제 인프라는 GM 기술을 장악한 기업들에게 특권과, 농법에 대한 거대한 영향력을 부여한다. 농업 분야에서 지적재산권이 시행되자, GM 작물이 채택되면 공공 자원이 민간 소유로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확산되었다.
특허 승인에는 워낙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특허 독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정도다. 재정이 넉넉하고 안정된 기업이 아니고서는 감히 경쟁에 끼어들 수 없다. 그러나 특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 지분을 유지하려면 장래성 있는 경로를 꾸준히 탐색해야 한다. 농산 업체들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특허 보호 만료 전 혁신을 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몬산토는 이미 1세대 특허들이 만료되기 전 ‘라운드업 레디 2일드’ 제품을 출시했다.
어떤 시각에서 보면 지적재산권을 발전시킨 힘은 농업 기술 분야의 진보였다. 유전자 변형이 기존 지적재산권의 해소를 필요로 했을 수도 있지만, 이 명료한 지적재산권 덕분에 새로운 기술 탄생이 활성화했을 수도 있다. 과학 연구에 대한 공적 투자가 줄어들면서 농업 혁신은 주로 소수의 민간 기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역사에서 농민들은 수확량이 많은 양질의 종자를 쉽게 그리고 자주 공유했다. 그러나 잡종 종자가 도입되고 난 뒤 농업 생산은 크게 바뀌었다. 잡종은 후속 세대에서 우성형질을 재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농민들은 종자를 저장하기보다는 매년 새로운 종자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식물 육종가들과 종자 회사들이 전보다 중요해졌다는 뜻이었다. GM 종자로의 변화는 이런 흐름을 더욱 악화시켰다. 미국에서는 강도 높은 지적재산권 법이 종자 산업 사유화를 더욱 부추겼다. 특허법이 식물로 확장되면서, 과거에는 종자 저장 전통 때문에 경제적 인센티브가 없었던 종자 품종들에 대한 투자가 수익성을 갖게 되었다. 대기업들은 특허를 분명하게 설정할 수 있는 혁신을 좇고 이 혁신을 통해 막대한 이윤을 얻을 기회를 늘리고자 했다.
농업 부문의 생명공학의 경우, 지적재산권은 새로운 엘리트 계층에게 강력한 사업 이익을 안겨 주었다. 지적재산권을 통해 혁신과 변화가 활성화하기보다는 일부 거대 농산 업체들의 지배 지위가 강화되고, 식량 주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약화시켰다. 생명공학 연구가 소수 다국적 농산 업체에게 집중되고 여기에 국제 특허가 개발되면서, 전 세계 식품 시장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과학, 기술, 산업이 농업을 뿌리부터 바꿔 놓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종자 특허가 정말로 대중에게 이로운지, 아니면 몬산토 같은 거대기업들에게만 이로운지는 분명치 않다. 저자는 예측 가능한 미래를 위해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 GM 식품 의무표시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식품 생태계
반-GMO 운동가들과 소비자들은 GM 식품 의무표시제가 무엇을 먹거나 마시는지 알 권리, 소비할 음식을 결정할 권리의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반대 입장에서는 표시제의 성격에 따라 최저 표시 수준, 산업이 요건을 충족시킬 역량, 정부가 표시제 규정을 집행하고 이행할 역량 같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지적한다. 표시제 정책을 시행하는 대다수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속한다. GM 식품 의무표시제는 실은 과학보다는 소비자의 우려와 더 관련한 문제이다. GM 식품 의무표시제가 농업 수출품에 유익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고, 자발적인 표시제로 산업의 신뢰성과 소비자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GM 성분의 추적 가능성과 표시제를 실행하려면 모니터링, 탐지, 인증 등 복잡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의무표시제는 GM 식품과 그 산물들을 생산 사슬 전반에서 따라갈 수 있게 하는 제품 추적 가능성과 분석 실험의 필요를 부각한다. GM 식품에는 일반 식품에는 없는 독특한 단백질이나 DNA 서열이 들어 있기 때문에 분석 실험으로 감지해 낼 수 있다. 추적 가능성은 꾸준한 모니터링을 수월하게 만들어 GM 식품이 생태계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건강, 또는 환경에 예기치 못한 부정적인 영향이 감지되었을 때 제품을 원활히 회수하도록 하기도 한다.
그러나 표시제가 지닌 편익에는 대가가 따른다. 생산의 전체 단계(파종, 수확, 가공, 유통)에서 GM 식품을 정확하게 분리하려면 식품 생산비용이 추가되고, 규모의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 생산비용이 늘어나면 식물 육종업자, 농민, 식품가공업자, 청과물상과 유통 관련자들의 이윤이 감소하고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발적인 GM 표시제 적용과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문제 중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로서는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GMO-free’ 또는 ‘non-GM’이라는 표기는 규정을 통해 마련된 정의가 아닌데도, 소비자들은 이 표기를 보고 유전자 변형이 전혀 없었다고 믿어 버릴 수도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상품 표시에 정보를 표기하는 방식은 개별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개인들이 소비 행태를 바꾸는 결과를 예측하여 생산을 통제할 수도 있다. 전 세계적인 규제자들이 식품 안전을 위해 투명성을 요구할 수 있는 역량을 활용할 경우, 산업 생산과 무역 정책들을 다스리게 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조사에 따르면 많은 일반인들은 GM 식품을 의심하고 회의적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또한 대중의 과학 이해, 특히 유전학에 대한 이해는 불완전하고 부정확하거나 의심스럽다는 결과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우리 식품 시스템은 효율성뿐만 아니라, 사회 복지, 개인 건강, 지속 가능성, 환경상 가치, 생물 다양성, 문화유산과도 관계가 있다. 과학적이고 사회적인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이런 다른 가치들을 표현할 기회가 좌절된다. 경험적인 통찰을 통해 빚어지는 이런 관점은 전 세계적인 식품 시스템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가치 구조를 반영한다. 저자는 이런 가치를 대화에 포함시킴으로써 식품 생산과 소비 시스템이 이 모든 목표를 얼마나 충족하는지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게 된다고 덧붙인다. 일반 대중은 전문 지식도, 과학적 이해도 충분히 갖추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의사 결정에 아무런 기여도 못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GMO를 대하며 무엇이 ‘자연’스러운가라는 근본 질문에 담긴 도덕적인 색채는, 과학이 제대로 다루기 어려운 심오한 문제들을 끌어낸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산업계와 관련 조직들, 학계, 정부, 옹호 집단, 다양한 이해관계에 있는 대중 등 핵심 이해 당사자로 구성된 식품 생태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GMO를 둘러싼 논란은 다양한 사회, 정치, 도덕적 논란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 과학자들과 기업들은 정부 규제라는 비호를 받으며, 그리고 기업의 수익이라는 인센티브에 힘입어 우리의 식품에 손을 댄다. 이런 의미에서 GM 제품을 둘러싼 논란은 사회 권력과 정치권력, 민주적 실천과 기업의 책임성 사이의 꾸준한 긴장을 반영하고 있다.
? 사회문화와 윤리 쟁점까지, 중립적으로 GMO를 해부하다
현대의 GMO는 식품의 세계화와 기업 확장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대량 생산된 GMO가 소비자에게 제공되면서 식량 자급과 관련해 또 다른 사회적 불평등과 불확실성이 따라온다. 유전자 변형은 건강과 환경이라는 쟁점을 넘어, 권력과 문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적재산권과도 연결되는 다양한 논란의 장이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이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저자는 농작물과 GMO에 지적재산권이 설정되면서 전 세계적인 식품공급 체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는데, GMO에 대한 선택 여부보다 GMO를 과연 받아들여야 할지, 농민들이 GM 작물을 재배해도 될지 등 보다 원칙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상기한다. GMO의 본질보다는 종자와 농약의 독과점 경향이 더 심각한 문제이다. 생명공학 회사들이 이윤 추구에만 목적을 두어 GM 작품을 개발하고, 신젠타와 몬산토를 결국 거대 제약회사 바이엘이 통합했듯 끝없는 인수 합병은 독과점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한 GMO가 지닌 잠재력이 지닌 긍정성과 부정성에 대한 논란에 시간과 에너지, 돈이 많이 들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거대한 문제들이 있다. 오염된 상수 공급, 토양의 질 악화, 기후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 집요하게 지속되는 분배 문제 등이다. 저자는 GMO라는 주제야말로 사회?정치적 권력, 문화 가치와 기업의 책임이라는 더 넓은 사안으로 확장 가능한 논쟁이라고 여겼다. 그는 GMO 자체를 경고하거나 거부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 식품을 장려하는 산업적인 농업 시스템의 경로를 염려한다. 식품 공급의 미래는 과학 발견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지만, 문화적, 사회적 혁신과 협력에 의해 정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란은 계속되겠지만, 우리는 지식과 돈, 연구와 매체, 공적 지지를 활용하여 환경, 문화, 사회, 경제를 더 균형 있게 충족할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GMO, 우리는 날마다 논란을 먹는다》는 GMO 문제에 대한 다양한 의문과 흐름을 객관적 사실 조사를 통해 짚어 가며, 균형과 원칙으로 GMO를 다시 돌아보도록 이끈다. 우리가 날마다 먹는 식품이 어디서 오는지, 그 식품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앞으로 우리의 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야 할 모두를 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