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조이 크게보기

조이

저자

마이클 모퍼고

옮김

김민석

발행일

2008-05-13

면수

152*224

ISBN

196쪽

가격

978-89-7474-634-6 73

가격

9,000원

  • 트위터
  • 페이스북
  • 도서소개
  • 저자소개
  • 차례
  • 독자서평
  • 미디어서평
제1차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인간들의 전쟁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평범한 농장 말 조이의 기적 같은 만남과 새로운 희망.



마이클 모퍼고가 전하는 또 하나의 화해, 용서 그리고 희망 메시지!
영국 왕실의 훈장은 물론 휘트브레드 상을 비롯해 여러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며 지금까지 100여 권이 넘는 작품들을 발표해 온 영국의 계관 아동문학가 마이클 모퍼고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뜻함을 실어 큰 감동을 남기는 작가로 유명하다.
특히 국내에 소개된 <켄즈케 왕국>이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과 같은 작품들을 보면 세계대전과 같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 그 가운데서도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포커스를 맞춰 그 역사적 아픔을 깊이 있게 들려주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사람과 자연에 대한 따뜻함과 화해와 용서,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작품 <조이> 또한 같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 전체 줄거리 ■
영국의 어느 조그만 농장. 지금 막 술 취한 남자의 손에 이끌려 호리호리하고 껑충한 망아지 한 마리가 마구간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잠시 뒤, 쿵쾅쿵쾅 요란한 발소리가 울려 퍼지는가 싶더니 잔뜩 흥분한 한 소년이 그 마구간으로 달려 들어간다. 태어난 지 채 여섯 달도 안 된 잡종 망아지 조이와 순박하고 수줍은 많은 열세 살 소년 앨버트의 운명적인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어느 덧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건장한 말로 훌쩍 자란 조이가 한 남자의 손에 이끌려 농장을 나선다. 앨버트가 농장을 잠시 비운 사이, 그의 아빠가 조이를 군대에 팔아넘기려는 것이다. 1914년, 제1차세계대전이 시작된 어느 무더운 여름날, 조이는 그렇게 전쟁터 한가운데로 끌려오게 된다.
총알과 대포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끔찍한 전장 속, 조이는 군인들과 함께 적진을 향해 돌진하기도 하고, 진창길 위로 대포를 끌기도 하고, 참호 속에 쓰려져 있는 부상병들을 야전 병원으로 옮기기도 하면서 평범한 농장 말에서 차츰차츰 용감한 군마가 되어 간다. 그와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 어린 보살핌도 받는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조이의 마음속에는 떠나온 앨버트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만 간다.


■ 말의 눈에 비친 인간들의 끔찍한 전쟁, 그리고 새롭게 피어나는 희망의 노래
이 책은 조이라는 한 평범한 말의 눈에 비친 인간들의 세상과 그들이 벌인 끔찍한 전쟁에 관한 이야기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폐허가 되어 버린 마을, 폭탄이 터질 때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죽어 나가는 병사들, 도로와 오솔길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시체들, 쉴 곳도 없고 먹을 것도 부족해 차례로 죽어 나가는 말들, 어마어마한 덩치를 앞세우며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밀어 버리는 회색 괴물 탱크까지. 한마디로 조이에 눈에 비친 인간들의 세상은 잔혹한 학살과 폭력이 난무하는 끔찍한 전쟁터 그 자체였다.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이어지는 조이의 험난한 여정은 이런 제1차세계대전의 참상을 아주 생생하게 보여 준다. 특히 작가는 인간들이 벌인 끔찍하고도 용서될 수 없는 전쟁을 인간들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조이의 눈을 통해 아군도 적군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전쟁의 잔혹함을 일깨워 준다.

머리 위에서 하얀 불빛이 터지고 우레와 같은 기관총 소리가 밤하늘을 갈랐다. 총알이 내 옆의 땅바닥으로 내리꽂혔다.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어둠 속으로 쉬지 않고 달렸다. 몇 번이고 도랑과 울타리에 걸려 넘어지고 나서야 들판에 도착했다. 그곳은 풀도 없고 그루터기뿐이었는데, 지평선에서 불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썩은 물이 고여 있는 커다란 포탄 구멍들이 나타났다.
-본문 126p 중에서-

하지만 <조이>는 단순히 전쟁의 참상만을 그리고 있지 않다. 총알과 대포가 날아다니는 폐허가 되어 버린 그 땅에도 가족을 그리워하고, 전쟁을 소리 높여 반대하고, 평화로운 삶을 간절히 바라는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던 니컬스 대위, 대장장이의 꿈을 키웠던 워런 기병, 죽은 가족들과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하던 열세 살 소녀 에밀리, 정육점 주인으로 다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늙은 포병 프리드리히, 청과물 시장에서 자신이 끌던 수레를 자랑스러워하던 데이비드, 그 밖에 전쟁이 끝나고 곧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던 수많은 군인들과 조이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 하나로 전쟁터로 뛰어든 앨버트까지. 아마도 조이가 죽음과도 같은 나날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과 앨버트의 용기 있고 진실한 우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런 조이를 통해 주변 사람들 또한 잃어버린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희망을 찾아간다.

“……내가 다시 말을 탈 수 있게 되고, 대장장이의 꿈을 다시 키울 수 있게 된 건 모두 네 덕분이야. 조이 네가 자신감을 되찾게 해 줬다고. 지금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본문 63p 중에서-


■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조이>는 전쟁의 비인간성과 폭력성, 그 속에서도 전쟁의 상처와 아픔을 이겨 내고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조이와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우리 인간이 끝까지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과 평화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곳에서는 폭탄이 터지고 집이 부서지고 아이들이 죽어 가고 있다. 말이 다르고, 외모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총부리를 들이대면서 말이다. 조이가 겪은 제1차세계대전 이후에도 제2차세계대전을 비롯해 한국전쟁, 베트남전, 아프가니스탄전, 이라크전 등 지금까지도 세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1918년 그해 겨울, 조이의 전쟁은 그렇게 막을 내렸지만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반복하려는 우리 인간들의 가슴 아픈 역사는 아직도 이 땅에 계속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마을 사람들 가운데 조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해가 갈수록 그 숫자도 줄어들 것이다.
조이와 조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이 겪은 전쟁이 세월 속에 묻히지
않도록 조이의 이야기를 적는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