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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창고 24-한비자 크게보기

철학창고 24-한비자

저자

한비자

옮김

마현준 풀어씀

발행일

2010-08-28

면수

153*212

ISBN

224쪽

가격

9788974745561

가격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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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제자백가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법가 사상의 결정체!
한비자(韓非子, 기원전 ?년~ 기원전 233년)는 전국 시대 말기에 활동한 법가 사상가로, 인간은 이익을 앞세우는 존재라는 성악설의 입장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엄격한 법치를 주장했다.
이 책은 한비자가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와 진나라가 강국으로 부상하는 데 기반을 제공한 상앙의 엄격한 법치주의 외에도 군주의 권력과 지위를 강조한 신도, 군주의 통치술을 강조한 신불해 등 법가 사상가들의 이론을 종합하여 완성해 놓은 법가 사상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한비자의 사상은 한나라 이후 진나라 군주인 정(政, 진시황)에게 채택되어, 분열과 혼란에 휩싸였던 전국 시대를 마감하고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를 이루는 이념적?현실적 토대가 되었다. 하지만 한비자의 사상은 한나라 이후 유가 사상이 중국 사회를 지배하게 되면서 이단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그의 이론이 진시황의 중국 통일 이후 중국을 지배한 역대 왕조에서 통치 원칙으로 활용될 만큼 현실 정치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법가 사상은 부국강병을 통한 중앙 집권적 군주 정치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유가나 묵가처럼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상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한비자는 유가나 묵가 등에서 내세우는 인의나 겸애를 바탕으로 도덕 정치를 펼 수 있는 성인이나 현인이 아니더라도 보통 수준의 군주라면 올바른 상벌과 법을 통해 나라를 제대로 다스릴 수 있다고 보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군주론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한비자》, 분열과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탄생한 조국을 위한 부국강병책!
이 책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한비자의 사상을 알기 위해서는 그가 어떤 시대에 살았으며 《한비자》가 어떤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비자가 살던 전국 시대는 기원전 403년부터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한 기원전 221년까지 약 200여 년 동안의 기간을 말한다. 이 시대가 되면 어제의 신하가 자신이 모시던 제후를 죽이고 오늘의 제후가 되거나, 신하들이 나라를 쪼개어 스스로 제후에 오르는 하극상이 이루어지는 등 도덕적 가치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 한비자가 살던 전국 시대 중기에 이르면 약 100여 개에 이르던 크고 작은 제후국들이 통합되어 전국 7웅이라는 7개의 제후국들이 서로 패권을 다투게 된다.
이 당시 한비자의 조국인 한나라는 전국 7웅 가운데 가장 약한 나라 중 하나였고 영토는 사방 천리도 되지 않았으며 강대국인 진나라와 인접해 있어 항상 침략의 위협에 시달려야만 했다. 게다가 당시 한나라의 군주인 환혜왕은 유약하여 중신들의 전횡에 휘둘려 내우외환을 겪게 된다. 이 같은 조국의 위기를 목격하고 있던 한비자는 법가 사상을 바탕으로 부국강병책을 강구해 자신의 나라를 구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극상과 합종연횡이 각국의 이해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분열과 혼란의 상황에서 그가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인의나 겸애, 도덕이 아닌 엄격하고 공정한 법치와 군주의 권위와 세력에 근거한 권모술수적인 통치술이었던 것이다.


《한비자》, 군주에게 인간과 사회의 이기심을 꿰뚫는 냉철한 혜안을 제시하다!
이 책에서는, 《한비자》 55편 가운데 핵심 사상이라 할 수 있는 16편을 골라서 재구성했는데, 이 가운데에 한비자의 냉철한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들이 눈에 띤다.
먼저 〈이병(二柄)〉 편을 보면 군주는 겉으로 자기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오직 일의 성과에 따라 상벌을 함으로써 신하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병이란 두 개의 칼자루란 뜻으로 권력을 쥔 사람이 내리는 상과 벌을 의미하는데 군주는 상벌의 권한을 자신의 손에 틀어쥐고 그것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두 개의 칼자루를 군주 자신이 아닌 신하가 쥐게 된다면 군주는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신하들이란 언제나 군주의 눈에 들려고 하므로 군주를 속일 뿐만 아니라 군주가 약점을 드러내면 넘보려고 들기 때문에 이를 경계하라는 주장이다.
또한 군주가 자신을 돌아보거나 신하들의 행동을 관찰할 때는 마치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듯이 객관적인 상황과 형편에 의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행(觀行)> 편에서 시세(時勢, 당시의 형세나 세상의 형편)에는 충족될 때와 헛일이 될 때가 있고 사정에는 이로울 때와 해로울 때가 있으며 사물에는 생과 사가 있는데 군주가 이 세 가지를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게 된다면 절개가 굳은 벼슬아치라도 마음속으로는 그 군주를 떠날 것이고 성현의 가르침을 받은 무리들조차도 군주의 심중을 의심해 헤아릴 것이라 말한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은밀하게 신하들을 관찰하더라도 그들이 자기를 관찰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이 군주의 입장에서 주의해야 할 점뿐만 아니라 〈세난(說難)〉 편에서는 군주를 섬기는 신하 입장에서 주의하고 경계해야 할 점도 언급한다. 용은 유순해서 잘만 길들이면 타고 다닐 수 있지만 턱 밑에 거꾸로 박힌 비늘, 역린을 건드리면 사람을 죽여 버린다고 한다. 군주에게도 마찬가지로 역린이 있다. 설득하려는 자가 군주의 역린을 건드려 노하게 하지 않는다면 그 설득은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비자는 보통의 인간이 지닌 마음속의 심리나 욕구를 가장 잘 파악하여 매우 현실적인 군주의 통치술을 제시했다. 오늘날 처세술이나 CEO론 등에서 내세우는 주장과 한비자의 주장이 그다지 다르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이천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현명한 지도자론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토사구팽’이나 ‘수주대토’ 등과 같은 풍부한 이야기 거리도 제공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