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멀고 놀랍도록 가까운 크게보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멀고 놀랍도록 가까운

풀빛 청소년 문학 3
저자

토릴 아이데

옮김

모명숙

발행일

2007-05-30

면수

150*208

ISBN

256

가격

978-89-7474-998-9 43

가격

9,000원

  • 트위터
  • 페이스북
  • 도서소개
  • 저자소개
  • 차례
  • 독자서평
  • 미디어서평
“넌 별의별 기분을 한꺼번에 다 느낄 거야. 하늘을 날 것처럼 기쁘다가 죽을 만큼 몹시 슬프기도 할 거야. 겨우 열여섯 살이니까. 하지만 서른다섯 살이 된다 해도 그건 마찬가지야.”
<본문 중에서>

세상에서 누구보다 편하고 친했던 엄마와의 갈등, 사랑과 성에 대해 눈뜨게 해 준 남자친구 토레, 그리고 기억 저편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아빠에 대한 진실.
그를 둘러싼 열여섯 소녀, ‘나’의 치열한 성장 이야기.


내 용 소 개

이 책의 주인공인 일인칭 화자 ‘나’는 열여섯 살 소녀이다. 천장이 높은 집에서 사회복지사인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건축가였던 아빠는 내가 일곱 살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엄마와 나는 저녁때마다 식탁에 마주 앉아 수다도 떨고, 휴가 때에는 산속 오두막에서 오랫동안 같이 산책도 하고, 요리도 만들고, 포도주도 나누어 마시면서 사이좋게 지내 왔다. 마치 친자매인 것처럼.

그런데 무슨 일일까? 어느 날부터 엄마와 나 사이가 변하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식사 준비도 하지 않았고, 엄마에게 뭔가를 이야기해 주는 일도 드물어졌다. 뿐만 아니라 엄마 또한 내가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둥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느라 공부에 소홀하다는 둥 잔소리만 늘어놓았다. 그럴수록 엄마와 나는 사사건건 부딪쳤고 점점 우리 사이는 멀어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 토레라는 남자친구가 생겼다. 토레는 클럽에서 레뷰를 준비하면서 만난 나보다 세 살 많은 오빠였다. 나는 토레와 단둘이 오두막으로 여행도 다녀오고, 집으로 토레를 초대해서 엄마에게 소개도 해 줄 정도로 친밀하게 지냈지만 금세 그 관계도 시들해지고 말았다. 게다가 학교 성적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고, 클럽에 드나드느라 반친구들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는데…….

작년에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저녁에 클럽에서 보내는 시간이 왜 공부보다 훨씬 중요해졌을까?


기 획 의 도

1984년 노르웨이 문화부 문학상을 수상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멀고 놀랍도록 가까운>은 세상에서 누구보다 편하고 친했던 엄마와의 갈등, 사랑과 성에 대해 눈뜨게 해 준 남자친구 토레, 그리고 기억 저편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아빠에 대한 진실 등 열여섯 살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아이의 심리를 거리를 두고 서사적으로 그려 감으로써 그 또래 아이들이 겪는 극심한 정신적 혼란과 엄마와 딸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 이성과 성에 대한 솔직한 생각, 그리고 주변 인물과의 관계 사이에서 흐르는 긴장감까지 세심하게 표현해 놓았다.

엄마와 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멀고 놀랍도록 가까운 그 관계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끊임없이 현실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하고, 때로는 보살핌을 받는 존재이고 싶으면서도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주인공 ‘나’는 자신에게 맞춰 살아가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때론 답답하고 숨이 막힐 것 같아 격렬한 반항심을 드러내다가도 엄마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순간 세상 누구보다 엄마를 잘 이해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또 남자친구 토레에 대해서는 이성 친구로서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계속 뿌리치며 혹 엄마가 토레와 자신 사이의 비밀을 눈치 챌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반면, 사회적으로 활동이 왕성하고 개방적인 엄마는 자신이 그래 왔던 것처럼 딸이 좀 더 이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으로 세상에 부딪치며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자신만의 편협한 시야에 갇혀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딸의 모습이 답답하기만 했다. 하지만 딸에게 소리치고 간섭하기보다는 충분한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면서 옆에서 무관심한 척 말없이 지켜보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그녀도 사실은 끊임없이 딸을 걱정하고 남편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지극히 평범한 엄마였다. 오랫동안 자신을 붙잡고 놓아 주지 않았던 남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면서 서서히 자신의 새로운 자아도 찾게 되고 딸과도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성장,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이제 주인공 ‘나’는 엄마와 아빠, 토레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극심한 심적 혼란과 갈등을 넘어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면서 감자를 깎는 평범
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좀 더 성장한 뒤다.
대부분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면 불우한 가정환경이나 비행, 가출 등 극단적인 청소년 문제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 소설은 반대로 그런 특별한 문제가 없이도 작은 갈등이 한 아이를 힘들게 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정말 사소하고, 별 볼일 없는 고민일지 몰라도 죽을 만큼 심각하게 생각하고 갈등하고 반항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가는 우리 아이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불안해하면서도 꿈을 찾아서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청소년들. 이 책은 그들의 혼란과 성장 과정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옮긴이의 말처럼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특별한 이름이 없다. 우리 모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이름을 부여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성장통을 겪었고 또 겪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바로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옮긴이의 말

우리의 성장 이야기, 사춘기- 밀착과 분리 사이에서
사춘기를 흔히 심리적 격동기를 뜻하는 질풍노도의 시기, 또는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는 욕구가 강한 심리적 이유기라고 한다. 사춘기의 혼란을 그대로 보여 주는 이 책의 주인공 ‘나’처럼 이 시기에는 밀착에 대한 욕망과 분리에 대한 욕구가 충돌하며 관계가 어그러지고 일상이 낯설어진다. 특히 성에 대한 혼란과 욕구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흔들어 놓는다. 격렬한 시기가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그전과는 다른 일상이 된다. 한바탕 혼란을 치른 아이가 성숙의 한 단계를 거쳐 다다른 일상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는 이름이 없다. 우리 모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이름을 부여하지 않은 것 같다. 사춘기의 소년 소녀만이 아니라 사춘기를 겪었고 또 겪고 있는 우리 모두가 ‘나’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