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과 비정상은 누가 정할까?
보통 장난감이나 옷을 고를 때 여자아이는 분홍색, 남자아이는 파란색을 골라요. 여자아이 장난감 중에 파란색은 거의 없지요. 여자아이들은 원래부터 분홍색을 좋아했을까요? 18세기 유럽의 의복을 보면 이런 고정 관념은 무참히 깨집니다. 대부분의 그림에서 남자아이들이 레이스가 풍성하게 달린 붉은색 옷을 입고 있거든요. 당시에는 붉은색이 용맹함을 상징한다고 해서 남자아이에게는 붉은색 또는 옅은 붉은색인 분홍색 옷을 입혔다고 합니다. 레이스는 남성성을 과시하게 위한 장치였고요. 우리가 생각하는 ‘여자=분홍’, ‘남자=파랑’이라는 공식은 인류의 긴 역사에 비하면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우리는 이 공식을 절대적으로 생각하지요. 마치 태초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요.
성별에 따른 색깔 선호 공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이라는 기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보여 줘요. 18세기에 정상으로 여겨졌던 것이 요즘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걸 보면, 정상이라는 기준은 결국 당시 살았던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달라졌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어요. 정상이라는 개념이 태초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한때 인간의 생각에 불과하다면 어떤가요? 그리 중요한 문제일까요? 그리고 얼마든지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다양한 우리를 ‘정상’이라는 기준에 가두지 않을 때 세상은 훨씬 더 풍요롭고 아름다워질 수 있어요.
다른 건 틀린 게 아니야
나는 나, 너는 너 다르지만 모두 정상이야!
지구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누구 하나 똑같지 않지요. 만약 지구상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똑같다면 어떨까요? 우리가 사는 집이, 먹는 음식이, 입고 있는 옷이 모두 똑같다면 어떨까요? 아마 무척 지루하고 재미없을 거예요. 뿐만 아니라 발전도 없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다른 사람을 보며 정상인지 아닌지를 평가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데도 말이에요.
우리는 모두 다른 환경에서 살아 왔어요. 그렇기에 경험치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요. 좋아하는 것도 물론 다르지요. 이런 것을 개성이라고 해요. 개성 덕분에 새로운 시도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발전도 가능하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러 사람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개성은 점점 옅어져 가요. 유행을 따르게 되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고요. 그러면서 나와 다른 것을 보면 이상하게 생각해요. 비정상이라고 평가하면서요. 우리는 모두 달라요. 그리고 다른 게 정상이에요. 모두 똑같은 세상은 있을 수 없지요. 다르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름다운 거랍니다.
다양성 교육, 《이상해? 다양해!》로 시작해 보세요!
《이상해? 다양해!》는 독일의 여러 작가들이 모여 만든 창작 공동체인 아틀리에 실험실에서 만든 책이에요. 정상이라는 개념을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던 아틀리에 실험실 작가들은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모아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여러 사람의 경험을 설문해서 실었고, 자신의 경험을 만화로 나타내거나 사진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해요. 이로써 획일적인 사고를 깨고 다양한 인종, 성별,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며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지, 또 얼마나 다채로운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알려 주지요. 《이상해? 다양해!》를 읽으며 나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살펴보면서 다양한 우리를 만나 보세요.